겨울 이야기

세상에둘도없는 2024.12.13 23:43:25

 

 

평소 손발이 차서 추운 것을 끔찍히도 싫어하지만

가끔은 추운 겨울이 반가울 때도 있다.

 

특히 따듯한 곳에 머물다 잠시 바깥에 나가 느끼는

시린 밤 겨울 공기는 많은 감정을 이끌어 낸다.

 

그리움, 외로움, 서러움....

 

담배 한 대가 타들어 가는 짧은 순간에

살아 오며 놓친 아쉬운 추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모든게 여유가 없던 젊은 시절에도

스키 한번 타보겠다고 찾았던 천마산, 대관령, 진부령

  

나이가 든 것도 아닐텐데 하나 둘 소문없이 사라지는 

스키장을 떠올리며 나도 이제 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처연함이 차가운 공기만큼이나 어깨를 움추리게 한다.

 

그래도 시대를 잘 만나 어려움없이 놀 거 다놀고

술안주 삼을 추억거리 한보따리 남겨 놓은 게

적잖은 위로가 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