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실 입단 전
인생의 권태기였다. 본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 벅참을 느끼며 일과 일상 모두에서 무너졌다.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허비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뭘까, 뭘 해야 내가 살아날 수 있을까. 나를 많이 공부하던 시기였다. 그러다 나와 가까운 친구가 기실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걸 보고 굵고 깊은 고민을 통해 기실 입단 신청을 하게 되었다. 저거야말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구나 했기 때문에.
돌이켜 보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실천하지 못한 채 20대 중후반이 되었다. 어떠한 배움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시작하는 내가, 연기라는 분야만큼은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던 것은 아마, 본업을 통해 예술이라는 분야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비단 모든 종사자들이 겪으리라 생각되는 고충들을 현재도 겪고 있으며, 이 배움에 대한 욕구가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오랫동안 숨겨놓고 묵혀온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합쳐져 선뜻 ‘배워봐야지’ 가 아닌 하나의 도전처럼 생각이 되었다. 누군가 영어학원에 가서 영어를 배운다고 그 사람이 어떤 특정 직업에 종사하려는 목적을 갖기 위해 배운다는 생각이 들진 않지만 연기라는 것은 결국 배우라는 직업으로 직결된다는 생각 때문에 '감히 내가?'라는 생각에 갇히게 된다.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서도 있다. '감히 네가?' 와 같은 시선들이 걱정되는 거다.
내가 기실에 들어온 가장 큰 목표이자 이유는 자아실현이었다. 그렇게 나를 더 잘 알기 위해, 알아 가고 싶어서 기실에 입단하게 되었다.
2. 기실 생활 기억나는 에피소드
솔직히 말하자면 매 순간이 에피소드다. 기억에 남지 않는 순간이 없다.
1. 에쭈드
나만의 메타버스를 창작해 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작업들을 통해 변수를 줄이고 순간을 믿고 집중하는 능력들이 길러진다. 처음엔 엉망진창 와장창 같은 느낌인데 다들 발전해나간다. 2인 에쭈드를 꾸몄을때 사투리로 편하게 풀어내서 한방에 끝났던게 떠오른다.
2. 감각 훈련
낯선 행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우물쭈물 대다간 소득 없이 끝날 수도. 최대한 상상하고 느껴야 한다.
3. 감정 독백
인생 처음으로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울었던 기억. 에너지 소모가 심해서 커리큘럼이 끝날수록 피폐해져갔다. 이게 내 연기 포문을 열어줌과 동시에 굉장한 에너지를 빼앗아갔다.
4. 여러 2인 극, 마이즈너 등을 통한 협업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갈등 상황에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의견을 말하는 방식이 어떤지, 상대를 배려하는지 이기적인지 와 같은 것들로 나를 알아갈 수 있다.
5. 첫번째 장면 발표 채드 랜디
첫 연극 장면 발표. 쉴 새 없이 연구하고 파트너와 합을 맞췄던 일. 말도 안되는 것들을 말이 되게끔 만들고 희열을 느끼는 순간 이었다.
6. 애 독백 (역량강화)
다시 찾아온 나와의 벽을 허무는 싸움. 턱턱 막히는 감정들을 이겨내고 하나의 결을 만들어 집중해서 뱉아내는 경험을 통해 간절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 커리큘럼. 시간이 모자란 느낌이다.
7. <갈매기> 졸업 장면발표
연극적으로 연기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극의 구성, 무대미술 등 모든 것들을 직접 꾸미며 성장하고 동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된다. 간절하면 안되는 건 없다.
3. 본인이 생각하는 기실이란?
현실을 알아가는 곳.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꿈을 꿀 곳을 찾는다면 기실로 오지 않길 바란다. 객관적으로 본인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두려움이 없이 발걸음을 해도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절대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연기를 하는 나'에 취하고 싶다면 기실은 답이 아니다.
지독할 수 있지만 우린 현실 속에 살아가고 또 살아남아야 하므로 각박한 세상을 미리 대비해 한 걸음이라도 더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훈련소 같은 곳.
연기뿐만이 아닌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하다.
살아온 환경, 전공, 성격.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보고 관계를 맺게 되므로, 조성된 환경과 분위기 자체가 신선하다.
본인이 확실한 마음가짐과 목표를 세우고 오면 올 수록 더 많이 얻어갈 수 있는 곳이다.
4. 기실 후배들에게 조언
빠르게 자의식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세요!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한 달 전, 대중교통에서 마주친 내 앞, 옆 사람들이 기억나나요? 그 사람들도 나를 기억하지 못하듯 마찬가지입니다.
수련 배우들,코치님 앞에서 실수하는 걸 무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본인의 연기를 생각하고 있을 수도요. 남이 잘하면 기억하지만 잘 못하는 순간은 흘려보냅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히러 왔으니 나를 내려놓아보세요. 모든 걸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신다면 빠르게 흡수하고 성장하실 거예요.
조급해 하지 마세요!
조급해한다고 해결될 일이면 진작 해결됐을 겁니다. 될 것도 안되니 코치님들의 지도를 따라가세요. 내 맘처럼 잘 안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바꿔보세요. 속상해하는 시간은 줄이고 나를 토닥여주세요. 기실은 천천히 가더라도 바른길로 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곳이니 걱정 말고 천천히 바른길로 가세요.
수련 배우분들과 상호 존중하는 관계를 만드세요!
우리는 성인이고 아무도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모두가 단체 활동을 잘 이끌어 나가려면 함부로 판단하고 상처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에게도 이유가 있듯 상대에게도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로 작업하시면 시너지 효과뿐만 아닌 평생 연기 인생의 동반자를 만날지도요.
5. 앞으로의 계획
- 프로필 투어
- 외부 스터디
- 기실 안 스터디
- 창작 활동
- 구축된 이미지를 활용한 오디션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마주하는 것.
나를 알아가기를 목표로 기실에 들어와서 소중한 결과물을 얻었으니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인생에 적극 활용해 나갈 것.
[138명의 1년 변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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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교육과정 1년 상세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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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연기 칼럼, 정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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