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나오고 배우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기까지 며칠이 걸렸다.
이유는.. 내가 과연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하는거였다.
스탭들은..? 사실 처음엔 스탭은 나 혼자가 다였다.
스탭구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고.. 배우 캐스팅으로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필커에 배우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리기 전에 일단 '연기자등록'을 검색해보았다.
등록되어있는 배우분들중에서 연령대나 이미지가 맞는 분들 사진을 일차적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나서 배우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음..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하루사이에 7~8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사실 등장인물의 대다수는 여학생들이었는데, 주로 남자배우들의 지원메일이 더 많았다.
난 배우를 구하면서 하나의 철칙을 세웠다.
절대로 '어디어디로 오세요'라고 말하지 않기로.
그래서 한..10명정도의 배우를 만나면서 힘들고 더운와중에도 내가 직접 그들에게로 찾아갔다.
내가 지금 서울이었으면 그나마 다행이었을테지만, 일산에서 배우들 직접 찾아가서 만난다는건
나같은 게으른인간에게는 참 버거운 일이었다.
일산에 거주하는 한 친구를 제일먼저 만났다.
그 친구와는 비록 같이 작업하지 못했지만, 난 시나리오를 쓰면 꼭 그 친구와 다시한번
대화를 나눌것이다. 그친구는 전공이 문창..이다.ㅎㅎ
두번째로 만난 친구는 고2 여학생이고 집은 인천...대략 멀군..
하지만 내가 가겠다고 했다.
근데 그친구는 서울에 자주 나온다며 신촌쪽에서 보자고 했다.
마침 촬영할 장소도 홍대부근이어서 어렵지않게 근방에서 만났다.
세번째 만난 친구는 대사 한마디 있는 '여학생1'역할이었다.
그친구는 집이 홍대근처여서 홍대정문앞에서 만났다.
첫인상은 그리...
사실 그때 한 배역이 펑크가 날 위기였다.
이친구를 그 배역으로 하면 괜찮을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내색하지않고 원래대로 '여학생1'의 역할인데 해줄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알바랑 겹치지만 않으면 참여하겠단다.
음... 그리 내켜하지 않는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다음은 강사역할을 맡길 친구를 만나야했다.
'여학생1'을 만나고 나서 홍대에서 신촌로타리를 거쳐 연대앞까지 걸어갔다.
사실 그날 무진장 더웠다.
강사역을 도와줄 친구는 사실 학생역할을 지원했던것 같은데
내가 그냥 강사를 시켜버렸다.
남학생은 사실 대사가 한마디도 없다.ㅎㅎ
껄렁껄렁한 캐릭터인 '정란'이를 맞길 연기자는 대학로쪽에서 만났다.
집이 그근방이라고 했다.
아침이른시간에 만났다.
동숭아트센타 올라가는 초입에 있는 커피숍같은곳이었는데,
마침 가지고 나간 차를 가게앞에 주차하고 들어가서 이야기 잘끝내고 나오니
주차위반 딱지가 떡하니 붙어있었다.
으허허... 그 배우랑 같이 작업이나 했었으면 다행이었겠지만
헤어질때의 약속과는 달리 그 친구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씁쓸...ㅡ,.ㅡ
그리고 또하나의 캐릭터인 '수정'이 있었다.
이 캐릭터는 영화속 이름이 '노수정'이다.
전에 장편 미술작업을 할때 함께했던 팀원이었다. 작품내내 '내새끼'라 불렀었다.
그 작품은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였는데 난 수정이를 꼭 출연시키고 싶어했다.
그만큼 이녀석의 캐릭터는 참 독특했었다.
그러나 이녀석을 출연시키고자 했던 마음은 촬영하는동안 없어져버렸다.
이녀석이 출연한다고 카메라앞에 앉아있으면 나랑 나머지 팀원들이 캐고생을 해야해서..으흐흐..
그만큼 아끼던 녀석이라 일반인(연기자가 아닌)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작업에 출연을 시키려고
마지막까지 용을 썼는데, 제길.. 그녀석의 작업일정이랑 촬영일이 겹쳐서 애석하게 되버렸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배우모집글을 한번 더 냈고,
그때 두명의 사람을 만났다.
하나는 고3여학생.. 그 여학생역시 내가 만나러 직접 찾아갔다.
학교앞까지. 게다가 여고... 무서웠다.
그리고 또한명은 참 당차보이고 야무져보이는 인물이 지원을 해와서 그 친구도 만났다.
밤 11시에 숙대입구역 근처에서 만나서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 친구도 참여를 하기로 결정했다.
먼저만난 고3여학생을 '노수정'역할로 캐스팅하고,
숙대입구역에서 만난 친구는 '여학생2'를 하기로 했다.
아.. 먼저 만난 여학생1을 하기로 했던 첫인상이 안좋았던 친구는 결국 '정란'역으로 캐스팅되었다.
9월초에 연기자 전체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도 '정란'역을 못구해서
리딩할때 정란대사를 해달라고 했더니 괜찮아서 부탁했다.
아무튼 내 단편작업에 등장하는 배우는 모두
강사, 지윤, 정란, 수정, 지혜, 종수, 여학생1, 인포언니..해서 총 8명이었다.
그중에서 종수는 내가 아는 동생녀석을 시켰고, 인포언니는.. 내 처가 도와주었다.
생면부지로 내 작업에 동참해준 연기자는 6명이었다.
난 그들을 모두 직접 찾아가서 만났다.
밥값이랑 카메라 빌리는 값만 들고 찍는 영화라 페이는 형편이 안된다는 이야기도
내가 먼저 꺼냈다.
거기에 대해서 모두들 흔쾌히 이해해주었다.
나는 그들에게 페이를 지불할 능력이 되지를 못했다.
그래서 오디션도 보지않았다.
나부터가 그들에게 검증되지않은 연출자인데다가 정당한 페이를 지불할 기본적인 능력조차 되지않는
상황에서 내가 그들의 연기력을 검증하겠노라 하며 오디션을 본다는건, 내가 싫었다.
난 그 열악한 상황에도 내 작품에 참여하겠다는 그들의 고마운 마음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자리를 빌어
강사역-이동민/지윤역-김유리/정란역-이미연/수정역-손경선/지혜역-이윤희/여학생역-최지연님께
다시한번 감사한마음을 전합니다.
(촬영은 거의 1회차 하루온종일로 끝이났고, 끝난시간이 새벽시간이어서
피곤한상태로 안전한귀가를 위해서 넉넉한 귀가비는 전해드렸습니다.)
-나는 나에게 적대감을 가진 사람까지 내편으로 포용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그런이유로 나는 나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만큼은 절대 돌려세우지 않는다.-
어떤 얘기만 해야 한다는건 없습니다. 연기자들을 위한 전용 자유게시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페이문제나 처우개선등에 대한 논의도 이곳에서'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