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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도 영화감독을 할 수 있을까요?

donquixote
2008년 10월 16일 19시 50분 15초 3603 6
안녕하세요
글 제목이 너무 오바한 감이 있지만, 나름대로 긴 고민에 지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저는 곧 100일뒤면 전역을 앞두고 있는 22살 군인입니다.
학교는 법학과 휴학중이구요.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쭉 계속 자아를 찾기위해, 진정한 나의 꿈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어쩌면 평생의 숙제일지도 모르나,
그래도 고등학교때보다 지금은 제가 어떤 성격과 성향을 가지고 있고, 나의 핵심가치가 무엇이고,
나의 흥미와 적성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법학과를 진학한 것은 한창 자아에 대해 방황하고 있을때 원서를 쓰게됐는데,
꿈과 진로에 대해 한창 방황할 때여서 제 중심을 못잡고 결국 부모님의 권유로 법학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하고나서는 그냥 그런 고민이 너무 머리아파서 남들이 다들 가는 평범한 길을 가려고 했으나,
제 맘속에서는 그것을 거부하더군요..
항상 찝찝한 기분이 들고, 인생의 특별한 의미도 꿈도 없이 그냥 먹고자고싸기만하는 내가 돼지인지 인간인지
헛갈리기도 했습니다. 법학과 공부나 그쪽의 진로로는 별 흥미가 안생겼습니다. 흥미가 있다면 그 진로의
사회적 지위, 급여에 대한 흥미였지 진정으로 그 길로 가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학년 가을쯤에 제가 저의 여러가지 생각,느낌,감성 등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틀에 박힌 사무적인 일보다는 창의성 있는 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았죠. (실제로 저의 창의성은 별로;;)
특히 그중에서 예술쪽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그 중에서 사진과 영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술은 저의 핵심가치와도 잘 맞았기 때문에(자유,사랑) 예술쪽으로 저의 꾸고 싶었졌습니다.
하지만 어떤 예술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끝이 없더군요..


예술중에서 제일 관심이 있는 것은 사진과 영화인데,
둘 중에 어떤것에 더 흥미가 있으며 어떤것을 더 잘할 수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감상하는 것은 영화가 더 재밌고 흥미 있습니다.
직접 그것을 창작하는 입장에서는 사진은 직접 찍어봤기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영화는 직접 제가 만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둘 중에 어떤 하나라도 확 더 끌리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사진과 영화에 대한 저의 흥미와 적성의 차이는 지금까지의 저의 경험을 근거로 하면 오십보 백보차이입니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것이 2가지가 있습니다.
여행과 예술 입니다.
저는 어떤 거창한 예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여러가지 느낌,생각 등을 어떠한 매개를 통하여 표현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싶은 것입니다.
여행은 세상과 자신을 배우는 공부라고 생각하며,
그 배움과 삶을 예술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가장 하고싶은 것이 여행과 예술이라면 사진이 그것에 적합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에 대한 미련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확실히 진로를 정하여 전역하고나서 내년 수능시험을 다시 봐서 학교를 다시갈 생각입니다.
만약에 영화를 하겠다면 영화과를, 사진을 하겠다면 사진과를 갈 생각입니다.
이미 법학과를 다녀본 경험과 저의 성격상 저는 환경의 영향을 어느정도 받기도 하고,
두가지를 다 잘하진 못하기 때문입니다.
길이 정해졌으면 한길만 쭉 파는 스타일입니다..;; )



가장 좋은것은 두가지를 모두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저의 사진기로 직접 찍어보며 경험해보았습니다.
밖에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을때면 재밌고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것들은 생각이 안날정도로 열정이 큰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취미로 즐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반면 영화는 군인인 신분상 경험할 수가 없습니다.
미디액트, 한겨례문화센터, 독협의 영화 워크샵을 해보고 싶지만, 군인이라서 어쩔 수 없네요..
그렇다고 부대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내년에 수능을 다시 봐야하기 때문에 진로를 빨리 정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고 이 상태에서 고민만해봤자
답도 안나오고,, 답답합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분들에게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영화에 미쳐본적도 없고 영화광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영화에 대해 이론적으로도 잘 모르고 많은 영화를 잘 알지도 못합니다.
저는 영화를 한번도 직접 만들어본적이 없습니다.
저의 영화감독으로서,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도 모르고 특출난 능력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광들보다 열정도 아는것도 적으며,
남들이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보단 아주 조~금 많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주위사람들보다 조금 더 직감적, 감성적이고 생각이 조금 더 많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을 조금 더 좋아할 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가가 되고싶습니다.


이렇게 영화에 대해 평범하다 못해 경험도 지식도 무지한 제가 ,

과연 영화감독을 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감독을 꿈꿀 수 있을까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그럴 수 있는지 열정과 능력에 대한 의심과 의문만 들뿐,
정말,,,,잘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머리싸매고 계속 고민하다가 너무 답답해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써봤습니다.
비판도 괜찮으니 작은 조언이나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flea35
2008.10.17 04:31
저도 영화에 딱히 관심이 없다가 22살 때 학교 복학하기가 너무 싫어서.. 대신 핑계 삼아 단편 영화를 시작했고;; 그 후 맛 들려서 ㅎㅎ;; 장편 현장 경험을 거치고 또 잠시 다 때려치고 직장 생활도 하다가 지금은 (이제 시작이지만) 시나리오 작가 일을 하면서 꾸준히 연출 준비 중 입니다 ㅎㅎ 걱정과 의문 보단 남은 100일 동안 영화와 영화계에 대해서 간단한 공부를 시작하시고 (영화계쪽은 사실 다른 쪽 일 보다 여러모로 좀 피곤하긴 합니다 ^^;;) 하고 싶은 마음이 드실때, 제대 후 간단한 커리큘럼의 사설 교육 기관이나 (제 개인적으론 미디 액트나, 한겨레 쪽이 그나마 낫지 않나 싶습니다) 단편 영화 제작 동호회를 알아 보시고, 영화과 입시를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
leesanin
2008.10.17 06:04
영화감독에 종자가 따로 없지요.
노력하세요.
다만 부를 얻고자한다면 깊이 생각해보시기를...
Profile
cjfdls28gh
2008.10.18 22:46
못한다는 것보다 할수있다는 생각을 하는게 더 좋죠?
jmkm66
2008.10.20 10:16
수많은 세상 사람들 속에 태어날 때부터 미래가 정해진 사람은 없는 듯 합니다.

내가 간절하게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거기에 정진하고 노력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천재 일지라도 그 천재성을 최초 깨달았을 때 미래가 정해질 수 없다고 봅니다. 그 재능을 어디에 사용하고 어디에 심취하여 발휘하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저 역시 영상 일을 했지만 군대있을때도 최초 직장을 다닐때도 다니면서 지금 제가 이 일을 하게 될지 계획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매 순간 현실의 주어진 일에 항상 남들보다 2,3배의 노력을 하고 주어진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노력하다보니 저에게 맞는 일을 만났고 지금 현실의 제가 되더군요.

님의 고민은 제대를 남겨둔 한국의 모든 남성들이 겪어야 하는 것들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나이 때에 고민하는 것들이죠.

그래도, 아무 생각없이 사는 님들 보다는 이미 한발 앞서고 있고 현실의 주어진 상황에 노력하는 분인거 같군요.

저의 말이 일상적인 말인거 같지만,

일상적인 삶, 평범한 삶이 비범한 삶보다는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기에

평범한 우리들은 이미 비범함을 넘어선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노력과 끈기와 능력을 믿으세요.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donquixote
글쓴이
2008.10.24 16:44
많은 분들의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힘이 되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Profile
moviemad
2008.10.26 08:23
용기 내십시오 저같은 장애인도 영화의 꿈을 꾸고 있으니까요

불가능이란 포기하는 사람들의 변명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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