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체온>(가제) 시나리오입니다.
dongri82
2007.06.08 00:35:26
안녕하세요.
7월 중에 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드려고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많은 조언 듣고 수정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럼 따끔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기획의도
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 함께 웃고 떠들지만 항상 춥고 목마른 사람들이 있다.
외로운 사람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춥고 목이 마른지 알아주는 이 없고, 그들 또한 알지 못한다.
단지 ‘우울증’, ‘애정결핍’ 따위의 ‘정신병’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뿐이다.
그저 순간순간 잠시나마 외로움을 잊기 위해 ‘친구’를 만나고 술을 마시고 힘껏 웃어도 보지만
모든 ‘약’에는 내성이 생기게 마련이다.
언제까지나 따뜻하게 해주고, 갈증을 없애주는 그런 약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시놉시스
체온이 “20℃”인 정아는 보통 사람들처럼 따뜻한 체온을 얻기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항상 목이 말라 입술이 바짝 마른 미애를 만나게 된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지만 치료해줄 수 없는 두 사람. 그 아픔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미애는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물을 얻어 마시고, 정아는 항상 끼고 있던 검은 장갑을 벗어 의사의 체온을 빼앗는다. 결국 두 사람은 병원을 나와 따뜻한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결국 한강의 다리 위에 버려지게 된 두 사람. 갑자기 미애가 오아시스를 찾았다며 다리 난간 위로 올라가는데...
등장인물
정아
체온이 20℃인 25살의 여자. 검은색 긴 생머리에 가녀려 보인다. 항상 검은색 장갑을 끼고 있다.
미애
항상 입술이 바싹 말라 갈라져있는 25살의 여자. 물을 자주 마신다.
의사
정아와 미애를 치료하는 30대 중반의 남자.
간호사
환자를 우습게 알고, 미애를 농락하는 20대 후반의 남자
택시 기사
병원에서 나온 정아와 미애를 태웠다가 한강대교에 버리고 가는 40대 초반의 남자.
프롤로그
(V.0) [의사]
체온 좀 재볼게요.
F. I
하얀 방.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입을 벌리는 정아.
창백해 보이는 정아의 입에 체온계를 물리는 의사의 손.
환자복 위에 파란색 가디건을 입고 검은색 장갑을 낀 정아와 하얀색 가운을 입은 의사가 하얗고 네모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딱딱해 보이는 흰 의자에 앉아있다.
체온계의 온도는 20°C.
“삐~” 소리를 내는 하얀색 전기포트.
의사가 흰 컵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을 따른다.
한 번에 꿀꺽꿀꺽 물을 마시는 정아.
체온계의 온도는 20°C.
차트에 “20“이라고 쓰는 의사의 손.
하얀색 온열기를 “강”으로 켜는 의사.
빨갛게 달아오른 4개의 온열기에 둘러쌓여 앉아있는 정아.
체온계의 온도는 20°C.
차트에 “20“이라고 쓰는 의사의 손.
수도꼭지를 빨간색 쪽으로 돌려 물을 트는 의사.
호수를 통해 이동식 욕조 안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이 차오른다.
욕조 안에 알몸으로 웅크리고 앉아있는 정아.
수면 위로 나와 있는 무릎 위에 검은색 장갑을 낀 손을 올려놓았다.
체온계의 온도는 20°C.
차트에 “20“이라고 쓰는 의사의 손.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정아와 의사.
정아의 입에는 체온계가 물려있다.
[의사]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질 않네요.
[정아]
......
[의사]
지금 모든 의료진이 정아씨 병의 원인을 밝혀내려고 힘쓰고 있으니까 희망을 가져보죠.
자리에서 일어난 정아. 오른손의 장갑을 빼고 손을 내민다.
[정아]
수고하셨습니다.
의사. 일어나서 정아의 손을 잡는다.
[정아]
안녕히...
의사. 갑자기 가쁘게 숨을 쉰다.
정아가 입에 물고 있던 체온계의 온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얼굴이 창백해진 의사. 책상 위로 쓰러진다.
창백했던 정아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정아]
...가세요
의사의 손을 놓는 정아.
체온계의 온도가 빠르게 내려간다.
정아의 얼굴이 다시 창백해져있다.
TITLE
체온
S #1. 병실 앞 복도
병실 문 눈높이에 네모난 창이 뚫려있고 창에는 창살이 있다.
문은 밖에서 자물쇠로 잠겨있다.
열쇠꾸러미에서 열쇠 하나를 찾아 자물쇠를 여는 간호사.
검은색 장갑을 낀 정아가 병실 안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힌다.
창살 사이로 정아의 뒷모습이 보인다.
S #2. 병실 안
침대 2개가 병실 양쪽 면에 하나씩 놓여있다.
몸을 웅크린 채 왼쪽 침대에 앉아있는 정아와 같은 자세로 오른쪽 침대에 앉아있는 미애.
정아는 환자복에 검은색 장갑을 끼고 있고 미애는 환자복에 빨간색 가디건을 입고 있다.
[미애]
넌 어디가 아파서 왔어?
대답 없이 무릎을 감싸며 몸을 웅크리는 정아.
벌떡 일어나 정아 앞으로 다가간 미애. 정아의 이마에 오른손을 대고 자신의 이마에 왼손을 댄다.
미애를 쳐다보는 정아.
[미애]
(웃음 띤 얼굴로) 눈사람 같애
정아. 손을 뻗어 미애의 입술을 만진다.
미애의 입술이 바싹 말라 갈라져있다.
갑자기 자기 침대 앞으로 돌아가 침대 위에 놓여있던 1.5L 페트병에 담긴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미애. 물을 다 마신 후 정아를 본다.
잔뜩 웅크린 채 고개 숙여 있는 정아. 조금씩 떨고 있다.
정아의 머리 앞에 파란색 가디건을 내놓는 미애.
[미애]
자, 이거.
고개를 들어 파란색 가디건을 보는 정아. 가디건을 입는다.
미애. 단추를 채워준다.
[미애]
이쁘다.
미애. 일어서서 정아에게 손을 내민다.
[미애]
한 곡 추실까요?
장갑 낀 손을 내미는 정아.
정아의 손을 잡고 병실 가운데로 데리고 간 미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가만히 서있는 정아.
[미애]
에이! (무릎을 살짝 구부려 인사를 하며) 넌 이렇게 해야지... 응? 자, 그럼 다시! 인사!
정아와 미애. 서로 인사를 한다.
[미애]
(라틴댄스 중 룸바의 기본자세를 잡으며) 자! 오른발 뒤로... 다시 앞으로 오다가 옆으로...왼발 붙이듯 하다가 앞으로.... 다시 뒤로 오다가 옆으로..... 오른발 붙이듯 하다가 뒤로... 다시 앞으로 오다가 옆으로....
갑자기 미애를 껴안는 정아.
정아를 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미애. 갑자기 자기 침대로 달려가 얼마 남아있지 않던 물을 다 마시고, 물통을 흔들어도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자 바닥에 물통을 내팽개치고는 문으로 달려가 창살에 얼굴을 바짝 들이댄다.
[미애]
(점점 절박하게 문을 탕탕 치며) 여기요... 물이요... 아저씨... 아저씨 여기 물이요...
물 좀 주세요... 네?... 아저씨... 여기 물 좀 달란 말이야!
무표정한 얼굴로 미애를 바라보는 정아.
열쇠꾸러미를 짤랑거리며 다가오는 간호사.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 미애.
문을 열고 들어와 미애 앞에 물통을 내미는 간호사. 미애가 물통을 잡으려고 하자 재빨리 물통을 든 손을 위로 번쩍 올린다.
미애가 물통을 뺏으려고 까치발을 하고 팔을 뻗어보지만 닿지 않는다.
미애의 얼굴과 가슴을 만지는 간호사.
미애는 계속 물통을 뺏기 위해 팔을 뻗고 있다.
간호사. 들고 있던 물통을 비스듬히 기울이자 물이 떨어진다.
입을 벌려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는 미애.
간호사. 물이 반쯤 남아있는 물통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물통을 집어 물을 마시는 미애.
간호사. 문을 잠그고 휘파람을 불며 멀어진다.
미애. 주저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일어선 채로 미애를 내려다보는 정아.
[미애]
너무... 목이 말라
정아. 미애 앞으로 다가와 앉아 미애의 턱을 받쳐 고개를 들게 하고 가볍게 입을 맞춘다.
한 동안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미애.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그 안에 있던 사진 한 장을 정아에게 보여준다.
오아시스 사진이다.
[미애]
나 언젠가는 꼭 여기 찾아갈 거야. 이 물 마시면 분명 갈증도 없어질 거야.
[정아]
(그럴 리 없다는 말투로) 정말?
[미애]
......
[정아]
누가 그래?
[미애]
...... 그냥... 그런 거야.
[정아]
...... 무척 따뜻하겠지?
[미애]
그럼.
열쇠꾸러미의 짤랑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문이 열린다.
[간호사]
한정아. 진료다. 나와.
S #3. 진료실 앞 복도
복도를 걷고 있는 정아. 맨발이다.
진료실 문 앞에 멈춰선 정아. 노크를 하고 문을 연다.
정아의 검은 장갑 너머로 진료실 안에 앉아 있는 (프롤로그에 나온) 의사가 보인다.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 정아.
S #4. 병실 안.
미애. 무릎을 꿇고 침대 앞에 앉아있다.
침대 위에는 오아시스 사진이 놓여있다.
미애. 빈 물통을 잡아서 입구를 아래쪽으로 기울인다.
물통 입구에서 물이 한 방울 떨어져 오아시스 사진 위에 방울진다.
사진 위로 떨어진 물을 혀끝으로 대는 미애.
열쇠꾸러미의 짤랑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다가 병실 문 앞에서 멈추더니 이어서 자물쇠 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한 표정으로 병실 문을 바라보는 미애.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누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면 정아가 서있다.
검은 장갑을 끼고 있지 않은 정아.
[정아]
우리... 오아시스로 갈까?
[미애]
...응
미애. 침대 위에 오아시스 사진을 두고 정아와 병실을 나온다.
S #5. 병실 앞 복도.
병실을 나오는 정아와 미애.
병실 문 앞에는 간호사가 쓰러져있다.
간호사 옆에는 자물쇠와 열쇠꾸러미가 떨어져있다.
S #6. 병원 앞 길가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정아와 미애.
정아가 서둘러 뒷좌석에 먼저 타고 미애가 뒤따라 탄다.
병원 앞을 떠나는 택시.
S #7. 택시 안
한강대교 위를 달리는 택시.
미애는 조수석 뒷자리에 앉아 창문 밖으로 오른팔을 걸친 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아는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있다.
창문 밖으로 오른손을 쭉 뻗는 미애.
[택시 기사]
(웃음 띤 목소리로) 어디 좋은데 가시나봐요?
[정아]
(조용한 목소리로) 네
[택시 기사]
어디 가시는데요?
[미애]
(조수석의 머리 받침대를 감싸 안으며) 오아시스요
S #8. 한강대교 차도 위
갑자기 멈추는 택시.
택시 기사가 내리더니 오른쪽 뒷좌석으로 가 문을 연다.
[택시 기사]
내려!!! ...... 빨리 안내려!!!
정아와 미애의 팔을 잡아 거칠게 끌어내리는 택시 기사.
[택시 기사]
아~ 나. 재수가 없으려니까. (바닥에 침을 뱉고) 미친년들.
거칠게 문을 닫고 떠나는 택시 기사.
도로 위에 서서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는 정아와 미애.
S #9. 한강대교 보도 위
내리쬐는 태양.
추락방지용 난간에 기대 앉아있는 정아와 미애.
정아. 몸을 떨며 웅크리고 앉아있다.
미애.·하늘을 한 번 쳐다보더니 천천히 일어나서 난간 위로 올라간다.
[미애]
나...... 오아시스 찾았어.
정아. 고개를 들어 미애를 보고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난다.
[정아]
미애야
[미애]
(주변을 둘러보며) 여기가 사막인데 뭐.
희뿌옇게 보이는 도시의 건물들.
[정아]
미애야... 그러지마... 내가... 내가 너 진짜 오아시스에 꼭 데려다줄게... 응?
미애. 정아를 바라보다 오른손을 내민다.
[미애]
한 곡 추실까요?
정아. 오른손을 내밀듯 말듯 주저한다.
[미애]
(미소 지으며) 자, 인사
미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가만히 서있는 정아.
[미애]
에이! (무릎을 살짝 구부려 인사를 하며) 넌 이렇게 해야지... 응? 자, 그럼 다시! 인사.
정아와 미애. 서로 인사를 한다.
[미애]
안녕
미애. 뒤로 몸을 기울여 다리 아래로 떨어진다.
[정아]
안돼!
떨어지는 미애의 손을 잡은 정아.
미애. 정아의 손을 잡은 채 한강대교에 매달려있다.
[미애]
눈사람... 같애
얼굴이 창백해지며 몸을 떠는 미애.
울고 있는 정아.
정아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미애의 입술을 적신다.
굳은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미애.
[정아]
안녕
미애의 손을 놓는 정아.
한강으로 떨어지는 미애.
정아. 비를 맞으며 한강대교 위에 서있다..
[정아]
너무... 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