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단편 - 제목 : 60기동대 (1부)

tonyk66 2006.12.25 11:19:55
"출발하는 즉시 밀어붙여! 절대로 밀려서는 안된다!!"
스피커를 통한 60중대의 중대장 "김승의"경감이 필살의 명령을 내렸다.



60기동대는 상설중대였다. 시위대중 가장 악질로 속하는 신북위"신북한 창건 위원회"
를 상대할 유일한 부대였던 것이다.
2048년 서울의 진압경찰은 이렇게 이루어져 있었다.
1010부터 1060까지 형성된 6개 진압부대가 포진되 있고
그안에 다시 1010중대를 포함, 6개의 중대들(1010.1011.1012.1013.1014.1015)로
갈라진, 총36개 진압부대로 이루어져 있다.
1개 중대는 다시 3개 소대로 쪼개어져 있으며 소대인원이 50여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바, 총인원은 5400여명에 달했다.
대한민국은 근대사에 더불어 서울이라는 좁아터진 땅덩어리에서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백년 가까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만큼 경찰력,특히 진압부대의 필요성은 극에 달했고
남과북의 화해무드를 타면서 시작된 북한의 정권붕괴는
2025년을 기점으로 비로소 통일이라는 그럴듯한 창건호를 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과거 독일이 그랬듯 대한민국은 여기저기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자잘하거나 굵직한 사건들이 매일같이 벌어졌고, 조용하고 품위를 자랑했던 덕수궁 돌담길과
그나마 옛것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던 인사동은 자취를 감추었다.
어쩌면 필연이었을지 모르겠다.

적어도 출동직전에 놓인 "박연"순경은 그렇게 생각했다.
양쪽 어깨에 붙어있는 녹색견장 때문에 소대원들보다 모범이 되어야 하겠지만은
그도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2-30명가까이 빼곡히 모여서 진압트럭의 후미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소대원들은 기립상태였다.모두들 기동화를 구르면서 작은 톤으로 구령을 맞추어 가고
있었다. 하나둘! 하나둘!
안전진압은 옛말이었다.
그말이 사라진지 30년도 훨씬 넘었다고 전임 중대장의 얘길 들은적이있다.
하루에 최소 열번도 넘게 출동을 나가면서도 눈앞에 죽어간 대원들을 추스릴
겨를도 없었다.
박연순경은 올해 35살이었다. 운이 좋게도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서 일까
앞으로 일주일 뒤면 이 지긋지긋한 곳을 벗어나 내근직을 할 수도 있을것 같다.
경장으로 진급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역시나 기동대 소속이겠지만
진압을 나가지 않는것 만으로도 행운일 터였다.
어디선가 "삐"하는 작은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트럭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굉장히 느리게 열리는가 싶더니
어느순간 밖의 풍경이 박연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나 밝은 빛이 순식간에 쏟아져 들어오자
순경은 아주 잠깐동안 이나마 천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하지만 그따위 망상도 잠시, 코를 자극하는 매캐한 냄새가 확 풍겨오더니
열린 트럭안으로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너무나 빠른속도로 날아든 탓에 선봉에 서있던 박연순경을 비껴 갔지만
뒤쪽의 열댓은 그대로 불길에 휩싸이고 말았다.
이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아 있는 대원들은 그들을 뒤로한채
돌진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을 살릴 묘책은 없었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정당함을 피력했던 노동자,신북위 거대 집단들 그리고 잦은
삶의 핍박으로 얼룩진 군상들이 운집하여 마치 최후 통첩이나 하듯
진압경찰들과 일대 전면전을 펼치고 있었다.
장소는 국회의사당 정문이었다.

벌써 두터운 바리케이트를 넘어 의사당 화단쪽에 화재가 난 곳도

부지기였다. 그런것은 예사였다.

진압경찰로 구성된 겹겹이 쌓인 저지선이 시위대에 의해 조금씩 밀려 가기 시작했다.

이미 뚫려버린 곳은 경찰과 시위대간의 백병전으로 전개되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경찰장비가 좋아진들 사력을 다해 덤벼드는 그들에겐 속수무책이었다.

어느 시위대가 내리치는 정체모를 몽둥이에 방탄헬멧은 반으로 쪼개어 지고,이에 쓰러진 경찰관은

집단 구타를 당하기 시작한다. 얼굴에 피범벅이 된채 이성을 잃은 어떤 이는 이미 죽어있는

경관을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었다.

반면 난장판속에 검거된 시위대들은 경관들의 손에 질질끌려가 당연한 매질을 당하거나

한쪽에서는 본거지가 어디냐는 등의 구차한 질문과 구타로 시위자를 농락하고 있었다.

박연순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번 펼치면 2m까지 늘어나는 스텐합금 3단봉으로

달려드는 시위대를 사정없이 후려쳤다.그의 오른팔에는 3단봉이 들려있었고

왼쪽 팔둑에는 얼굴과 가슴을 가려줄 강화플라스틱 방패가 장착되 있었다.

하지만 위태위태한 그 방패는 곧 박살날 것이 틀림없다.



-1부끝-



스토리 바이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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