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주 오래 전 끄적거렸었던 글을 발견해서 한번 올려봅니다.
따끔한 의견나눔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입니다.
줄거리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각종 공모전에 참여하고 있는 수정은 벌써 수십번째 공모전을 탈락한 자칭 작가지망생이다. 엄마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다음 공모전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당선될 거라고 큰소리 치지만 결과는 역시 똑같다.
엄마의 모진 말과 성화에 못 이긴 수정은 결국 집을 나와 고시원으로 향한다. 고시원 근처에는 작은 베이커리가 하나 있는데 그녀는 거기서 항상 바게트만 산다. 그리고 그녀를 마음속으로 좋아하게 된 남자 직원 준호는 수정이 베이커리에 나타날 때마다 그녀를 유심히 본다. 그러나 수정은 꿈쩍도 하지 않고 바게트만 살 뿐이다. 수정에게 말 한번 하지 못해 답답해하던 준호는 서비스로 쿠키 하나를 넣어주면서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지만 수정은 역시나 반응이 없다.
그리고 며칠 후 수정은 애인 재수에게서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고 충격으로 쓰러진다. 쓰러진 수정을 길에서 발견한 준호는 곧바로 응급실로 향하고 수정이 깨어날 때까지 곁을 지킨다. 수정의 집까지 바래다주던 준호는 푹 쉬라며 따뜻한 격려를 하고 시간 있으면 자신이 일하는 베이커리에 한번 들르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준호는 휴일에 시간을 내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거기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수정을 우연히 보게 되고 반가운 마음에 그녀에게 인사를 하지만 그녀는 너무도 냉담하게 꺼져 이렇게 말한다. 그녀를 붙잡으려 하는데 이번엔 물을 끼얹는다. 준호가 너무 어이없어서 보니 그녀는 벌써 나갔다.
방에 들어와 원고를 쓰기 시작하는 그녀. 그러나 엉망이 되어버린 원고...
준호는 그녀의 싸늘한 반응에 마음이 상하고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매장에 와서 바게트를 사는 수정에게 준호는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냐며 화를 낸다. 그러나 수정은 돈만 내고 나가버린다. 수정의 태도를 불쾌하게 생각하던 준호는 인한(사장)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데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된다. 그녀의 사정을 알게된 준호는 안쓰럽게 여기며 다음부터는 바게트와 함께 짧은 쪽지를 보낸다. 준호의 쪽지를 보며 마음을 달래던 수정은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고 말도 조금씩 하게 된다.
다음 날 준호는 정말로 수정이 베이커리에 나타나자 진심으로 기뻐한다. 매장에서 바게트를 사고 잠깐 짬을 내어 준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그 이후 매일 수정은 준호가 있는 베이커리에서 바게트만 구입하는데 왜 바게트만 고집하는지 궁금해하던 준호는 바게트만 먹지 말고 다른 맛있는 빵이랑 쿠키도 먹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수정은 사람들은 자신을 바게트같은 여자라고 생각한다며 딱딱하고 질기고 건조한 바게트가 자신의 모습이라며 바게트만 산다고 털어놓는다.
안쓰럽게 바라보던 준호는 베이커리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지만 수정은 내가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을 아직 포기할 수 없다며 시간을 갖겠다고 한다. 준호는 수정에게 옛 애인 이야기를 하게 되고 전 연인은 준호가 다른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해서 항상 초조하고 불안해했다고 한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용모와 선한 인상이었기에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좋아할 거라며 착각속에서 살았고 자신의 그런 성격이 독이 될 줄은 몰랐다며 씁쓸히 웃는 준호. 설상가상으로 얼마 전 3년동안 사귄 애인과 이별했다고...(차임)
어느 날 준호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은 수정은 어색하지만 고맙다 말하고 준호는 수정에게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준호는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부탁하고 수정은 자신의 얘기를 힘겹게 말을 꺼낸다. 수정의 얘기를 듣고난 준호는 수정에게 집에만 있지말고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라고 충고한다. 바람도 쐬고 영화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 수다도 떨고 그렇게 해 보라며 진심으로 걱정해 준다. 하지만 자신을 좋아하는 친구가 없다고 하는 수정. 가슴 아파하던 준호는 자기가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한다.
그 후로 준호와 수정은 조금 더 자주 만남을 가지고 주말마다 야외로 여행을 떠난다. 어느 펜션에서 하루를 묵게된 그들. 테라스에 바베큐를 구워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준호는 수정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한다. 수정은 준호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 밝고 활기차게 생활하겠노라 다짐한다.
둘만의 여행을 다녀온 후 전보다 더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던 수정은 마침내 작품을 완성하고 원고를 보낸다. 초조해하는 수정을 다독이는 준호. 며칠 후 수정에게 한통의 전화가 오고 수정의 시나리오가 가작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이다. 수정은 믿지 못하고 준호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준호는 진심으로 수정을 축하해 준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준호의 자취방에서 둘만의 작지만 특별한 축하 파티를 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