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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영화에 대해 알려주세요

littlem2000
2004년 08월 10일 20시 07분 20초 1820 1
디지털 영화란 무엇이지요?
종래의 영화와 무엇이 다른지요?
디지털 영화로 일반 상영이 가능한가요?
아니면 다른 상영 매체가 있나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noogooge
2004.08.22 15:31
영화 제작은 보통 기획 단계를 제외하면 실제 촬영과 편집/처리, 그리고 상영으로 물리적으로 구성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물리적 기술은 오랜 세월 동안 광화학적 기제에 의존한 방식이었습니다. 바로 필름이죠. 그런데 전자적인 물리적 기제를 활용한 촬영과 편집/처리, 그리고 상영이 등장해서 공존해 온 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바로 비디오입니다. 보통 비디오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그것은 영화와 TV가 주로 상영의 특성에 의존해서 정의되어 왔고 형식도 거꾸로 규정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비디오는 1990 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 온 디지탈 기술의 발전으로 더 나은 품질과 처리품질을 얻게 되었을 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획득했습니다. 1990 년 대 말에 일부 선구자들이 이 비디오를 필름으로 옮기는 고품질 처리에 주목했고 그 결과로서 비용 면에서 획기적인 수준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물론 비용 이외에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만, 역시 가장 큰 가능성은 비용의 절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의 핵심적 처리가 비디오의 필름으로의 출력이었다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왜 그리도 큰 의미가 있었을까요? 2000 년 대 초반까지도 여전히 비디오로 끝난, 즉 DVD로 배급되는 "비디오로 찍혀진" 영화는 필름으로 옮긴 것에 비해서 확실히 대우(?)를 잘 못 받았습니다. 제가 여기서 "비디오"라고 하는 것은 주로 SD 해상도를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한정지을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겁니다. 왜냐하면 HD로도 상당히 저렴하게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HD도 비디오입니다. HD는 여전히 TV 방송을 위한 규격이며, 필름으로 옮기기 위한, 또는 아예 대화면 디지탈 고품질 상영을 위한 규격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에 적합한 디지탈 기록 규격들이 최근에 개발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규격과 HD 비디오와의 차이는 SD 비디오와의 차이에 비하면 훨씬 적습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촬영, 편집/처리, 상영, 이 세 가지 단계에서 편집과 처리 부분이 가장 먼저 디지탈화되고 있습니다. 이른 바 DI(디지탈 인터미디에이트)라고 불리는 방식입니다. DI의 의미는 훨씬 넓지만, 어쨌든 이 세 단계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먼저 실용화된 부분은 편집과 처리 부분입니다. 그리고 결국 촬영과 상영 부분도 디지탈화되어서 필름을 대치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영상 제작물을 만들 수 있는 도구이고, 디지탈 기술이 광화학적인 필름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해 감에 따라서 필름을 대치해 나갈 것입니다.

창작자 입장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단지 현실에 구현하는 여러 측면에서 큰 차이는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 종류의 제작 방식에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만, 그걸 여기서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창작자 입장 또는 제작자 입장이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또 많은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그러한 다양한 입장을 가진 당사자들이 기술적 발전이 가져다 주는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구와 상호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스스로 궁극적으로는 창작자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영상 제작에서 기술적 측면을 지원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영화(보통 영화라 하면 장편 극영화를 떠 올리는 게 보통이지만 그보다 더 넓은 가능성이 있겠죠.)건 방송 제작물이건 간에, 아주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촬영 장비, 편집과 처리를 위한 장비들의 발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디지탈 영화에 관심을 갖는 많은 분들이 역시 비용의 절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화관에서의 필름 상영이라는 배급 방식만 포기하면, 훨씬 싼 가격에 훌륭한 품질의 최종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HD는 SD와 달리 적어도 해상도에서는 영화관에서의 필름 상영에 훨씬 근접합니다. 실제로 HD 방송을 가장 비싼 가정용 TV로 봤을 때와 영화관에서 필름 상영의 해상도는 거의 비슷하게 대략 1K입니다. 이것은 수평 해상도인데, 이 정도의 해상도로 기존의 영화 어법과 통상적 형식에 만족스러운 전달이 가능합니다. HD를 1920x1080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고, 규격 자체가 그런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촬영에서부터 재생까지 수평해상도 1920이 구현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아주 최근의 HDCAM SR 뿐이며, 이것은 방송을 위한 규격이 전혀 아닙니다.

제 입장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디지탈 제작을 위한 권장 시스템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파나소닉의 DVCPRO HD 캠코더인 이른 바, "베리캠"으로 찍어서 제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캐논 XL2로 찍는 것입니다. XL2는 SD 해상도의 DV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SD 해상도의 DV로서는 그 가격에서 지금까지 얻을 수 없었던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HDCAM SR은 디지탈 영화 제작에 품질 면에서는 가장 뛰어난 제원을 제공하지만, 촬영에서부터 편집과 처리 등 모든 것이 비싸고 버겁습니다. HDCAM은 HDCAM SR에 비해서는 간편하지만 여전히 DVCPRO HD에 비해 훨씬 비싸고 후반제작도 훨씬 비싸고 복잡합니다. 그리고 HDCAM SR의 품질이 월등한 것과 달리 HDCAM은 DVCPRO HD에 비해 큰 차이가 없습니다. HDCAM과 DVCPRO HD의 품질 차이에 대해서 일반인은 물론이고 전문 작업자들도 오해를 하고 있는 면이 많습니다. 어떻든 간에 DVCPRO HD는 특히 편집과 처리 부분에 오면 HDCAM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의성과 저비용을 자랑합니다.

DVCPRO HD 캠코더 패키지를 대략 장편 극영화 하나 찍을 수 있는 30 ~ 45 일 정도 대여하는 비용은 대략 1000 만원 ~ 2000 만원 정도에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후반제작은, 적어도 최종 편집까지는 대략 500 만원 ~ 1000 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시스템에서 가능하고, 랩탑에서도 됩니다. 감가상각 비용으로 보자면 실제 비용은 대략 300 만원 정도로 추산합니다. 이것은 DV로 다운컨버트해서 편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100 % 품질로 자르는 것입니다. 캡쳐용 데크 대여 비용은, 한국은 대여료가 싼 편이므로 100 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데크의 가격은 대충 웬만한 디지베타 데크보다 쌉니다.

즉, DVCPRO HD로 장편 극영화를 찍는다면 촬영과 편집에 소모되는 장비 비용은 2000 만원을 안 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를 DV로 한다면 편집 장비에서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 (DVCPRO HD의 편집 장비는 DV 수준의 가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촬영 장비 대여료에서만 차이가 납니다. 제가 권하고 싶은 XL2 패키지라면 아마도 총 300 만원 ~ 500 만원 쯤 들 겁니다. 생각보다 비싼 이유는, 캠코더 자체 가격의 대략 두 배가 넘는 부대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결국 DVCPRO HD로 찍었을 때보다 1000 만원 정도 싼 셈인데, 영화 전체의 예산 규모에 따라서 1000 만원 차이는 클 수도, 작을 수도 있습니다. 예산 규모가 조금만 올라가도 DVCPRO HD 대신에 DV로 찍을 이유는 별로 없는 셈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장편 극영화 제작이라는 특수한 경우의 적합성이고, 장기간 촬영을 해야 하는 다큐멘타리라면 이 비용의 차이가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XL2는 극히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XL2로 적절하게 찍고 적절하게 처리하면 HD로 방송해서 웬만한 가정용 HD TV로 봤을 때 HD로 찍은 것에 크게 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HDV는 적어도 가까운 미래까지는 제작용 규격으로서의 적합성이 충분치 않을 것입니다. HDV를 HD의 DV 쯤으로 여기시고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HD의 DV에 가장 가까운 규격은 HDV라기보다는 DVCPRO HD입니다. 오히려 HDV는 HD의 DVD 쯤에 가까운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후반제작에는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후반제작 비용 면에서 HDV는 오히려 DVCPRO HD보다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이 비교는 어느 경우나 좋은 품질의 결과물을 위해 처리 방식을 선택한다는 가정 아래 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당분간은 전문적 작업에 적합한 HDV 캠코더가 시장에 나올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디지탈 영화"를 장편 극영화라고 흔히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특수한 가정에 근거하자면 2000 만원 정도의 장비 비용으로 DVCPRO HD 촬영과 편집이 가능하고 1000 만원 이내의 비용으로 XL2에 기반한 촬영과 편집이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배급의 가능성은, 필름 출력, 디지탈 영사, HD 방송 배급, 고해상도 디지탈 파일 배급, SD 해상도의 DVD 배급 등이 있고 비용은 필름 출력이 단연 많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하게 찍고"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와 아닐 때의 품질 차이는 아주 큽니다. 그리고 적절한 촬영과 처리를 가능케 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다큐멘타리 제작에 적합한 XL2 기반 시스템 구성 목록을 소개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digiGuerrilla.com/noogooge/XL2_ENG_EFP_Packag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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