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출전공하는 영화과 학생입니다. 힘드네요.

키노키드 2018.09.13 10:07:07

안녕하세요 필름메이커스 여러분,

 

저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모 주립대에서 영화 연출 (Directing) 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교 3학년생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글을 쓰거나 카메라를 만지면서 노는걸 제일 좋아했고, 저의 길이 무조건 영화라고 생각해서 망설임없이 영화과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근처가 헐리웃이니까 기회도 많겠다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죠.

 

그런데 3학년이 되고 본격적으로 전공심화과정에 들어간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과연 바른 길을 선택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요.

솔직히, 촬영에 대해 배우는 것? 연기 지도에 대해 배우는 것? 영화이론? 모두 제가 원했던 공부기 때문에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너무 힘든 건 영어와 사람을 사귀는 일이에요. 

 

전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별 지장없이 영어를 구사하지만,

시나리오 등의 이해에 있어서 원어민 수준의 영어와 뉘앙스 이해를 요하는 부분이 많아서 점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내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다" 라는 고정관념이 점점 굳어갑니다.

 

기본적인 언어에서 자신감을 잃다보니 사람도 잘 못 사귀겠더라구요.

미국 영화판은 "It's not about what you know; it's about who you know"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맥형성능력과 사교성을 중요시 하는 직업사회인데,

현장은 고사하고 학교에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자꾸 겉돌게 될수록 '이 일이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걱정이 듭니다.

인종과 성별, 그리고 살짝 부족한 영어에서 오는 자신감부족 때문에 주류 커뮤니티에 진입을 잘 못하겠어요... 저에게 뭔가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미국 사는 5년동안 단 한번도 가져보지 않은 생각인데 정말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냥 한국가서 영화 할까? 근데 날 어디서 받아줄까? 하는 생각도 왕왕 들고요.

 

감정적인 상태에서 쓴 글이라 두서가 좀 없네요. 죄송합니다.

혹시 미국 대학에서 영화 공부를 하시면서 저와 비슷한 어려움이나 현타(!)를 겪으셨던 분이 계시다면,

이런 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면 좋을 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쓴소리도 좋습니다.

아니 그냥 아무 말씀이나 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