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 임 덕윤 감독의 구인글 - 이런 글이었으면...

gomaya 2008.04.01 20:52:44
안녕하세요. 영화감독을 꿈꾸는 시각장애인 임 덕윤입니다.

<빵아빵아빵아> 이것은 제가 21살이던 1989년 친구들과 의기투합해서 만든 단편입니다. 영화는 어린 시절 나의 꿈이었고, 지금까지 저는 줄곧 영화인이었습니다.

2008년 현재 이제 40살이 된 저는 초자체 출혈 및 망막 박리로 인해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당뇨와 싸우고 있고, 그 합병증으로 발병한 만성 신부전 때문에 지금도 일주일에 세 번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몸이기도 합니다.

이제 저는 그동안의 힘든 현실을 깨치고 영화를 만들며 세상으로 나가려 합니다.
영화를 만들기는커녕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제가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저를 비롯한 영화제작현장에 있는 모든 분들이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는 것 바로 영화에 대한 열정 때문입니다.

현재 저는 제 이야기를 '시각장애인 임 덕윤 대처법'이란 제목으로 픽션다큐를 만들고자 합니다. 지금 저에겐 1989년부터 촬영한 테이프 약200여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일상의 모습들과 연출부 생활 때 영화 현장의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위의 자료를 바탕으로 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사람처럼 관절이 움직이는 특수인형을 통해 배우들의 자세와 동선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저를 도와 함께 작업을 해 주실 분을 찾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이나 촬영이 가능하며 편집, 그래픽 툴을 다룰 줄 아시고 사운드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가지신 분이면 좋겠습니다. 비단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두루두루 작업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가지신 분을 원하고 있습니다.

학력 나이 성별 무관입니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분이고 현재의 제 상황을 이해하고 곁에서 함께 해 주실 분이면 좋습니다. 힘들겠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해 주시면 참여하신분의 단편영화제작에 미력하나마 힘닿는 데까지 저 또한 도와 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애정 어린 격려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