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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가군 정시에 떨어졌답니다.

홍냥이
2010년 01월 22일 19시 11분 16초 4062 5

안녕하세요

저는 미대에 가기 위하여 준비중인 한 지방 학생입니다.

근 6년간 했던 미술로 영상디자인과에 가서 영화를 만들어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꿈을 안고서요

 

영화감독은 머리도 좋아야하고, 뭐든지 열심히 여야 한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09년도 수능을 치고

말도 못할 점수를 받았습니다. 6월,9월 모의 평가에서 평균1,3,2이던 언,외,사탐등급이

1,2,3학년 통틀어 가장 낮게 나와버린거죠

 

부원장선생님이 재수를 권유 할 정도로요

하지만 어머니는 올해로 끝내자고 하셨습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저를 홀로 먹여 살리셔야하는 그 상황이

부담스러우셨겠죠.

저는 그냥 대학 포기하고 현장으로 나가보겠다는 말도 했지만

하지만 대학은 꼭 가야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저는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서울에 있는 연계학원을 다니며 그야말로 실기에만 올인 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만 두 달간

여기는 벼랑 끝이다 떨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과도 좋았습니다.

다섯 번의 연합시험 평균 A제로,

그래도 끊임없이 그렸습니다

학원이 끝나도 선생님이 내쫓을 때 까지 그림을 그리며

처음 미술을 하며 믿어왔던 말을 되새겼습니다.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렇게 두 달, 이번 달 20일을 끝으로 가, 나, 다군 실기시험을 끝마쳤습니다.

22일, 가군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오늘 저는 가군에 떨어졌습니다.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이 말을 믿었습니다. 믿고 싶었고, 또 가난한 집 딸이 믿을건 이말 밖에 없었으니까요,

오늘은 참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제가 아직 어려서 이렇게 배신감이 드는걸까요?

 

노력은 정말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걸까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hshin2000
2010.01.22 23:01

 노력이 결과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겠지요.


가진것이 없는 집의 자식으로 태어나, 한때는 미술도, 음악도, 사정에 어울리지 않는 사치스러운 예술의 장르들을 사랑하고 공부했지만..열심히 닥치는 대로 공부하고 배웠지만, 뭐 뾰족히 결과라고 말할수 있는것을 얻어본적이 없는듯 했지요....그저 의미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해 본적도 있구요.  영화를 늦은 나이에 다시공부하면서...그 의미없는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도움정도가 아니라 중요한 근간이 되었지요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습니다...때로 진정한 결과는 좀 더디게 나올런지도 모릅니다. 영화라는 큰 파도를 타시려 한다면 지금의 실패는 그저 "그깟" 일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열번을 실패해도 자신이 이겨야할 단한번의 중요한 승부에서 승리하시면 됩니다, 힘내시고 계속 가보세요, 그 길의 중간즈음에 님이 기다리던 결과는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VERITAS
2010.01.23 00:06

안녕하세요 홍냥이님 웹이지만 이렇게 알게 되어 반가워요 올리신 글 잘 보았습니다. 제가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을 드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 제 생각이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영화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제가 이룩한 것은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하지만 제가 선택한 것이기에 후회되진 않습니다 결정은 제가 했으니까요 제가 생각했던 목표에 쉽게 닿지는 않으리라 생각했죠 누구나 자신의 이상을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에 대한 결과가 자신을 만족시킬수 없을때도 있어요 저도 그랬구요 제가 그랬다고 해서 일반화, 합리화시키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흥냥이님이 올리신 글을 보니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오셨네요 결과에 대해 너무 큰 실망을 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금보다 더 높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는게 어떨까요 힘내시구요 흥냥이님이 열심히 보냈던 그 시간에 대한 보상은 분명히 받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멀리서 이상을 성취한 또 다른 자신이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일어서서 그 이상을 향해 다시 한걸음 옮겨보세요 흥냥이님은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Profile
jjs1987
2010.01.24 01:56

오히려 떨어졌기에

그 배신감덕분에 더 성장할 수도 있는것입니다.

더 강해질테니까요.

다 순간이에요.

후에 생각하고 지금 써놓은 글이 있다면

후에 읽어보세요.

별것도 아닌걸로 힘들어했단 생각에

미소가 날겁니다.

mrchampion
2010.01.24 16:54

깊은 밤을 통과하지 않는 한 새벽의 빛은 볼 수 없답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다시 도전하세요.

홍냥이
글쓴이
2010.01.24 17:38

다들 정말 감사드립니다ㅜㅜ

앞으로 힘든일 있어도 써주신 댓글들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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