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게시판
15,471 개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보고, 아는게 있으면 가르쳐주고...
질문은 최대한 자세히 성실하게, 답변은 친절하고 다정하게

미술팀 막내는 무슨 일 하나요?

롯자
2024년 01월 04일 05시 33분 32초 27851 2


실내디자인 전공이라 캐드, 스케치업은 어느 정도 할 줄 알지만 포토샵은 이미지 보정 정도, 일러스트는 포스터 만드는 정도의 툴을 쓸 줄 아는데요 어떤 방향으로 포토샵/일러스트를 공부해야 하는지 막막해서요 ,, 미술팀 막내는 위 프로그램들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dvcat
2
2024.01.04 09:22
촬영때 보여야할 모든 시각요소를 다 만들어야 하는게 미술팀이라 대부분 영화에 맞는 디자인 컨셉 서치하고 컨셉 방향 잡히면 거기 맞춰 온갖 사물을 다 디자인합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같은 디자인 툴이 필요한건 예를들어 회사씬이면 책상위에 명판, 문에 붙은 부서간판, 벽에 붙은 프로젝트 포스터 같은 출력하면 되는 것들을 많이 하는걸로 압니다. 물론 컨셉잡는 과정에서 말로하면 전달이 안되니 시각화 해서 제시하기위해 쓰이기도 하고 그외 여러 용도로 쓰입니다. 한마디로 말로 안되는거 보여주는건 뭐든지 합니다. 스케치업으로 세트디자인 컨펌받았고 배치할 물건들도 다 하나씩 컨펌 받아도 하던 사람은 상상이 되지만 비전문가(?)인 감독은 상상을 잘 못해서 막상 현장에서 뒤집어 엎기 일쑤라 그런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스케치업 결과에 사용예정인 물건들의 실사진 올려서 합성한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실제로 매번 그렇다는게 아니고 예를 들면 이런 식이라는 겁니다)

공부방향을 굳이 하나 예를 들자면... 시나리오 보고 인물의 성격이나 속한 환경을 설정하고, 그런 인물이나 조직이면 이런 성향을 가질거야 라고 설정하고 그걸 기반으로 이 장면의 공간은 어떤 분위기여야 하고, 그 분위기를 내려면 뭐가 어떤형태와 색상이어야 하는지 컨셉을 잡고, 이런게 정해지면 거기에 어울리는 요소들을 디자인해서 그래픽 도구로 시각화하는 훈련을 해야겠죠. 너무막연한가요?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는 내용상 곧 망해버릴 쓰러지기 직전의 대기업이다. 그런 기업에 있는 것들은 대기업 답게 고급스러워 보이는걸로 구입을 했지만 요즘은 회사가 어려워져 교체는 하지 못해 낡아빠진 물건들일거야... 요런 설정을 스스로 던져 놓고 그거에 어울리는 것들을 만들어 보는거죠.

관련 종사자로서 팁을 하나드리자면... 영화는 인물이 주인공이고 미술은 배경이니 배경이 주인공처럼 도드라져서는 안된다는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디자인 스킬이나 미적감각 보여준다고 튀는걸 만들면 감점이라는거죠. 그러니 튀지 않으면서도 굳이 일일이 대사로 전달하지 않아도 인물의 성격과 습관과 가능하면 나중에 사용될 복선까지도 나타내야하는 어려운 작업이 미술이죠. 못하는 미술팀은 자기가 보기에 예쁜걸 준비하고, 잘하는 미술팀은 캐릭터에 어울리는걸 튀지 않게 준비한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롯자
글쓴이
2024.01.04 12:31
dvcat
헉 정성스런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미술팀이 무슨 일 하는지 이해됐어요ㅠㅠ
1 / 774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
댓글이 달린 게시글은 수정/삭제 불가
답글이 달린 댓글은 수정/삭제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