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자체를 알려드리기 힘들겠지만, 접근 방법은 몇 개 말해드릴 수 있을것 같네요.

시각화는 시나리오의 문학적인 표현을 형태가 있는 실체로 바꾸는 것이라 머릿속에 대충 이런거? 하는 느낌을 다시 파헤쳐 보면 의외로 구체적인 계획은 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확한 이미지 계획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조명을 해야 할지도 나올테니까요.

이럴때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시나리오 내용 말고, 그 장면을 구체화 하기 위해 뭘 하겠다를 최대한 추상적인 표현은 빼고 밝기, 색상, 채도, 같은 구체적인 요소만을 이용해서 완결된 하나의 문장으로 말해 보는 것입니다. 그 문장이 얼마나 만들어지느냐로 간단하나마 준비의 정도를 측정해 볼 수 있거든요. 대체로 두, 세개 단어에 정확하지 않은 모호한 정도를 말하는거 고작일겁니다. 거기서 모자란게 뭔지 하나씩 찾아서 문장을 좀 더 길게 만들어 보면 전체계획의 기본을 잡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 까지 가는것도 어려울텐데 그럴때는 일단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서 그 장면에서 표현해야할 감정, 인상, 분위기 등등을 최대한 구체적인 단어로 정리해 보세요. 처음에는 일단 좀 추상적이거나 문학적인 표현을 써도 됩니다. 그렇게 나열해 놓고, 그 말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하는가를 다시 말해 보면 조금 더 구체적인 문장에 가까워 지겠죠. 이렇게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훈련입니다.

이 문장계획이 서게 되면 조명이나 미술 계획의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혼자되어 우울한 분위기’라고 한다면 혼자된 느낌이 잘 살도록 넓고 휑한 공간을 하는게 좋을지 좁은 구석에 구겨져 있는게 좋을지 부터 시작해서 화면이 밝은게 좋을지 어두운게 좋을지, 인물이 공간에 비해 어두운게 좋을지 밝은게 좋을지 고민을 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구체적인 단어와 항목을 고민해 보면 좀 더 구체적인 계획에 가까이 가는거죠. 저라면 불을 켜지 않은 방이라 전체적으로 어둡고, 창 밖에 있는 가로등 빛이 창을 통해 일부분을 비추는데, 주인공은 그 빛이 닿는곳에 있어서 관객에게 존재가 잘 보이기는 하지만, 빛을 등지고 있어서 얼굴을 어둡게 만들것 같아요. 그래야 우울해 보이겠죠. 이런 설정이 서게 되면 조명 계획도 서겠죠. 인물이 위치할 곳을 정하고, 그곳에 창 밖 가로등 설정의 빛이 닿도록 하는 위치에 조명을 놓는 겁니다.

그러니 질문중에 있는 ‘현장의 조명이 예측 불가하기에…’는 거꾸로 접근해야 합니다.
사전 계획에 맞춰 로케이션과 촬영시간, 그리고 조명을 정해야 합니다.

밝기, 컨트라스트, 채도,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명암비율, 같은걸 어떤걸 할지 계획을 세워보세요. 그 계획이 서면 빛 계획을 세우기 쉬위지고, 빛 계획이 서면 거기에 맞춰 조명을 세워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계획까지는 어렵고 기본 소양만... 이라고 하시면 정말 별거 없고, 그정도로는 영화를 그럴듯하게 만들기는 힘듭니다.
그냥 너무 어두워서 노이즈 끼거나 연기가 보이지 않는거랑 너무 밝아서 얼굴 다 날라버리는거 피하라.
화면의 전체가 비슷한 밝기가 되지 않도록 어두운곳과 밝은곳의 대비를 만들어서 입체감을 살려라.
정도겠네요.

조명이라는 분야가 감독들마다 생각이 다른데요, 일단 모든 기본은 촬영하기 적합한 빛의 양입니다. 감독님이나 제작사분과 의논해서 각 씬마다 포인트를 잡는게 중요합니다. 극의 칼라가 정해져 있다면 참고하셔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