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 -Mr.총알- 16. 방아쇠는 당겨졌다.
mssun
2006.06.06 12:06:36
6월1일 안성헌팅.
조감독님, 미술감독님, 나와 상현 그리고 영하씨 이렇게 다섯 명은 안성에 있는 아름방송, 중대, 동아 방송대 등에 있는 방송국 헌팅을 나갔다.
방송국은 우리 영화 ‘Mr.총알’의 주 무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의 면면이 밝지 않았다
눈에 티가 들어간 듯 하늘도 먹먹하고 뿌옇다
자꾸 눈을 비비게 된다. 애꿎은 눈만 뻘겋게 충혈 되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분위기를 파악한다.
잠시 후.
안성 길을 잘 안다며 운전을 자청하신 조감독님 빼고는 다들 비몽사몽이다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 넋 놓고 있다가는 욕만 바가지로 먹는다.
신경을 팽팽하게 긴장시켜 놓아야한다
그럼에도 실수를 저질렀다
아름방송 홍보 관계자와 약속을 어설피 잡아 펑크가 나버렸다
후일로 미루는 조감독님의 표정이 좋지 않다
조감독님은 조용히 나를 불러 조언을 해 주었다.
‘헌팅에서 제작부가 해야 할 일은 관계자와 확실한 스케줄을 잡는 것이고 일정이 바뀔 것을 대비해 사전에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 두어야 하는 거야. 다음에는 그러지 마라.’
저녁인데도 하늘이 하얗다.
구름이 깔린 것 같지는 않은데,
대기 중에 먼지가 가득하면 저녁에도 하늘이 밝다고 누가 그랬는데.
누가 지나가며 내게 그런다.
기분 좋은 일 있어요?
나는 씩씩하게 대답한다.
‘네’ 라고
-축구를 본다며 사람들이 뭉쳤다.―
대표님과 기획실장님 감독님, 제작실장님, 제작부장님, 태욱이 그리고 나. 그리고 또 한명, 가수준비를 하고 있는 정현씨도.
정현씨와는 두 번째 술자리였다.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가수를 준비하고 있어서 그런지 입을 크게 벌리고 웃으면 보고 있는 사람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에 노래를 불러준다고 하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형도 열심히 하세요.’라고 기분 좋게 답해준다. 모두 파이팅.
술자리 분위기는 이랬다.
대표님 대표님 대표님하며 술잔이 몇 번 오고가면 대표님은 ‘형이 말이야.’ 로 답하게 된다.
어느 술자리가 그렇듯 격이 없어지고 친밀도는 200퍼센트 급상승하게 된다. 서로 웃고 떠들고 칭찬을 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일을 할 때도 그랬으면…….)
단연 술자리의 분위기 메이커는 한실장님이다. 좌중을 압도하는 덩치와 화술이 단연 일품이다. 감독님은 한명 한명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일이 어떤지 힘들지 않은지. 마치 친형처럼 말이다.
축구가 무승부로 끝났다는 이야기는 네이버를 통해 전해 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