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9일 -총알- 6. 방아쇠는 당겨졌다.
mssun
2006.06.03 02:03:42
5월19일 금요일
어제의 산행과 며칠의 피로 때문인지 늦잠을 잤다
눈을 뜨고 시계를 확인하고 곧바로 진섭씨에게 전화했다.
진섭씨는 이미 약속장소에 도착한 듯 했다.
진섭씨는 시간을 미루고 내가 준비해야할 자료까지 대신 준비해 주었다.
천천히 준비하고 나오란다
착한 진섭씨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니 벽을 응시했다.
밖은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우울하다.
가방을 열어 우산을 확인한다.
전철역으로 들어섰다.
잘 알던 장소인데도 갈림길에서 자꾸 발걸음이 멈춰진다.
방향을 확인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하지만 어느새 가까이에 있는 서점으로 걸음이 옮겨졌다.
오늘 유난히 서점이 애틋하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샀다.
전철에 서서 페이지를 넘기고 읽어나갔다. 소설의 주인공의 직업이 영화감독이었다.
소설 속에는 주인공의 넋두리가 즐비했다.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나를 미쳤다고 떠들어댔다.’라는 구절
역시 영화는 힘든 작업인 듯하다. 하지만 다들
미친것 같지는 않은데.
오늘은 전체회식이 있는 날이다. 적당한 식당을 선영씨가 골라 예약을 했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다보니 50명이 넘어섰다.
형진이형도 와서 스텝들을 독려했고 대표님 이하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식사와 술을 마셨다.
(그냥 내 맘대로 형이라 부르기로 한다.)
일지에 사진을 올리려고 형진이 형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대표님이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드는 찰나 매니저의 제지가 있었다.
지금은 술을 드시니 다음에 촬영을 하란다. 어쩔 수 없이 돌아서는데 대표님의 한마디
‘우리식구야, 임마!’
나를 막아섰던 매니저는 황급히 사과를 하며 식구인지 몰랐다며 촬영을 계속하라고 했다. 덕분에 형진이 형과도 사진을 찍었다.
형진이형 옆에서 어색하게 웃고 있는 나.
형진이 형은 실물이 생각보다 조금? 아주 많이? 잘 생겼다.
대부분의 스텝들도 사진 안에서 행복한 듯 웃고 있다.
배우들과 사무실식구들, 영화스텝분들까지 즐거운 한자리가 끝나고.
술자리가 끝나고....
술자리는 계속되었다.
결국 찜질방 신세를 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