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을 달리고 다시 제작 일지를 올립니다.
15일이후 세트 일정을 앞두고 몇 일 준비 기간이죠^^
그간 올리지 못한 일지가 마치 밀린 숙제 같이 다가오지만
좀더 여유부리며 통합적인 글을 올립니다^^ 항상 레포트나 숙제가 밀리면
거시적인 담론들에서 머릿글 쓰듯 휙 써버리곤 하잖아요.
.. 물론 그렇게 제작 일지 게시판을 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각설.
오늘 새벽까지 일산의 바 에서 촬영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사진은 바 촬영과 대학교 장면을 담았어요.
회차가 늘어갈 수록 영화의 완성 만큼이나
스텝과 배우, 모든 사람들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때로는 부딪히고 서로의 거리도 계산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서로의 독려들이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신기하리 만치 모든 일정과 분량들을 척척 소화해나가면서요.
테이크가 반복되면서 8,9 테이크 쯤. 조감독님의
"레디" 속에 용우 형님이 선명한 목소리로
"잠시만요" 라고 말합니다.
카메라의 버튼 위에 올린 손가락을 잠시 푸는 스텝, 붐 대를 잠시 매만지는 스텝.
슬레이트를 잠시 접는 저.
용우 형님이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눈을 잠시 감아았다가 뜹니다.
"네."
스텝들 역시 한 호흡을 뱉고는 뭔가 달라붙은 느낌을 가지고
테이크가 돌아갑니다.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
늦은 새벽 촬영과 연일 계속되던 일정 속에 8회차의 마지막 컷이
종료되었죠.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 한 호흡을 생각해봤어요.
배우의 눈이 떠지고 카메라는 돌고
마이크는 조용히 떠다니는 소리들을 채집 합니다.
후일 영화관에 가서 "바" 장면을 보면
스텝과 배우 모두가 잠시 머금었던 한 호흡이 떠오를 듯도 합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잠시 어깨를 떨고 호흡을 담는 것 처럼
우리 모두 릴랙스.
가을입니다. 촬영하기 좋은 계절이죠. 북반구의 극동아시아 지역에서는요^^
p.s : 한 호흡, 한 프레임, 한 치의 포커싱, 하나의 음절, 끊어 읽기, 영 점 일의 f- stop.
유난히 지독하게도 디테일한 수치들이 많은 영화 작업^^
한 컵의 카페인과 한 대의 니코틴 량 역시 매우 중요하죠. 현장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