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의 낮 한 가운데에서..
에어컨 바람도 없이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낮이었습니다..
제작부 이원희 군과.. 연출부 김비취 군이.. 서로 약간의.. 아주 약간의 담화를 나누던 중..
앗.. 저 멀리서부터 반짝반짝 빛이 나는 머릿결의 여인이 이쁜 손으로 케잌 상자를 들고 들어옵니다..
우리에게 눈인사를 건네는 그녀는..
아.. 이쁜 몸매 만들기.. 이쁜 얼굴 만들기.. 눈을 떼지 못하는 광고로 뭇 남성과, 뭇 여성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전 배우님.. 이었더랬죠..
뻘쭘한 자세를 하고는.. 그 자리에 서서.. 해야할 일도 잊은 채.. 침을 질질 흘리며 그녀를 바라보던 저..
원희 군에게 한마디 합니다..
"싸인 받아도 될까.."
원희 군이 속삭입니다..
"그..그 건..좀..민망하지 않을까.."
아.. 순간 저는 "싸인 받아! 사진 찍어!" 라는 까망이의 외침과.. "그냥 얌전히 바라만 봐.."라는 하양이의 타이름 사이에서 고뇌에 빠집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소심한 O형인 저는.. 그저 그녀의 옆 모습을 넋 놓고 바라만 봤습니다..
침..질질 흘리면서..하하..ㅡ.ㅡ;;(파랑주의보 식구들 체통은 제가 땅바닥에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는 전 배우님의 케잌을 두 손으로 끌어안고..
달콤함과 시원함으로 가득한 오후를 보냈습니다..
원희 군과.. 비취 군은.. 그 사이 또 고민합니다.. 비취 군의 절실한 멘트.. 사진찍자!! 그 말에 원희 군.. 설레는 표정 됩니다.. 둘은 또 고민합니다.. 하루종일 고민(만..!!) 했습니다..ㅡ.ㅜ
깜찍함이라면 둘째라고하면 서러운 원희군..
그녀.. 귀여운 손을 꼭 쥔 채 말합니다..
"난 오늘 일기쓰려구요.."
나는.. 믿습니다.. 그녀의 일기 속에.. 내가.. 귀퉁이 짜투리 역이라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원희야.. 협박은 아니고.. 자그마한 바람이구나..ㅋㅋ)
오디션 장비를 정리하고 돌아온 우리의 재훈군..
그는.. 갑자기 케잌도 외면한 채.. 열심히 일합니다..
원희 군과.. 비취 군은.. 살짝쿰 기대에 부풉니다..
역시.. 미모의 여배우와 상관 없이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본받아야 해..
정확히 10초 뒤..
재훈군.. 흐뭇한 얼굴로 케잌을 먹었더랬죠..
이거 먹다가 랩으로 싸두면 안될까..?? 그런 멘트 던지며.. 좋다고 먹습니다..
우린 정말 그가 케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배우님 보다.. 케잌이 더 좋은 거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조금..아주 조금의 케잌을 남기는 재훈오빠에게.. 비취 군이 묻습니다..
"다 먹은 거예요?"
돌아오는 대답에.. 원희 군과 비취 군.. 쓰러집니다..
"나 원래 케잌 안 좋아해.."
(ㅡ.ㅡ);; (ㅡ.ㅡ)+ (ㅡ.ㅜ) (ㅜ.ㅜ) (ㅠ.ㅠ)
우리들의 실상은 이렇습니다..
긴 여름의 낮.. 뜨거운 열기 속에서 일하면서.. 이쁜 엘라스틴 걸의 등장에.. 마구 무너지는 우리네들..
역시.. 우리들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스탭이기 이전에.. 여염집 아낙과 여염집 남정네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으며.. 어제의 사무실 실상을 고백합니다..ㅋㅋ
사실..이런 상황에서도..변함없이 꿋꿋하게 일하고 계셨던 분이 계십니다..
우리 미모의 엄피디님..정말 존경합니다..^0^
스탭들 특집으로 2편을 장식하려다가..
달콤한 그녀의 등장에.. 게릴라 제작일지로 인사드렸네요..
다음 편을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