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녀가...
gmdgod
2004.05.08 21:04:04
아~~~ 그녀가... 그녀가... 내곁을... 내곁을.......................
오랜만에 느지막히 사무실에 나왔드랬었습니다.
오늘 우리반 담임(감독님)이 안나오신다는 첩보를 이미 입수한 후라,
엄청난 지각에도 불구하고 전 보무도 당당히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드랬었었죠.
그때였습니다!!! 제작부의 한반장(추후, 인물열전-제작부-편에서 소개하죠^^)이
저를 보며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오늘 압구정에 손예진 떴어요~~~."
순간, 눈앞을 하얗게 가린 건 섬광처럼 내려친 벼락도, 그녀의 이름을 접한 저의
기쁨의 눈물도 아니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니,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현상이었습니다.
머릿 속이 온통 지우개질을 당한 그 느낌. 도통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채,
그저 "오늘 압구정에 손예진 떴어요~~~." 란 말만이 맴도는.......
제가 최근에 제일 부러워하는^^[내 머리 속 지우개] 팀의 촬영이
저희 사무실과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아~~~ 게다가 우리 옆 반 담임(피디님)과 저 쪽 담임(내 머리 속 지우개 피디님)이
친하셔서 놀러가기로 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만사를 제쳐두고 피디님의 행차만을 기다리는 방자와 같은 심정으로
기다렸지요...ㅋㅋ 아~ 기다림도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촬영장!!! L모 G빌딩의 9층에 제가 탄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습니다.
앗!!! 그런데 스르륵~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틈으로 정체모를 빛이 뿜어졌습니다.
아~~~이게 웬일입니까. 그녀가... 매일 컴퓨터의 바탕화면과 휴대폰 액정화면을
책임지고 있는 그녀가... 내게 감독이 되어야한다는 또하나의 목표가 되어준 그녀가...
바로 제 눈앞에 서 있는게 아닙니까.........
아~~~그런데...우리 사이를 질투한 신의 장난일까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저를 가로막은 손길.......
흑흑흑. 전 한창 리허설이 진행되는 현장에 본의아니게 뛰어들어 버렸습니다.
아아아... 뭐 어쩝니까... 구석으로 짱 박혀야했습니다.
모니터 옆에 서서 코X지 만한 화면에 나오는 그녀를 볼 수 밖에 없었답니다.
제곁에 정우성님이 계셨지만, 아아아~ 그녀는 저멀리 다른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해맑은 미소를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씨처럼 이리저리 퍼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저 사이엔 인의 장막보다도 더 무섭다는...호환,마마 보다도 무서운
조명부의 반사판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아~~~ 그 조명부. 팔도 안 아픈가 봅니다. 한번도 안 내리더군요...-_-;;
그렇게 그녀와의 만남은 하얀 우드락과 두꺼운 누군가의 팔힘으로 인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렸답니다. 흑흑흑...
혹시 몰라 챙겨간 디카를 쥔 채, 터벅터벅 돌아오는 제 발걸음은
깊은 회한과, 분노와, 슬픔과, 후회와... 기타의 복잡한 심정들의 무게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힘들었습니다...
그리곤, 다짐했습니다.
"손예진이 출연하는 영화는 시켜만 준다면 공짜로라도 몸바쳐 일하리라!!!"
아~~~ 그렇게 그녀와의 만남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전 오늘의 만남이 절대 마침표가 아니라는 걸 믿습니다.
그녀와의 보다 나은 만남을 위한 쉼표임을...
제게 희망과 새로운 용기를 주는 느낌표임을...
그리고 그녀에게 전하지 못한 제 마음을 잠시 가리는 말줄임표 임을 굳게 믿습니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영화해야겠습니다.
언제까지나 그녀의 뒤에만 서 있을 순 없으니까요^^
하여간에 [내 머리 속 지우개] 팀 여러분.......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