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가까이에서 내 머리위로 터져 내리는 그토록 아름다운 불꽃을 난 단한번도 본적이 없다. NZFX 특효팀은 마지막 wrap party에서 보여줄 불꽃을 위해 카드로나 호텔 앞 공터에서 하루종일 설치를 했다고 한다. 그 축포가 터질때 환호하던 뉴질랜드 스텝들과 우리들..
한국의 쫑파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카드로나 호텔 매니저 여자는 그날따라 화려한 의상에 머리를 해바라기 모양의 커다란 머리끈으로 양쪽을 동여매고 귀여운 스커트 차림으로 디제이를 한다. 이미 스테이지는 테이블을 치워 홀안에 만들어놓고서 전문디제이도 역시 마리화나에 취한듯 몸을 흔들며 그녀를 도왔다. 홀 밖으로 모닥불이 여러군데 피워진 마당에서 대부분의 스텝들이 거기서 술을 시작한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먹을거리들과 소쿠리마다 얼음에 꽂혀진 맥주, 와인, 위스키.. 11시 반을 기점으로 템포빠른 음악이 연주되며 몸을 흔드는 스텝들이 스테이지로 모여들었다. 아주 오래된 피아노에 기대어 그들이 춤추는걸 본다. 음악이 너무 느려 잠시 차를 타고 아파트먼트원을 가봤지만 아직 삘이 받지않는지 디제이는 그렇게 흥겨운 음악을 틀 준비는 되지않았다.
섭섭함이 더 크다. 그렇게 빨리 가고 싶었는데.. 이제 뉴질랜드 촬영을 마치고나니 우울해져 버렸다. 우리는 내일 오클랜드로 이동해서 하룻밤을 묶고 다음날 바로 한국으로 출발한다. 이제 이틀밤만 보내면 집에서 잘수있다.
가비마운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 촬영된건 3일전. 늘 우리가 촬영하던 스노우팜에서 헬기를 타고 15분. 난생처음 탄 헬기는 하드락을 들으며 텅빈거리를 차로 질주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느낌이었다. 소수정예 20명정도만 가비로 가서 마지막 장면들을 찍었다. 오늘 NTC확인 ㅇ ㅏ.. 당신들은 내년에나 보게될거다.
카드로나.
스노우팜에서 헬기로 10분도 안걸린곳.. 일본에서 촬영장을 구경온 음악감독 가와이겐지와 그의 일행도 구경왔다. 지겨운 눈과 어김없이 구름이 덮치거나 날씨가 난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참 재밌어하는 분위기. 가와이겐지의 첫느낌은 참 묘했다. 훔..뭐라 이자리에서 말할수는 없으나. 한국에도 앙드레 김은 있다. -_-
이날 화이트아웃상태에서 점심을 싣고 있는 헬리콥터가 우리의 위치를 찾지못하고 허공에서 방황. 허기진 우리는 헬기가 착륙할때까지 하늘을 보며 침을 흘리고 있어야 했다. 평소보다 한시간은 늦은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내가.
8월. 제작일지가 처음이다. 필커접속장애로 일주일 늦어진거라 변명한다. ㅡㅡ 정말이다. 정말. 쓰려고 한 그날부터 접속이 안되더군.
아무튼 8월. 정말 쉴새없이 촬영이 진행되었다. 물론 주말에는 슈터스, 페디스빠, 아파트먼트 원을 돌며 예쁜 키위걸들과 춤을 추며 술에 취해 흐느적거렸지만..ㅡㅡ 이렇게 보낸 시간들이 정말 그리울것 같다. 내 마우리족 친구 조에겐 꼭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이미 약속했다. 아름다운 퀸스타운에서...
촬영이 얼마나 정신없었으면 퀸스타운에서 연출부 회식을 꼭 하겠다던 감독님은 약속지키는게 불가능해졌다. 훔..내일이면 우리는 오클랜드로 떠나니까.. 오클랜드에서의 밤도 지금 내가 보낼 오늘밤처럼 즐거웠으면 좋겠다.
뉴질랜드 PD 브리짓은 정말 엄마처럼 날 안아주며 작별인사를 한다. 그래..정말 뉴질랜드 촬영은 끝났나보다. 잘 알지 못했던 스텝들끼리도 정말 애정어린 시선으로 서로에게 별다른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인사한다. 고등학교때 정말 존경받던 교장선생님이 학교를 떠나는날 모든 학생들이 교문까지 일렬로 서서 그를 배웅했을때 방송반에서 틀었던 케니지 음악이 귓가에 다시 들리는 듯한 하루였다.
일요일 촬영을 1회차 더 진행하려 했으나 블리자드가 몰려오는 듯 날씨가 허락치 않았다.
어제 랩파티이후 오늘 그들과의 작별인사. 카드로나 홀에서의 특별한 저녁.. 이제 9시 11분.. 와나카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해 난 연출부들을 꼬셔서 와나카 읍내로 나간다. 슈터스 페디스빠 아파트먼트원 그리울거다.
두서없다.
뉴질랜드 촬영을 마치고 가는 대부분의 스텝들 마음도 그럴거라 믿어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