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사진은 달력사진으로 적합한..우리가 스노우팜에서 잠깐의 라이포드로 이동할때 점심먹었던 곳이다. 다시 돌아올때도 이곳을 지나쳐 왔는데.. 그때는 저 뒤로 보이는 설산뿐만아니라 넓은 잔디까지 눈이 덮여 있었다.
두번째 사진의 카드로나 홀은 우리가 촬영지로 올라가기전 아침을 먹는 곳이고 촬영이 끝나고 내려와 저녁을 먹는 곳이다. 예전엔 교회로도 쓰이고 이런저런 공연도 소박하게 하고 그랬던것 같다. 130년된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이니까 담배피지 말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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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개인적인 낮이 허락되지 않았다. 새벽 다섯시 기상..깜깜한 그 시간에 저무는 달을 보며 스노우팜으로 올라가 촬영준비를 하고 해질무렵 색온도가 더이상 촬영을 허락하지 않을때에야 비로소 저녁을 먹으러 카드로나로 내려온다. 그때부터 벌써 깜깜해지기 시작한다.
가로등도 없는 동네에 가끔 도로로 나온 사슴이나 소가 차에 부딪혀 죽고..내가 탄 승용차가 도로로 뛰어나온 토끼를 뭉게고 가는 일도 두번이나 있었다. 촬영버스를 가로막으며 지나가는 어이없는 양도 빼놓을수 없다.
아무튼.. 깜깜함에 바로 직면하면 시간개념도 별로 없어지고 주로 방에서나 와나카 읍내정도 나가는것이 전부인 우리는 벌써 심심해 한다. 여기가 뉴질랜드인것도 사실 별로 실감나지 않고 늘 보는 우리 스텝과 아침 저녁은 그나마 한식이니까.. 요즘 우리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것은 갤러그.. (쫑범군이 고전게임 100가지를 들고왔다.) 이것또한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매일같이 똑같은 시간 촬영을 한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구름이 많은지 맑은지 눈이 올건지 화이트아웃이 올건지 신경을 곤두세운다. 전날 짠 콜시트를 보며 날씨변화에 맞는 씬을 촬영한다. 그것마저도 10분에 한번씩 상황이 변하는 날에는 정말 대책이 없다. 변덕스런 날씨.. 아침저녁 코속까지 꽁꽁 얼다가도 해가 나면 점심엔 더워서 모두들 옷을 벗어야 하고.. 뉴질랜드 안전요원이 항상 휴대하는 썬크림을 두시간에 한번씩 바르는 것도 잊지않아야 한다. 그렇게 발랐건만..선글라스낀 자국을 남기며 모두들 팬더곰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 촬영은 눈발자욱 없애기의 결정판이었다. 스무명의 스텝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눈을 다지고 브러쉬로 쓸고 뉴질랜드 특효스텝들의 기계로 눈을 뿌리기도 하고..
긴 7월이 내일로 끝이다. 참 길게 느껴진다. 마치 여기서 몇달은 촬영한듯이..8월도 열심히..
한국 많이 덥다는데.. 더울때 남극일기의 촬영현장을 상상해 보시길.. 발이 꽁꽁 어는것보다야..따뜻한게 낫지않나..? 아닌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