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는 얘기.

weirdo 2004.03.10 02:44:05
도계언덕-축소.jpg

(사진은, 과하게 아름다워 보이는, 언덕에서 바라본 도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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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지지 않는 얘기> -조규찬-

믿어지지 않는 얘길 들었지
내 가슴은 타버렸어
서로 이해하기위해 가졌던
그 시간동안 넌 변했지

내 옆에 있을 때보다 떨어져있던 그 시간이
오히려 편한 느낌이었다고
너무도 차분한 그 눈빛아래 흐르는 그 입술
그 안에서 조용히 스며나오는 차가운 목소리
헤어지자고.... 아냐 이건 꿈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다가 올수있는지
믿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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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도 좋은 곡이고,
노랫말도 좋은 곡이고,
연주도 적당한 곡이고,
목소리가 곧 악기라는 조규찬님 음색도 좋은 곡이고,
그래서 좋아하는 곡이고,
요즘도 자주 듣는 곡이죠.


그런데요.

두번의 반복 뒤에 이어지는 절정 부분,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이곳엔 강한 코러스가 더해집니다.

'이런일 이런일 이런일이..' 이런식의.

듣기에 어떤가요.

저는, 그 코러스만 없었다면,
이 노래에 이백점쯤 주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넘지 않았으면 좋았을 선을 넘어버린 겁니다. 참을 수 없었을까요? 참기 힘들었을까요?

그 부분을 들을 때마다,
그 아쉬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군요.
아끼는 곡인만큼 아쉬움도 더 큰거겠죠.

노래 이야기는 갑자기 왜 합니까.

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 '꽃봄'은 그런 코러스가 더해지지 않는 영화였으면 하는 생각을 몇번 해 보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만 해 보았었는데,
오늘 몸도 피곤하고, 정신도 어수선하고, 잠도 빨리 자야만 하는 상황을 맞아,
어서 잠도 안자고 끄적거려봅니다.

도대체 말이 되고 있질 않군요.


며칠전 눈 많이 내리던 날,
전쟁을 치르듯 급작스럽게 도계로 촬영을 다녀온 이후,
다시 맞게 되는 촬영이 오늘 날 밝으면 인천에서 있습니다.

그 때, 갑자기 내린 눈을 만나러 가지만 않았다면,
누구 말대로, '어리버리하게' 크랭크 인이 되지만 않았다면,
원래 첫 촬영이 되었을 씬들을 찍게 되죠.


연출부에게 주어진,
내일 찍을 분량에 대한 콘티도 그려보고 대사도 바꿔보라는 감독님 숙제에는
아직(?) 손을 대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6시 사무실 집합.

스스로의 생체리듬에 이유없는 반항을 하고 있는,
'믿어지지 않는 썅정신'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