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하지만, 뒤돌아서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이유가 될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미움을 받는 사람이 있다. 감독님 이하 등등 오야붕급께서 제일 싫어하는 종족. 그 둘에 관해 얘기해 볼까 한다.
이 두 종족은 키가 크고 잘생겼다. 술도 잘 마신다. 거기다 머리숱도 많다. 그리고 먹어도 찌지 않는다.
예쁜 여자친구와 와이프가 있다. 하지만! 이 둘은 왜 동주여상 걸들과 여자스탭들에게는 인기가 없었던걸까?
남자 스탭들이 제일 좋아했던 두 남자.
11.안태진
우리 영화의 연출부다. 한때, 영한빌딩의 얼짱이라고 불려지던 인물이다.
나이를 절대 맞추기 힘든 얼굴이다. 동안의 얼굴은 아닌데... 사람들은 그의 나이를 듣고는 깜짝 놀란다.
사실 나도 깜짝 놀랐다. 그의 말에 따르자면, 자신이 철이 없어서 그렇게 보인다고는 하는데... 그런것 같지는 않다.
그는 말이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말이없었다. 태어나서부터 묵언수행하는 인간인 줄 알았다. 아니? 태어날때 울기라도 했었나? 라는 의문마져 들 정도로 말이 없었다. 호텔방 안에 그와 감독님. 단 둘이 시나리오 정리를 한 적이 있었다. 유난히 말이 많으신 감독님. 유난히 말이 없는 그. 오죽했으면 하루도 못가서, 뽑은지 얼마 안 된 동숙언니를 불러 sos를 요청했다.(사실 그 당시에 동숙언니가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서먹한 사이였다.)
극한에 다달은 감독님은 "아~ 안태진! 쟤는 나 싫어해! 그러니깐 말을 안하지!!"라고 까지 하시며, 숱없는 앞머리를 쥐뜯으셨다. 하지만, 그 묵언에도 말문을 틀 수 있었던건, 알콜인 술이있었다.
어떤이들은 술만 마시면 개가 된다는데... 그는 술만 마시면 수다쟁이 이제는 골룸 흉내를 내며 변신까지 한다.
그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절대 내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거짓말을 안한다.
그는 컴퓨터, 카메라등... 기계를 인간 다루듯 한다. 하다못해 식당에 가서 부르스타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면,
혹은 A.I에 나오는 로보트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는 역시 인간이었다.
그렇게 똑똑한 그에게서도 단점은 있었다. 의외로 길치였다. 똑똑했던 그는 뭐든지 알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 길 잘 모르는데", "내가 말했잖아! 길 잘 모른다고"라고 했을때, 얼마나 인간미 있어 보이던지...
12.오영두
소품팀장님 이시다. 그리고 유부남이다. 게다가 애처가 공처가 뭔처가가 들어가는 단어는 다 끼고 있다.
그 또한 술을 좋아한다. 하루라도 술을 안마시는 날이 없을것이다. 아마두...
항상 현장에서 웃고 친절한 분이다. 연출부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현장에서 나에게 많이 가르쳐 줬던 선배였다.
정도 많고, 그 또한 술만 마시면 수다쟁이다.
11의 인물처럼 기계를 만지작 거리지는 않지만, 뭔가 하나를 잡고 만들고 그리기를 좋아한다.
캐릭터 개발을 하고,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다. 나 또한 뭐가 신났는지 옆에서 생각나는 데로 아이디어까지 제공했었다. 그래서 사실 좋은 캐릭터가 나왔다. 이건 그가 특허를 받으면 콩고물이라도 받아먹을 생각이다.
그는 일을 즐긴다. "힘들지 않겠어요? 잠도 못잤는데." 라고 하면 "괜찮아!" 하며 씩- 웃고 만다. 그리고 밤에 또 술 마신다. 정말 힘들지 않아서 그랬던걸까? 아닐것이다.
그는 이상한 사람이라서 그랬던 것이다. 좋아하는 옷이라며 똑같은 츄리닝 바지 몇 개씩 사서 입는사람.
사람들은 꿈을 잘 꾼다. 하지만 진정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어렸다.
젊기때문에 할 수 있고, 꿈이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다. 나는 12의 그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만약 흔하지 않은 옷이 있다면, 그것은 그에게 잘 맞는 옷일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왜 두 사람은 여자스탭 그리고 동주여상의 하이스쿨 걸들에게 인기가 한개도 없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