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차 촬영을 끝내고...
skim31
2003.07.05 11:08:17
정말이지 날씨가 안도와줍니다.
촬영포기한 날은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빤짝...이고
촬영한다고 세팅 다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립니다. 조명받으면서 멋찌게....
3,4회차 촬영은 황산벌 세트가 있는 충남 부여 '궁남지'였습니다.
호수 가운데에 예쁜 정자가 그림처럼 있는 곳이지요..
급조된 헌팅치고는 정말이지 괜찮은 곳이었답니다.
비로 인해서 5컷찍고 하루 쉬고
4회차 촬영이 시작되자 스탭들이 모두 탄력을 받았는지 속도는 무지하게 빨랐습니다.
비록 황소개구리가 계속 황소 소리를 내고
외로움에 몸서리를 치던 메미소리가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강행 이틀치를 하루밤에 치는 기염을 토했던....우리...--;
물론 일등공신은 안개였죠.
호숫가에 낀 자욱한 안개가 해를 가려줘서... ^^;
암튼 앞으로도 날씨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만 잘 헤쳐나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네..
참...3회차 촬영이 끝나고 낮에 할일이 없어서 부여를 배회하다가 황산벌 세트에 갔었는데요...
사실 특수장비팀의 탁팀장님 차를 타고 (곤색과 핑크색의 이단도색 아반떼 인천차량...)
다른 팀 촬영장 가기가 상당히 모했지만...
당당히 '낭만자객 촬영팀'이라고 밝히고(안믿는 눈치...--;)
조감독님하고 촬영기사님하고 세트장을 방문
어린아이들처럼 재밌게 견학하고 돌아왔습니다.
황산벌 개봉하면 꼭 보러 가야지...
참..
그리고 배타고 낙화암에도 갔었는데
김기사님은 이슬처럼 사라진 3천궁녀에 대해서 상당히 안타까운(상당히...--;)마음을 표하셨고
조감독님은 시종일관 시조를 읇조리셨으며(목에 고인 각혈을 토하고..어쩌고..저쩌고...암튼 자작시임--;)
탁팀장님은 지미집을 과연 몇시간만에 낙화암에 올릴 수 있을까 계산중이셨고
저는 모니터가 필요없다는 말에 기뻐하고 있었답니다.
배타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가라앉을듯한 배에 노래방기계가 달려있어서
아줌마랑 아저씨랑 노래하고 춤추고
조감독님 은근히 따라부르시고...
저는 마치 홍상수영화같은 이 장면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자꾸 딴데로 샜네요...
암튼 촬영이 진행될수록 제대로 못하는 게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연결 체크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스크립터인게 부끄럽습니다..ㅜㅜ
더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해야겠습니다...
촬영도중 호수에 확 빠져버리고 싶었던 마음을 절대 잊지 말아야지...
준비하자 준비...
갑자기 조감독님 책상에 있던 이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알베르 까뮈
'다시는 자살을 꿈꾸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