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나는...연출부를 하구 있는가...

minifilm 2003.04.02 22:25:57
...내가...학생때...난... 뭐...특출한 인물인줄 알았다...


내 앞길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연출부...난 그딴거 안 하고 입봉 할 줄 알았다....

돈 안주고, 무식하게 사람 부려먹고, 능력이 없어도 짠밥만 차면

윗대가리가 되는 연출부...난 ...그런거 하는 사람들이 불쌍했다...

졸라 딱깔이 하다...잘 보이면...입봉 시켜주나..?

그럼 잘 안보이면 죽어라 고생하고...입봉 못하나...?


뭐...이런 저런 생각에 연출부란 거에 많은 거부감이 있었다....

특히...잠 안재우고...막 찍는다는 거...난 잠 안자면 일 못한다...


3학년때...우연히 육모 감독님과 함께 포장마차에 가게 되었는데...거기서...

모 감독님 연출부하구 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모 감독님...무섭게 연출부들 갈군다고 소문 나신 분이었다... 학생이었던 내가 알 정도면...

그 모감독님 연출부 모군...무지하게 자신의 일에 프라이드가 있었다...

나...자신의 감독을 나한테 감독님이라구 부르는 거 부터 웃겼다...

'박정희 대통령 각하' 도 앞에서나 '박정희 대통령 각하'지...술자리에서도 그러나?

없을때는 박정희다. 박정희...뭐 그게 잘못되었나?

그 모군도 그랬다. 감독님...감독님...감독님...이런...잘났군...

나...취해서 그 모군에게 막 말했다...난 그딴 연출부 안한다. 그거 왜 해?

취한 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분위기 상당히 안 좋았다 한다...

그때 맘 상했을 그분...좀 있으면 입봉하신다 한다...내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1위다...


현재...나...졸라 연출부 하고 있다...6년동안 6편째 하구 있다...

졸라...졸라...졸라...한다...

나는 왜...이 짓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렇게 혐오하구...싫어하던 일을...


기계적이고 단순하다구 비판하던 연출부 일...'나두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

술만 먹으면 이야기 하던 내가...어느날 감독님이 '이건 어떻게 생각하냐?' 했을때

아무 생각없이 표나 만들구 있던 내가 '그건 감독님 몫이죠...' 라구 말하구...

연출부는 시나리오야! 시나리오! 외치던 내가...

등장인물 이름도 못 외울 정도루 시나리오도 안읽구...

난...왜....변했지...?

능력 없는 나두...짠밥만...차서...얼결에 입봉하구...잘난척 하며 룸싸롱에 앉아 아가씨들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 뭐 이딴 소리나 하구 앉아 있는건 아닐지...



따뜻한 했살 만큼 잔인하게 느껴지는 4월이군...

...이글을....올려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