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쫑촬영..
leeariel
2003.09.15 01:05:23
몇달전 형식상 크랭크업을 하고..
전 긴 유럽여행을 다녀왔습니다만....
그래도 끝나지 않고 지지부진했던 잔여촬영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다른 영화를 찍고 있는 스탭들도 있고 준비중에 있는 스탭들도 있고 해서
많이 걱정했습니다만..
그래도 한명씩 한명씩 모여서..
태풍이 오기 직전 9월 초에
우리는 목포에서 배를 타고 4시간이나 흘러 우이도라는 작은 섬에 갔더랬습니다.
비가 연일 그치지 않던 요즈음인데..
마침 우리가 촬영하자고 정해놓은 그날은 햇살이 미치도록 따가웠더랬습니다.
그늘하나없이 내 얼굴위로 곧바로 내리찌는 햇살이 하얀 모래에 반사되어 두배로 따가웠더랬습니다.
네발로 기어야만 올라갈수 있을정도의 가파른 경사를 자랑하는 모래언덕 저 위에
미리 도착한 감독님과 촬영감독님 등...의 사람들이 무거운 오토바이를 모래속에 쳐!박아놓고
다른 스탭들을 기다리고 있었더랬습니다.
모래언덕 저 아래로는 너무나 한산한 바닷가가 보이고..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 죽도록 싫어서 그늘도 없는 그 언덕위에서 해지기 전까지 촬영했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정말 마지막 사진을 찍고
모래위로 마치 썰매타듯 내려가 바다속으로 풍덩!
귀여워의 마지막 촬영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섬에 가면 밥 세끼가 다 회라고 누가 그랬습니까...... 다들 이말에 속았죠..
하지만 마지막날 밤 우리는 민박집 주인아저씨가 직접 바다에서 잡아온 우럭을 회쳐 먹었읍죠....
모두들 얼굴이 쌔빨개지고, 다리가 쌔빨개지고, 팔뚝이 쌔빨개지고....
아마 지금쯤이면 까맣게 변하고 어느새 허물이 벗겨지고 있을테죠....
왜 쫑촬영 했다는 글을 올리지 않느냐고
녹음팀 현이 오빠가 전화를 했더군요... 아 물론 다른 용건이 있었지만...
이제와 새삼 올리기 민망했을테죠..
하지만 모두들 정말로 수고했다고..
이제서야 제대로 인사하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귀여워의 개봉은 11월입니다.
더이상 밀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이 올라오지 않음에도 게시판을 없애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봉때까지 여기 게시판을 지우지 말아주세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