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기다리기

leeariel 2002.09.29 18:46:37


꿈 많고 발랄하던 대학교 1학년 그때 그시절.....
전 선배들의 영화에 때로는 스크립터로, 때로는 제작부로, 때로는 연출부로
많이도 돌아 다녔더랬습니다.
(기억 안난다고??? ㅡㅡ)

처음엔... 이야... 영화 이렇게 찍는구나...하다가
좀 지나선 음... 머야...영화 이렇게 찍는거야? 하다가
많이 지나선 쳇... 영~~화아~~!

그래도 영화가 재미나다고...머가 그리 재미나는지...
이것 저것 배우기도 했답니다.
어떤 선배는 촬영을 하려면 사진부터 배워야 한다며
바바라 런던인지 하는 여자가 쓴 '사진' 책을 가지고 두서너달 사진에 대해서 가르쳐 주기도 하고,
어떤 선배는 몇편의 영화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콘티와 내용에 관한 것을 이야기 하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일학년을 보내고 전...이학년때 결국 연극을 전공으로 택했답니다..
왜냐구요?????
그건... 그건...
바로 기다리는게 너무너무너무 싫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연극부 선배가... 콜시간에 맞춰 마구 뛰어가며
"지각은 죽음이야!"라고 외치는 걸 보며..
교수님이 매번 수업시간에
"당신은 5분을 늦었지만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의 5분을 합치면 어마어마한 시간"이라고 이야기 했던 스타니슬랍스키의 이야기를 들으며..

'머야.. 연극은 안 기다려도 돼?'
하고 생각한 단순한 송곳... 결국 연극전공자가 되어버립니다.

학교다니는 2학년 시절 어느날...
제가 일학년때 몇번 같이 영화를 찍었던 한 선배가 학교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군인이었고..휴가를 나와 학교에 놀러온거였지요..
콜시간에 급박하게 뛰어가는 날 붙잡더니

"너 어디가냐?"
제자리 뛰기를 멈추지 않고 송곳 대답..
"소극장...왠일이야..아 오빠 휴가나왔어?"
"소극장엔 왜가?"
"연습하러.."
"너 연극해?"
"응.. ㅡㅡ"
"왜~애~?" ㅡㅡ*
"............(한 5초) 기다리는거 싫어서.. 휘릭~"
그랬던 추억이 있지요...

아아아....
지금은 현장에서 기다리는거... 익숙해졌답니다.
그래도 역쉬..
기다리는 건 힘이 듭니다.
물론..... 더 좋은 샷을 위한 기다림이겠지만...

아~아~아~ 기다림에 지쳐서 졸다 지쳐서...
오늘~도 이렇~게~ 쓰레기를 줍고 있어요~~

오케이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오케이 캐쉬백 쿠폰 모으는데 열올리는 송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