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탭 릴레이!
montazu
2003.04.23 02:29:04
오늘은 악동같은 한기업 조명기사님 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울 사무실을 오가는 숱한 남자분들 중에서 의상만은 가장 패셔너블 한기사님은
하회탈을 연상케하는 미소를 지니셨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머리 크기로 치자면 가장 크지 않을까... 당연히 인정할 줄도 아시지만,
드디어(!) 1cm 더 큰 조감독님에게 밀리셨답니다.
머리 둘레를 재던 날... 한기사님의 왠지 허탈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한 미묘한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댁이 인천이라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시나리오를 연구 하시고,
오만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생각들을 하시지만,
개찰구를 나오시며 지하철 표와 함께 개찰구 속에다 조용히 간직해두십니다.
자주 사무실에 들러 진행 상황을 파악하시고, 이따금 저희들이 우울해 하면 분위기도 띄워 주려고
지기사님과 콤비로 썰렁한 재치를 보이시기도 합니다.
이따금 왁스로 한 껏 부풀린 머리로 썰렁한 개그를 모면해 보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역시, 범상치 않으십니다.
지기사님이 콘티를 위해 매우 어설픈 연기를 쪽팔림에도 불구하고 강행 하셨다면,
한기사님은 영화를 위해 직접 출연을 하십니다.
((황산벌을 보실 분은 백제장수4를 기억해 주십시오.))
지기사님은 리허설 촬영 시에 연기하다 2번째 컷 이후로 짤리셨지만,
한기사님은 의상까지 제작 했으므로 짤릴 수 가 없습니다. 오늘 피팅하셨습니다.
게다가 편집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인물입니다. ((나름대로 출연 계획을 세우신거 같습니다))
비록 스따~일은 20대 일지언정, 사양이 낡은 컴퓨러 앞에서 속수무책이신, 아날로그 세대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한기사님은 홍탁을 즐기시는 너무 구수한 (-.-~) 취향도 있으십니다.
이따금씩 감독님이나 저희들이 어떤 문제에 있어 너무 감정적일 때엔
한 발 물러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시는 한기사님, 아직 총각입니다.
오늘은 감독협회시사실을 빌려 전체 리딩을 했습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어수선하고, 불참하신 연기자 분들도 많았지만, 꼭 필요한 시간 이었음을 느낍니다.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순재 33억으로 사극을 찍는 다는 것이, 게다가 전시 상황이라는 것이
불가능에 도전한 일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짙게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 모두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정말 대책없이 부족한 개런티에도 동의하신 연기자 분들에게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저희 제작진은 연기자 분들에게만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주연 배우부터 단역 배우 분들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들을 자주 만들고,
팀을 묶어 단합 할 수 있는 자리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제공 합니다.
또 팀 별로 함께 연습할 수 있는 장소와 제반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역을 맡은 연기자 분이라 할지라도 호흡의 중요함을 살리고자
주연 배우부터 단역 배우분들까지 차별없는 대우를 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 만들면서 이렇게 연기자 분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보긴 처음 입니다.
하지만, 감독님의 마인드가 그러하시고, 조감독님의 마인드가 그러십니다.
아주 중요한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역시 연기자 분들께서도 흡족해하시고, 오히려 감사해 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게다가 매우 의욕적이셔서 이젠 저희가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주 만나시고
연락하셔서 서로 챙겨주고, 캐릭터 보강에 애써 주십니다.
이제 저희들은 대다수 캐릭터에 대해 따로 연구하지 않아도 연기자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들이 염려했던 씬에 대해서도 연기자 분들의 자발적인 연구에 의해 좋은 의견들을 얻고 있습니다.
감독님 스스로 열린영화라고 말씀하시듯 모든 연기자와 스탭이 열린 마음이 되어 가는 것이 매우 뿌듯하게 합니다.
오늘 박중훈 선배님이 자신을 향한 채찍을 얘기하시면서 모든 연기자 분들도 그러하시기를 당부 하셨습니다.
정진영 선배님은 작은 부분이라도 함께 어울리려고 노력하셨습니다.
비록 리딩 자체가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았지만, 리딩을 통해 참여하시는 분들이 한 마음이라는 걸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신인배우 한기사님도 몹시 긴장하신 듯 합니다. ㅋㅋㅋ
그럼, 다음 분을 기대해 주세요!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