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탭 릴레이
montazu
2003.04.19 23:59:53
오늘은 황산벌 핸썸가이 지길웅 촬영기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께요.
1. 앞서 말씀드린대로 어딘선가 떠도는 소문에는 원빈을 닮았다는(?) 사모님이 한눈에 반해버린 수려한 외모의 지기사님은
외모에서부터 온화한 성품과 자상한 미소를 가지셨지요. 게다가 얼마나 의욕적이신지 저희 콘티는 지기사님의 손에서 나오고
있답니다. 늘 활짝 미소를 지으시며 스탭들을 맞이하시고, 작은 질문에도 성의껏 대답해 주시는 일명 천사(!)랍니다.
2. 그러던 지기사님과 헌팅을 다니고, 콘티회의로 합숙을 하며 오가는 대화 속에 무서운 잠재력을 발견했답니다. 사모님은
연출부 출신입니다. 현재는 가정운영을 위해 타업계에서 일을 하시지만 여전히 감독의 꿈을 키우며 하루 하루 시나리오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지요. 한편, 지기사님은 그런 사모님이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가정 경제에 위협을 느끼시게 됩니다. 그러
므로 사모님의 열정 가득한 시나리오의 첫번째 모니터링 대상인 지기사님은 적당히 칭찬을 섞어 하던일 잘해서 승진 하라고
합니다. 사기를 꺽지 않는 척 하며 싹을 틔우지 못하게 하려는 약간 빨간 마음을 갖고 말이지요. 걱정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
해 주십니다. 조심스레 여쭤 봅니다. "미안하시죠?" 문득, 정색을 하십니다. "아니, 다시 돌아올까봐 겁나." 감독님은 여전히
"우리 지기사는 천사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십니다.
3. 이랬거나 저랬거나 여전히 핸썸가이 지기사님은 스탭 엠티에서도 뭇 여성들 속에서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셔야 했지요.
엠티 후, 후문에는 "술마시고 보니까 진짜 원빈 닮았더라."는 ㄱ ㅗ ㅣ 소문이 돌았답니다. 이후에도 역시 지기사님은 콘티에
열정을 쏟으시며 급기야 사무실 근처 세종모텔에서 스토리보드 연출부 분과 합숙을 하셨지요. 정말 밥먹거나 피치 못하게
미팅이 있지 않는 한, 늘 콘티에 열중 하십니다. 그러던 중, 그날도 콘티로 밤을 새우시고 느즈막에 잠드신 기사님을 깨워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사무실 앞에서 만나기로 한 지기사님이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전화를 걸어 봅니다.
바로 맞은 편 건물 앞에서 전화를 받으십니다. 뭇여성들의 맘을 설레게 하셨던 원빈(?) 지기사님의 모습에 제작부 박양과 연출부 리양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허거거거거걱!!!
4. 츄리닝 바지에 반팔 티셔츠 한장을 입고 나오신 지기사님은 영락없는 만화영화 하니의 홍두께 였습니다. 한 쪽 츄리닝 바지는 둥둥 걷어 올리고, 티셔츠 한 쪽은 접힌데다 머리는 영락없는 쑤세미 였습니다. 게다가 세수조차 의심스러운 얼굴로 벅벅
나타나십니다. --;;; 식당에서 한 창 밥을 먹는데 누군가 지기사님을 알아 봅니다. 첫마디 "너 머리가 왜그래?"
ㅋㅋㅋ
이상 우리 촬영감독님에 대한 소개 였습니다.
지기사님은 <공포택시>로 입봉하시고 최근에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촬영하셨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수려한 외모와 온화한 성품과 좀 썰렁하긴 해도 재치도 겸비하셨습니다.
게다가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셔서 밑에서 일하는 조수 스탭으로서도 배울점이 많은 분이십니다.
영화를 위해서라면, 어설픈 연기도 전혀 마다하지 않고 쪽팔림 역시도 무릅쓰는 분이십니다.
좋죠? ㅋㅋㅋ
오늘은 전체 배우들의 체육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 메인 경기는 축구였는데, 신라와 백제가 팀을 나눠 경기를 하고, 스탭팀도 같이 뛰었습니다.
여차저차 어쨌거나 이상하게도(?) 스탭팀이 이겼다고 합니다.
상금 50만원 받았답니다.
지기사님도 지금 한창 뒷풀이를 하시겠죠?
이상, 제작부 박양의 성화에 못이겨 꾸역꾸역 써 봤습니다. ^^
이왕 시작한 거 계속 해 볼까요?
그럼, 다음 분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