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내고야 말았네요. 쫑파티!!
eyethink
2002.04.09 14:32:27
어느덧 촬영이 3월 말로 접어들면서
'정말로 4월을 넘기고야 마는 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스텝들의 지친 기색들 속에 조금씩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씬 순서표 위의 빨간 줄들과 난곡에서의 그 추운 겨울을 생각하며 다시 전의를 다지곤 했지요.
그리고.... 정말로 꿈만같이 촬영이 끝났습니다.
따뜻한 코코아 한잔이 절실했던 그 겨울에서 어느새 아이스크림을 찾게 되는 계절로 변했지만, 우리 스텝들 봄이 오는 줄도 모르고 참 고생도 많았습니다.
난곡에서... 어떤 날은 눈 쌓인 설정 때문에 꽁꽁 언 손 불어가며 무거운 눈포대 날라다 붓고, 어떤 날은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 때문에 화염 방사기 같은 걸로 그 긴 길을 일일이 녹이느라 엉덩방아도 여러번 찧었더랬습니다.
난곡에서 드디어 마지막 촬영을 하는 날은.... 어느 아저씨 덕분에 2시간 가량을 조명기도 꺼논 상태에서 대기해야 했었지요.
하긴, 하나둘 집들이 철거당하는 어수선한 곳에서 밤새 불밝히고 떠들어댔으니 그 아저씨 우리가 서운하고 밉기도 하셨을 겁니다.
모래내 시장에서 찍을 때는 어떤 아저씨가 칼-진짜로 식칼 - 을 들고 나오기도 하셨죠. 허락도 없이 어디서 촬영하느냐고. 생각만해도 또다시 아찔해지네요.
그래도 세트 장에서는 재밌었습니다. 김선화 선생님께서 맛난것도 많이 싸 오시고, 와이어 장면 찍을 때는 전 스텝이 정말 무슨 놀이대회라도 온 것인양 신나서 구령맞춰 가며 줄을 당기기도 했으니깐요. 보통때는 모니터 앞에 잘 오지 않던 스텝들도 그때는 테이크가 끝날때마다 우~~ 모니터 앞에 몰려들어 한꺼번에 아쉬워하기도 하고 '예술이다!' 기뻐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고창에서 일주일동안 앞거리를 찍고 올라와서도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흰칸들이 많았었는데, 환기라곤 전혀 안돼는 나이트클럽에서 일주일을 살다왔더니 어느새 씬 순서표엔 붉은 줄이 그득하네요.
그리고.. 신림동 미장원 촬영을 끝으로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모든 촬영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어제 쫑파티에 참석해주신 모든 스텝 여러분들, 배우분들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개봉하는날 화려한 개봉 파티에서 다시 한잔!
기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