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jabbit 2001.12.21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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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건 두 눈이고,
가장 부지런한 건 두 손발이란다.
천 리나 되는 밭을 갈아야 할 때 두 눈은 그 먼 거리를 보면서
'저걸 언제 다 갈까?'
게으름만 피우고 세월 다 보내지만
두 손발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말없이 조금씩 밭을 갈아나간다.
그렇게 하다보면 밭을 다 갈 수 있지.>

제 책상 한구석에 얼마전 새로 이사와 자리잡은 작은 탁상용 메모지에 적힌 오늘 날짜의 글입니다...
박진식 님의 글인데....

늦은 밤..  이것저것 조용히 생각하다보니..
문득 눈에 이 글이 와서 팍~ 박히네요...
게으른 눈은 그걸 보기만 했고.. 역시.. 부지런한 두 손이..
열나게( ^^; ) 오타를 수정하면서 두드리고 있군여...  ^^;;


낼이면...  최종 편집본 네가를 받고
녹음실에서 최종 믹싱(수정했어요..)을 다시 하게됩니다...
차곡차곡 진행해야하는 많은 일들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하루 하루 지나는게..  앞이 안보이는 숲을 마구마구 헤쳐가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이걸 언제 다 만드나...' 하는 생각이 3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들었는데....  어느새 부지런한 손발이...   ^^

기술시사를 하고 나선...
맘이 참 이상 야릇하더라구요....
아직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제가....
개봉하나 해보구 영화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라고...
까치님께(우리 대표님이예요)  겁없이 했던 말이 새삼 머릿속을 멤돌더군요... 헐~ 얼마나 제 말이 당돌하게 들렸을까요...  --+

얼마전 마케팅 팀에서.....
아니 꽤 얼마전.. 마케팅팀에서 스탭들에게 앙케이트 조사를 했어요...
질문 하나가..  
'마리이야기 이렇게 봐주세요' 였는데....
제가 '있는 그대로 그대로 봐주세요' 라고 썼지요...
그때만해도.. 정말이지.. 그냥 별로 쓸말두 없구.... (구찬기도 하구.  ^^ 으놔언니 미안~~)
그리구. 그렇게 쓰면 왠쥐~ 멋있게 보일 것 같아서 그렇게 썼는데...
지금 맘은.. 정말이지 꼭~ 그래요....
더 부풀리지도 말구 내리깔아 보지두 말구....
그냥 보이는 대로...  그렇게들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습니
다.

아무런.. 기반없이 시작해서... 참 무모하면서도 순진하게 시작해서...  한번 해보고야말겠다 라는.. 그런 맘으로..
그런 맘으로 지금까지 버텨왔거든요....
오다오다 힘들때면...  여기서 무너지면...
담엔 누가 할 수 있겠냐는.. 그런 책임감두 있었구요...
물론.. 나 아님 다른 누구도 나만큼 못할거라는 자만도 있었지요..
(b형이거덩요.... 우리 회사 대부분의 직원의  혈액형이...
b형 성격 아시죠? 자기만족주의에 빠져있는.. 클클..)

암튼... 말이 횡설수설 장난아니군요...
개봉이 얼마 남지 않고... 해야하는 일이 3년만에 첨으로 많고..
오늘.. 사실.. 텔레시네 하는 곳에서 바람맞고 작업실로 돌아와서리, 두 손과 두 발이..  가만있질 못하구..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그나저나. 저녁을 못먹었군요...
배가 갑자기 고파오네....요.....  

늦은 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담에 또 뵙지요...


ps)오랜만에.. 그림 하나 올릴께요...
     남우가 미술시간에 그리고 있는 그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