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어느 바닷가
jelsomina
2001.05.15 00:05:32
해지는 풍경이 잘 보이는 "도향"이라는 찻집이 있는데 ..
거기 주인은 거기 사람이 아닌것 같아요
거길 다녀간 사람들이 이곳은 참 좋은곳이라고 낙서를 한것들을 주욱 걸어놓은 ..
그 아주머니 여기 사람들 여기 사람들.
그러면서 얘기 하는데 여기 사람들 돈 많이 번다고
돈이 바다에서 많이 난다고 ..
그래서 우리는 차 마시다가 음 바다에서 돈이 많이 나는구나 했죠 ..
창 밖 풍경으로 우리 팀이 섭외하고 나간 배가 지나고 .. 무전기 연락이 오고
물론 .. 혹시 그림에 걸릴지 모를 "부표"에 까만색 봉투를 씌우러 가는 배죠
참 좋은 곳이 많습니다.
우리를 도와주러 오셨던 박위원님은 바람이 많이 불어 녹음을 하진 못하겠다고
돌아가시는데 ..그냥 휘적휘적 ... 나이가 많으신 분인데 ..
배낭메고 .. 그냥 바닷가를 따라 난 작은 국도길의 간이 버스 정류장에 서 계셨습니다
무전기에서는 박위원님이 떠나신다는 제작부의 연락이 오고 ..급히 가 봤더니 ..
그렇게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시더군요..
강진 까지 모셔다 드리겠다고 해도 ..평생 이렇게 살았는데 그냥 이게 좋다고
됐다고 .. 밤 기차타고 올라간다고 ..
인사만 드리고 버스가 오는것도 보지 못하고 전 현장으로 갔죠 ..
저도 그렇게 툴툴거리는 버스타고 여행가고 싶습니다.
요즘은 길을 잘 닦아놔서 먼지는 나지 않겠죠
그분 처럼 그렇게 멋있게 버스를 기다리지도 못할것 같습니다
바람이 불면 보리밭에 파도가 치고 ..참 좋은데
소리는 영 안좋더군요 ,,.. 소리는 작은게 좋아요
속삭이는 소리가 더 좋은게 그런 이유인가봅니다
소리 치지 마세요 ..작게 얘기하는게 더 좋습니다.
그리구 다음날 정선으로 이동했습니다.
강진에서 광주로 호남 고속도로를 타고 경부 중부 영동 .. 진부를 거쳐 다시 정선으로 ..
스텝들이 거의 녹초가 되도록 운전을 하고 그날 강가 보충 촬영 ..
그리고 그날 다시 밤 국도씬 촬영 .. ..
좀 강행군을 했습니다.
강진도 좋고 ..정선은 역시 좋고 ..
영화찍는일을 하면 주변 풍광같은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을텐데 ..
밤 국도 씬 찍을때 선두차량에 탑승해서 현장에 이것 저것 전달했는데
제가 "컴텍" 을 쓰고 있었거든요 ?
컴텍? - 모르는 분들을 위해 .. 무선으로 대사가 들리게 해놓은 장치.
하늘에 참 별이 많았습니다.
스텝들도 모니터 확인중에 뒤에 서서 하늘을 보며 어디가 북두 칠성이네 작은 국자네 ..
하고 애들처럼 그랬으니까요 ..
아주 깜깜한 그런 국도 였는데
지태씨가 "오늘도 별이 졌다네 ~ 나의 가슴이 무너 졌네" .. 노래를 하더군요
그러더니 묻더군요 ..별에 관한 노래가 뭐가 있는지 ..
이영애씨는 생각나는게 있다며 부르는데 ..
"별들이 소근대는 ..~~.밤거리 .."
장난기가 많습니다 이영애 씨는 ..
물론 촬영차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컴택을 쓰고 도청하듯 들은겁니다 ..
그냥 웃고 ..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