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중앙아시아 특별전 상영

jiff2008 2008.02.20 14:24:51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중앙아시아 특별전 상영

- 의문의 죽음 ‘빅토르 최’, 영화로 고국 땅 밟다
-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 110주년 탄생 기념 상영

(재)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 조직위는 오는 5월 1일 ~ 9일까지의 영화제 기간 동안 ‘특별전 : 포스트 소비에트 중앙아시아 5개국 영화’ 상영을 발표했다.

지난 5년간 비서구 지역 영화를 소개해 오며 국내 관객들의 시야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전주국제영화제는 2008년 중앙아시아 5개국 작품 12편을 특별전으로 소개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빅토르 최와 에이젠슈타인의 흔적을 가진 나라, 카자흐스탄
- <바늘>, <카이라트>, <1941-1944년 알마아타에서의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라쉬드 누구마노프’ 감독의 <바늘>은 1980년대 소비에트 시대의 아방가르드 음악가 ‘빅토르 최(한국계 2세)’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더욱 유명해진 영화. 1990년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기 직전 한국공연을 준비했던 그가 끝내 밟지 못했던 고국 땅을 자신의 유작 <바늘>로 찾게 되어 그 의미가 더 크다. <디지털 삼인삼색 2006>에 참여한 바 있는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의 <카이라트>는 방황하는 20대 청춘의 내면이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자흐스탄 다큐멘터리의 대가인 ‘이고르 고노폴스키’ 감독의 영화 <1941-1944년 알마아타에서의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은 <폭군 이반>을 함께 촬영한 동료들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 110주년 탄생 기념으로 올해 특별히 초청한 작품이다.

실크로드에 명작을 담다, 키르기스탄
- <그네>, <버스정거장>, <내 형제, 실크로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은표범상’,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초청에 빛나는 ‘악탄 아릠 쿠바트’ 감독(<그네>, <버스정거장>). 낭뜨영화제 ‘그랑프리’, 아시안영화제 ‘그랑프리’의 ‘마라트 사룰루’ 감독(<내 형제, 실크로드>). 각종 영화제에서 중앙아시아 영화의 오늘을 선보이고 있다.

중앙아시아 영화의 모더니즘을 이끌다, 타지키스탄
- <형제>, <창문>, <노란 풀들의 시절>
타지키스탄 영화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흐치야르 후도이나자로프’ 감독의 <형제>는 중앙아시아 영화의 모더니즘을 이끈 첫 작품. 그리고 이번 특별전의 유일한 여성 감독인 ‘마이아람 유수포바’ 감독의 <창문>과 <노란 풀들의 시절>은 타지키스탄에서 일어난 6년간(1992-1997)의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오랜 전통과 깊은 검열, 우즈베키스탄
- <연설자>, <틴에이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영화전통과 국영체제 영화제작시스템을 바탕으로 영화제작이 이루어지는 나라. ‘유스프 라지코프’ 감독의 <연설자>는 전통적 일부다처제를 개조하려는 소비에트 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리고 ‘얄킨 투이쉐프’ 감독의 <틴에이저>는 여성 3세대로 이루어진 한 가족을 소년의 시각에서 바라본, 중앙아시아 영화로는 드물게 젠더를 주제로 하고 있는 영화다.

단절된 영화제작의 맥을 잇다, 투르크메니스탄
- <대지진의 밤>
투르크메니스탄에서의 영화 제작은 1996년 시작된 영화 억압 정책으로 전면 중단되었다. 1996년 정부의 작업 중지처분 이후 2004년 가까스로 <대지진의 밤>을 완성한 ‘무라트 얄리예프’ 감독. 그렇기 때문에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상영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오늘날 중앙아시아 영화는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는 해외영화제 수상이나 상영을 통해 알려진 감독들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악탄 아릠 쿠바트, 마라트 사루루, 에르네스트 압듸쟈파로프 등이 그 중심에 있는 감독들이다. 더불어 카자흐스탄의 카자흐필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영화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본 특별전을 기획한 전주국제영화제 임안자 부집행위원장은 “중앙아시아 특별전은 중앙아시아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며, 이번 특별전과 함께 영화제 기간에 출간될 책자는 이 지역 영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