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 월드 시티즌(World Citizen)에 맞춰 하늘거리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분홍신'을 신은 무용수가 등장해 춤을 춘다. 8일, 붉고 푸른 조명과 드라이 아이스 연기로 자욱한 홍대 앞 클럽 롤링 홀에서 김용균 감독의 <분홍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혜수, 김성수 주연의 공포 영화 <분홍신>은 <와니와 준하>로 알려진 김용균 감독의 작품으로 안델센의 동화 '분홍신'을 모티브로 하는 호러물. 우연히 지하철 연결 통로에서 분홍신을 주운 주인공 선재(김혜수 분)가 분홍신의 저주를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에서 죽음의 위협에 빠지게 되는 딸 태수(박연아 분)의 엄마 역할을 맡으며 처음으로 어머니 연기를 하게된 김혜수는 "전형적인 어머니 캐릭터는 아니다"며 "기혼자라는 느낌보다는 성숙한 여자, 아이가 있는 여자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김혜수는 선재가 지닌 탐욕에 대해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지닌 본질에 가까운 욕망, 선재 자신도 인식 못했던 욕망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선재를 사랑하는 남자 인철 역할을 맡은 김성수는 "다음에도 함께 영화를 찍고 싶은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며 "공포 영화를 찍으면서도 안 무서웠다. 그런데, 혜수 선배가 놀라는게 무서웠다(웃음)"고 말했다.
<와니와 준하>와는 다른 분위기의 영화, <분홍신>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게된 김용균 감독은 "공포 영화가 나와 잘 맞을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으나, 내 자신이 즐기면서 촬영한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감독은 또, "극단적 공포는 배우들로 하여금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며 "김혜수, 김성수 두 배우의 기존과 전혀 다른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히 익숙한 공간, 많이 보던 장치들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는 감독의 자신감이 묻어있는 공포 영화 <분홍신>은 7월 1일 관객들을 만난다.
가끔 들려보시면 자기에게 꼭 필요한 어떤것을 건질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