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 2 : 개념, 틀, 방향]이
발간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미디액트 미디어교육의 실천과 경험, 평가를 바탕으로 한 연구보고서 [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 2 : 개념, 틀, 방향]이 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5년 여의 미디액트 미디어교육의 실천을 이론화한 것이자, 그간 한국 미디어교육이 갖고 있었던 빈 칸을 메우고자 하는 도전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의 하나입니다. 미디어교육이 늘어갈수록 ‘왜'라는 질문은 묻어둔 채 미디어교육을 실행만 하는 ‘행위 지향'이 미디어교육의 목적과 방향에서의 공백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디어교육이 자리해야 하는 ‘목적 지향'을 밝히며 미디어교육의 새로운 실천을 채우고자 합니다.
미디액트는 지난 2003년 [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이라는 교육보고서를 발간하며, 기존 미디어교육에 목적과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제 [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2 : 개념, 틀, 방향]을 통해 미디어교육의 목적과 내용체계, 기획-운영-평가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 미디어교육의 목적과 내용체계, 기획-운영-평가로 이루어집니다. 미디어교육의 목적을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교육참여자의 임파워먼트',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보'로 설정하고, 교육을 기획-운영-평가하기 위해서 다시 네 가지 하위 목표, ‘미디어 권리 인식', ‘비판적 미디어 읽기와 표현능력 확장', ‘사회적 목소리 발언', ‘의제 담론화를 통한 변화'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미디어교육의 활동을 ‘읽기', ‘쓰기', ‘나누기'의 미디어 향유방식으로 구분하여,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내용 틀을 변화를 담지한 네 개념 즉 ‘주체', ‘재현', ‘언어', ‘구조'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미디어교육 실천 전략 구성 즉, 기획과 평가의 과정을 단계별로 제시합니다.
하나의 책에서 미디어교육의 목적과 내용체계, 운영과 평가에 대한 것을 모두 담고자 했기에 각각의 설명이 압축적으로 이루어져서 쉽게 이해되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미디어교육의 변화되는 지형 속에서 하나의 일관된 체계로서 미디어교육의 개념, 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 점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이 책을 매개로 미디어교육에 참여하는 많은 이들이 함께 토론하고, 더불어 교사 교육과 같은 후속 활동을 병행한다면 부족한 지점들을 채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책소개 및 신청 페이지
http://www.mediact.org/web/morgue/book_view.php?code=&mode=View&bbid=&type=&p age=&part=&nums=102&numC=&grp=&sfl=&stx=
* 등대같은, 푯대같은
- [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 2 : 개념, 틀, 방향]을 읽고
류미례 / 다큐멘터리 감독, 미디어교육 교사
글쓰기 직전, 문득 울린 전화기를 붙들고 긴 통화를 했다. 올 가을부터 새로이 미디어교육을 시작하게 될 특수학교의 선생님이었다. 몇 사람을 거쳐서 온 분이라 대화를 나누는 건 처음이었다. 길고 긴 통화를 하면서 나는 오(정훈).홍(교훈).박(혜미) 선생님을 떠올렸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 그 사람들은 어떻게 말했더라? 이런 복잡한 상황이라면 선생님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뭐 그런 생각들.
살아오면서 꼭 기억하고 싶은 두 만남이 있다. 취재하다 만나서 마음을 다 가져가버린 다큐멘터리가 그 첫 번째이고 그 다큐멘터리가 인연이 되어 만난 미디어교육이라는 게 두 번째이다. 2005년, 처음으로 미디어교육이라는 것을 만났다. 그 전에도 미디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저 다큐멘터리 만들던 경험을 나누는 정도였다. 2005년 여름, 처음으로 미디액트를 만났고 그렇게 미디어교육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4년차,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교육을 만나고 있다.
만남이라는 건 항상 구체적이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를 하다가 “저도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의 그 두근거림. <봉천9동>을 보고 무작정 찾아오신 특수학교 선생님의 “우리 학교 고3애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는 질문에 함께 답을 찾고 싶은 열망... 물론 나는 거의 대부분 “미디액트라는 곳이 있는데요...”라는 말로 시작해서 “거기 오.홍.박. 선생님을 찾아보세요”라는 말로 끝을 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오.홍.박 선생님들도 이런 만남들이 참 많을 텐데 그 분들에게 미루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몇 번에 걸쳐서 교사워크숍에 참가했었고 이런 저런 소식지들과 발행물들, 교육결과물 CD들을 공짜로 받아왔는데 뭔가 역할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내가 교육기획을 시작하게 된 소박한 이유이다.
보호받던 아이는 홀로 서기까지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나는 미디액트 교사로서 지냈던 2년의 시간을 자꾸 돌이켜본다. 교육 시작 전에 어떻게 준비를 했었는지, 교육이 시작되면 어떻게 운영하고 평가했었는지, 그 마무리는 어떻게 했었는지. 메모지를 뒤적이고 기억을 헤집으며 내게 다가오는 현재의 시간들에 의연히 맞서려 하고 있다. 가끔은 지나온 시간동안 항상 지켜봐주던 홍교훈 선생님이 더 이상 옆에 없다는 사실이 서럽기도 하고 부닥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망연해지기도 했다. 그리하여 문제더미를 몽땅 싸안고 미디액트로 찾아가볼까 하는 생각을 안한 것도 아니지만…… 결국엔 안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들은 처음 교육을 기획하고 참여자들과 함께 숨을 쉬고 있는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을.
『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2-개념·틀·방향』이 나왔다. 소설읽기만 좋아하는 내가 딱딱한 단어들로 이뤄진 이 책을 과연 끝까지 읽어낼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펼쳐보았다. 그리고 난,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 속 딱딱한 단어들 사이에서 많은 것들을 발견했고 이제 더 이상 오.홍.박. 선생님을 찾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때로는 산파술로, 때로는 지적으로, 때로는 자료제공으로 내 발걸음 앞에 등불을 비춰주던 오.홍.박 선생님들처럼 이 얇은 책 안에는 그동안 미디액트가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내용으로 만나왔던 시간들이 압축되어 숨쉬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항상 빠져든다. 심하게 빠져들어 버린다. 함께 하는 참여자의 상황 속으로, 그의 바람 속으로. 그리하여 작은 성취들을 줍다 보면 어느새 길을 잃은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 미디액트와 함께 했던 교육 때에는 오.홍.박 선생님들이 바로 잡아 주었지만 이젠 그 분들 없이도 걱정 않고 빠져들 것같다. 이 책은 미디어교육 현장에서 등대처럼, 푯대처럼 첫 마음과 갈 길을 가리킨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을 지표삼아 현장에서 땀 흘릴 교사들과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다. 우리들이 빠져든 오솔길에서 발견한 것에 대해서, 또 그 길에서 빠져나와 목적지까지 걸어왔던 그 긴 행로에 대해서 논쟁하고 제안하고 또 함께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힘으로 내 앞에 놓여있는 이 길을 다시금 묵묵히 가고 싶다.
가끔 들려보시면 자기에게 꼭 필요한 어떤것을 건질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