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을 떠나다. 촬영일지(3)
kjwmovie
2001.11.17 02:32:40
계속 이어집니다.
촬영은 시나리오 시간 순서대로 이어졌습니다.
촬영의 대부분이 방씬이고...같은(형광등) 조명이기 때문에...
연기자의 감정선을 살리며 찍기로 한거죠.
주로 여배우가 촬영이 되고...
과거 촬영장면에서 여배우와 남자배우와의 샷들...
여배우만 잡은 경우는 간혹 카메라 워크가 있었으나
투샷의 경우는 거의 픽스였습니다.
그리고 오버더 숄더샷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떠오른 문제점 중에 하나...
오버더숄더샷을 하다보니...특히 실내샷에 경우
어깨걸린 사람이 조금 심하게 움직이거나 프레임 아웃 됐을시에...
상대편 얼굴의 노출이 바뀝니다.
이 경우 화이트 문제라던지...수동노출을 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동안 여러군데로 알아보니...
기종의 문제나 노출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캠코더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이번 촬영에 여러가지를 시도하다 보니...
그동안 종전의 촬영의 고정된 샷에서 발생되지 않던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발생했습니다.
꽤 많은 촬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앞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계속 생길지...
말이 나와서 디지털 캠코더의 문제점을 들자면..
포커스 맞추기가 힘들다.
조그만 뷰파인더나 액정(vx-1000은 없지만)으로 조금 어두운곳의 포커스를 맞추기다 보면 진땀을 다 뺄정도입니다.
또, 노출 맞추기...노출계로 노출을 맞추기보단 차라리 뷰파인더를 보고 노출을 맞추는게 더 정확합니다. 어차리 뷰파인더 영상하고 거의 똑같으니까요. 그래서 어느분은 섣부르게 일반조명을 쓰느니 차라리 포기하는게 훨씬 낫다고 하십니다.
실제로 어느촬영팀은 디지털 영화조명에 대해 어느정도 무시를 하고 arri 세트 2개를 가지고 갔다가 1세트만 쓰고...
영상의 때깔적인 부분에서도 실패를 했습니다.
하여간 촬영은 이어지고...어느정도 목표량을 채웠습니다.
그러다가...날밤을 새워 새벽녘에 다음촬영을 위해...
여자들은 연출자방에서 자고..남자들은 인근 여관을 찾아..
잠을 청했습니다.
그 다음날..촬영장소로 가니...여배우는 준비중에 있고...
모두 스탠바이전..계속되는 촬영...
특히 고생했던 부분은 오버더숄더..촬영
남자배우의 연기 때문에...계속되는 테이크...
모두 지쳐가고 힘들어했죠. 그러다가 도중에 야식을 시켜먹구요(연출자가 먹는건 잘먹자는 주의였기 때문에)
그러다..냉장고에..카메라를 넣고..냉장고를 여는 배우를 잡는 샷.
음...이런 촬영은 많이들 하지만...저는 처음이기에...
내가 냉장고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포커스를 맞추나 10초간 고민하다가...(후후)
여배우가 서있을 위치에서 캠코더가 놓일 곳에 포커스를 잡고...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걸...
그리고...배우가 열쇠를 집어들고..보고..하는 씬을 찍고나서
드디어 여배우가 열쇠를 보고 기절하는 샷...
밑에서 로우앵글로 잡는데...음
위의 형광등이 걸리더군요.
아..역광이 생기고...보기도 좋지 않아...
배우머리로 형광등을 가리고..
배우머리가 작아(?) 형광등을 다 가리기가 매우 힘들더군요....
하여튼 그래서 배우가 쓰러지고 나면 화면 한가운데에 형광등이 역광으로 나타나게 했는데...음 그러니 웬지...콘티상 의도하지 않던 좋은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그리고...바로 촬영에 들어갔는데...배우 비틀거리다가 쓰러지는데..쿵~~~~~
헉, 엄청나게 큰 소리...
옆에서 보고 있던 조연출은 놀래 뛰어 나갔고...
카메라만 보고 있던 저는 배우가 쓰러지면 트라이포드를 건디리는 바람에 배우가 크게 다친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배우의 몸을 아까지 않는 실감나는 연기였죠...
어 정말 감탄할만 합니다. 바닥에 쓰러지는건 보이지 않으나...소리 하난 정말 죽입니다.
원래...푹신한 담요를 갖다놓고 찍어야 되는데...
흠...하여간 그랬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여담이지만...출연해주신 배우분들에 대해 한마디..
남자배우:
저랑 같이 성남에 사시는 분으로 어렸을 때부터 아역배우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군대 갔다오신 뒤로 다시 재기(?)를 노리시는 분입니다. 자신은 내성적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처음 오디션부터 본인게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스탭들에게 말걸고...질문하고...처음 만나는 사람들한테 보기힘든...친화력을 보여주셨죠. 그런데, 문제는 웃기려고 하는데..
나머지 사람들의 반응이 냉담하다는데 있죠.
그래서 그걸 만회하려고 계속 시도를 하는데...계속 되는 수렁속으로 빠져만 들고...그분의 개그 스타일이 이렇습니다.
운전중,,,전화가 왔죠...핸즈프리로..
친구가..그냥 전화했다고 그러니까...
그분 말씀이....너 왜그리 싱겁냐...소금 좀 쳐야겠다..!
헉~! 그분의 유명한 솔트개그 스타일이 이렇습니다.
주연여배우:
처음 오디션 볼때부터...여성적이고..조용하신 분이란걸 금방 알 수 있을정도였죠. 이런분이 이번 힘든 촬영에서도 얼마나..열성적으로 잘하시던지...스탭들이 감동을 할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촬영만 끝나면 여지없이 여성적인 성격이 드러나죠.
제가 힘든 촬영속에 농담을 몇번 했습니다.
그러자, 이 배우분...말씀.... 촬영감독님은 장난꾸러기...!
이분한테는 제일 심한 욕이 이런겁니다.
그래서..날씨가 좋지 않아 촬영하기 힘들때에..
여배우님이 잠시 화장실 가신상황에..
저분은 분명 하늘을 보고...하늘은 심술꾸러기..라고 할거라고 말했다가..배우분께 들통나...제일 무서운 째려보기를 십초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가끔 우스운말을 던지시는데..문제는 눈치가 보통 빠르지 않는 사람은 그게 개그인지를 알아내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참뒤에 그게 웃기려고 한말이였구나..하고 그 때, 웃었어야 하는데 하고 후회를 한다는데 있습니다.
조연 여배우:
이분은 여러 장편영화에 출연도 하시고...현재 연극을 하시는 분..
첫 인상은 날카로운 편인데.. 알고보니 굉장히 성격이 좋으시더군요. 나중에 쫑파티때도 노래도 매우 잘하시고...
특히 연기부분에서 연출자가 따로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프로의 냄새가 납니다.
눈물에도 출연하셨다길래...이번에 비디오를 빌려다 볼 생각입니다.
하여간 계속 지켜보면서 배우로서나 인간적인 면에서 굉장히 둥글둥글하고..모난 부분이 없다는데 놀랐습니다. 원래 고등학교때부터...연애같은거 하면 큰일 아는줄 아셨다고 그러네요..
이번 촬영은 특히나..연기자분들의 힘이 굉장히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실내장면을 모두 하고...
촬영된 테입을 모니터 하면서 연출자가 재촬영분을 끄집어 냈습니다. 처음에 말한 책장에 책을 꼽는 장면...과 오버더숄더 촬영..이건 노출이 왔다갔다 해서인데...다시 재촬영을 해서 나아지진 않는다고 했지만...좀 더 빛을 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연출자의 생각에 의해 재촬영분에 속해짐 (그러나 결과는 똑같았음), 프레임 구석에 흰 하드보드가 잡히는 바람에 재촬영, 그러나...편집때 재촬영분 말고..원래것을 쓰기로 함...얼굴이 어둡게 잡힌것등...인서트랑 해서 한 7-8개 정도 됐습니다.
이건 지금 새벽이니 아침에 자고나서...
다음날 아침에 낮씬을 하고 나서 재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낮촬영에 대해 연출자와 저와 실갱이가 오고갖죠...
하여간...별건 아니구요...
낮촬영은 다음에...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