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단편영화가 좋다...
kjwmovie
2001.09.22 03:12:01
안녕하세요!
원래 개인적으로 도배를 싫어하는데...
도배가 되네요..
며칠전에 아는 후배 부탁으로 처음으로 단편 dv작품를 만드시는 분들에게 자서 조언을 해드렸습니다.
저도 프로는 아니지만..그분들은 콘티를 어떻게 짜야 되는지도
모르셔서요...
제작년 겨울 35mm 단편 연출부 있을 때,
저녁에 충무로 조명부 촬영부 분들이랑 술을 마셨습니다.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촬영 퍼스트 분께서 말씀 하시더군요.
더러운 충무로(?)를 욕하며 독립영화를 하겠다는 사람들은...
사실은 더럽고 치사한 충무로 바닥에 더렵혀지기 싫고...
그래서 영화 주위를 빙빙 맴도는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고
그러시면서.. 한국영화를 개혁하려면...
더러운 충무로 판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하는..말씀을..
그 얘기가 어떤식으로든지 꽤나 오래 기억에 남더군요..
같은 영화팀에 일원이랑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왜 우리가 단편영화를 하는지...에 대해서
사실 장편영화 연출부에 있어서..(망한 영화지만 경험은 있습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보다 개인작품 하는것에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충무로가 더럽고 무서워서 뛰어들지 못하는건 아닙니다.
어차피 영화 한다는 사람들...거의 쓴맛 단맛 안본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치사하고 더럽고 배신을 두려워하는게 아닙니다.
거의 장편을 목표로 생각하시겠지만...
단편를 한번도 만들어 보지 않은 연출자가 장편을 잘만들 수 있을까요? 옆에서 10년을 지켜보는 것하고 자기가 딱 한번 해보는 것 하곤 정말 틀리니까요.
연기도 못하는 내가 연기지도를 하고...
직접 편집도 하고...사운드도 집어넣고...
그러면서 새로운 생명이 하나 탄생하는 기쁨을 느끼며...
점 점 작품의 수준이 조금 조금씩 향상되어 갈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전 그렇게 조금씩 영화인이
되어가는 거겠죠.
처음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드리면서...
제가 처음 영화 만들때 생각이 나더군요.
전 그보다 결코 나은실력이 아니였으니까요.
그분들에게 제가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의 반도 다 못해드렸습니다.
그러면서 느낀점은...
아 그때 난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라고요.
전 아마 당분간은 단편영화 작업을 쭈욱 할 생각입니다.
간혹가도 아르바이트도 하겠지만요...
아..글이 좀 길었네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