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일

mee4004 2002.08.27 14:25:58
좋아하는 만화가 있었다.
원작자를 만났다.  영화하고 싶다고 했다.  원작자도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먼저 계약하는게 순서지만 시놉시스(왜냐면 원작에서는 일부만을 인용하는거니까)나오고
원작자의 이야기도 좀 듣고 계약서는 쓰자고 했다.  구두로만 이야기했다.
(사실 회사 기획실에서 처음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시놉이 잘 안나와서 전화를 몇번인가 했고 그러면서 원작자를 참 좋아하게 되었다.

원작자에게 전화가 왔다.
잘나가는 투자배급사를 등에 업은, 요즘 충무로에서 젤 잘나간다는 작가(?)가 대표로 있는 영화사
에서 제안이 왔는데 거기랑 하고 싶다고.
할말이 없었다.
그 회사는 시나리오 작가를 7명이나 데리고 있다고하고, 영화파워 다섯손가락 밖에도 밀려본적
없는 사람이 투자해서 만든 회사란다.

화가 났다.  내가 잘못했는데도 화가 났다.

시놉시스 두달동안 열심히 쓴 작가언니 한테는 뭐라 말하나.
다행히(?)도 대표가 그동안 일한 보수는 얼마라도 챙겨주자 해서 조금은 맘이 나아졌지만,
우리 작가언니 고민 정말 많이하고,
재밌게 이야기 방향 잡았는데, 확 김이 빠진다.
생각 같아서는 꽝! 하고 그놈의 회사하고 붙고 싶지만... 이년저년해가며 누구 머리끄댕이라도
잡고 싶지만,
이런 한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 정말 좋은 날이 오리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