햏햏햏

73lang 2004.06.01 17:41:35
들어선 문을 쳐다보고는

난 뭔가를 영원히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제까짓것덜..이해 하지 않아도 될 그런것들 말이다.

화장실 안에서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이런 곳에서 그뇨랑 마주치게 되다니...




그뇨 : 내 첫남자 이름은 **였따. 지금은 떠났지만..


나도 뭔가 응답을 해야혔따.

근데 이런 경우 100이면 100 적당치 못한 멘트럴 치고 만다.


14타 : (절라리 쿨한척 목소리럴 깔면스롱) 그럼 희망만이 떠난거여

그뇨 : .....;;;;;(무쟈게 썰렁하다는 표정)..........

14타 : (어색함을 지울려는디끼 갑자기 그뇨의 손을 들어보이며) 야, 주목 져봐바



그뇨가 주먹을 쥐자 흉터인디끼 점인디끼 화상인거 같기도 한 손꾸락덜의 점들이 헤쳐모여를 한다.

주먹을 쥐면 손등에 나타나는 문신... 장미와 그뇨의 첫남자 이름 ㅡㅡ;;;;;;;


14타 : 미안혀

그뇨 : 뭐가?

14타 : 아니 기냥...

죽 끓듯이 항상 뇌까리던 말....내겐 아주 쉽게 튀어나오는 말이다.






성형수술을 받았는지 예전처럼 손등의 문신들은 안 보였지만 그뇨가 분명했다.

압구정동의 **이라는 이곳....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테이블 마다의 면면들이 흥미롭다.

주로 남자 한 두명에 뇨자가 여러명...

화류계쪽 사람덜잉가?

쌍통이 들 알려진 연예인 한 두명도 눈에 띄고...

직업을 알순 없어도 함부로 대하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로 똘똘뭉친 그런 사람 서너명

기생 오래비 같이 생긴 넘들 대부분...

그외 죄다 뇨자덜이다.

무슨 퍼레이드 걸이나 연예인 모집에서 여러번 떨어졌을 법한 나가요 느낌이 나넌 뇨자덜....

모두덜 같은 병원을 댕기나? 이뿌긴 헌디 이목구비가 죄다 비슷헌 느낌덜이다.

이런 곳에서 그뇨럴 만났다.



변기 물내리넌 소리가 들리고 난 후

주방장이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옴스롱

갑자기 내게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나럴 딴 사람이랑 착각혔나??

엘레강스허구 럭셔리헌 느낌이 나넌 비싼 곳에서 술을 먹다보면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대해준다넌 장점은 있다.

투더리성헌티 옆테이블의 뇨자가 아넌체럴 혔다고 주절거렸다.

감독(들), 씨쥐업체 대표 CEO, 개인투자자, 작가, 매니져 등등 내가 어쩌다가 이런 술자리에 끼게 뒤야쓸끄나??

그뇨넌 긴머리럴 쓸어올림스롱

백금팔찌가 스르르르르 흘러내리넌디끼 팔안쪽에서 멈췄었다.

내 시선도 멈췄다.

그뇨가 알듯 모를듯 내게 눈인사를 헌다.

난 하마터면 먹던 것을 입밖으로 흘릴뻔혔다.

아....그뇨가 맞구나!




투더리성과 4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도 난 좀처럼 취하지가 않았따.

옆방 아줌니헌티 밀린 전기세를 줘야헌다.

차마 차비가 읍다넌 말은 할수가 없었다.

내게도 자기연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아니라면 눈까리에서 이 줄줄 흐르넌 것은 대체 뭘끄나?

왜 구질구질허게 사냐고?

부모도 학번도 읍씨 음지에서 10년 동안 굴러봐라

비빌 언덕도 읍넌 놈에겐 삶 자체가 꼬질꼬질헌 신파가 된다.


(최희준의 ‘맨발의 청춘’에 맞춰서)

학번도 직업도 나는야 가진게 없어
밤거리의 충무로를 누비고 다녀도
영화만은 단 하나의 목숨을 걸었다아~
영화판 쌈마이라 욕하지마라~~!
영화를 태양처럼 우러러 보는
14타 너의 꿈을 알아줄날 있으리라
(간주중 간주중~♪)
부모도 형제도 나는야 가진게 없어
충무로의 영화판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 하나의 목숨을 걸었다아
영화판 껄떡이라 욕하지 마라~
뇨자를 태양처럼 우러러 보는
14타 너의 꿈을 알아줄날 있으리라~

햏햏햏

2시간을 걸었다.

그뇨럴 떠올림스롱 되뇌였다.

"이뿐아...우리 더 이상 지치진 말자구"

우겔겔







뱀발 : 이글언 풍년상회에도 올렸슴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