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요...

montazu 2003.08.09 23:25:42
매번 하면서도 어렵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스크립터는 머리가 좋아야 하고, 콘티에 익숙하고, 컷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그걸 이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프러덕션에서 스크립터는 촬영내용을 기록합니다.
이 촬영내용을 기록하는 것은 후반작업에 필용한 촬영 소스들을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scene, cut, take, ok, keep, ng (keep과 ng는 사유를 적어야 후반작업시에 감독 혹은 편집기사님이 사용여부를
판단하는데에 도움을 줍니다.)를 기록하고, continuity를 적거나 그립니다. 배우의 동선과 위치, 카메라의 위치와 이동방향을
기록하고,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기록합니다. 특수효과나 C.G.컷의 경우에도 표기를 하고, 별도의 주문이 있을시에는 그대로 기록해 주면 됩니다. 사운드 역시도 녹음 기사님의 요청에 따라 sound only나 M.O.S (mute of sound)를 표기합니다. 또 컷에 대한 런닝타임을 재어 컷의 길이를 확인 하거나 roll change 타이밍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땐 그냥 시간만 불러줘도 촬영부가 알아서 하죠. 중요한건 편집순서를 위해 컷넘버와 사용테이크 넘버, 롤 넘버를 정확히 기록하고, 슬레이트를 맞춰 주어야 합니다. 만약 부득이한 경우에는 스크립 페이퍼에 순서를 적어 주어야 하겠죠. 이따금 촬영부에서 암때나 인서트를 찍기도 하는데, 그럴때에도 롤넘버는 슬레이트로 꼭 넣어주고 기록을 남겨야 후반작업실에서 헤메지 않습니다.
물론 인물의 동선이나 의상, 헤어, 소품등의 연결도 봐야 하고 모니터상에 이물질이 보이는지 여부도 봐줘야 하겠죠. 요즘은 현장편집도 있고, 각 팀에서 확인하기 때문에 너무 쫄지 않아도 됩니다. 이따금 감독님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변수의 컷에 대해 고민하실땐 컷의 연결과 드라마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지의 여부도 체크해 주어야 합니다. 촬영이 끝나면 스크립페이퍼를 복사해서, 녹음 기록장과 DAT를 챙겨 함께 편집실로 보내야 합니다. 현장편집이 있는 경우, 숙소에서 헷갈리는 부분의 순서도 함께 맞춰야 하고, NTC관리도 해야 합니다. 현장편집으로 순서가 잡히면 그 것들을 보고 부족한 현장음 혹은 필요한 소리들을 체크해서 녹음기사님과 상의 후에 가능한 현장에서 딸 수 있는 소리들은 따두어야 합니다. 또, 전날의 콘티를 확인하고 변경되거나
늦게 콘티가 나온경우 복사해서 스탭및 배우들에게 주어야 하며, 촬영순서에 대해 감독님의 생각을 알아두어야 하기 때문에 늘 감독님을 졸졸 쫓아다니며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야 하겠죠. 아, 또 하나... 모니터 관리를 해야 합니다. 촬영장에 도착하면 촬영부에서 모니터를 받아, 세팅을 하고 촬영 후에는 반납해야 하죠.

포스트 프러덕션에서는 조감독님과 함께 순서편집을 하고, 본편집에서 감독님이 편집하시는 것을 봐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혹시 버린 컷이나 잃어 버린 컷을 스크립 페이퍼를 보고 찾아 주어야 하겠죠. 본편집이 끝나는대로 녹음대본을 만들어 후시 녹음을 해야 할 것들과 부족한 소리나 만들어야 하는 사운드, 꼭 들어가야 하는 음악등을 표기해서 녹음실에 보냅니다. 이따금 아비드 편집이 아닌 경우 데이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DAT를 입력할 경우 옆에서 씬,컷,테이크를 알려주어야 하기도 합니다. 후시녹음 일정은 조감독이 잡고 후시 녹음시에 정확한 대사를 배우에게 전달해 주어야 합니다. 이 사이에 녹음대본을 기반으로 심의 대본을 만듭니다. 형식은 시나리오 형식이나 컷의 순서대로 내용을 적어야 합니다. 또 동시에 C.G.나 옵티컬도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추가되는 소스를 찾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덧 A print가 나오지요.

프리프러덕션에서는 이러한 과정들을 염두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 작업을 아는 것이 용이 하겠죠.
그리고 각종 회의에 참석해서 흘러가는 방향을 케치해야 할 껍니다.

또, 촬영 중에 이따금 제작일지를 써두어야 할 껍니다.
마케팅을 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죠.


음... 글쎄 개념적으로나 외국의 경우는 이와 조금 다르겠죠.
하지면 스크립터를 두는 목적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전 몇번 스크립을 했지만, 아직도 편집실에서 욕먹고, 나름대론 잘하려다 보니 컷넘버가 17,17A,17B,17C,17D까지도 갑니다.ㅋ
그럼 다른 사람들은 더 헷갈려 합니다. 바보...
이따금 이와 동시에 연출부 일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왜냐믄... 연출부들도 모릅니다. 내가 밤새 뭘하느라 꼼지락 꼼지락 밤을 새야 하는지...
일이 되게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막상하면 별거 없는 거 같기도 하고
별 일 아닌 것 같은데도 쉬는 시간, 쉬는 날이 전혀 없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일개 스크립터가 이것저것 요구하면 돌라 인상 찌뿌립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쫄면 안됩니다.
거기에 쫄아서 말도 못하다간 후반작업할 때 디지게 욕먹고 열라 쩔쩔매야 합니다.
결국엔 "앉아서 기록이나 하면서 그런 것도 안 적고 뭐했냐?"하는 소리 듣습니다.
솔직히 카메라 쫓아다니면서 라인까는 것도, 컷 연결 맞추는 것도 은근 빡셉니다.
이따금 뭐 나오는 것 놓쳤다가 재촬영하게 되면 화살받이가 되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작품이 끝날때마다 느끼는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