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소모임 : 단편영화 소모임
1,733 개

예전에 있다가 지금은 패쇄된 소모임들의 게시물을 다시 모았습니다.

회원들이 쓴 글을 그냥 버릴수도 없고 잘 뒤져보면 묻히기 아까운 좋은 글들도 있고 해서요...

글을 읽을수만 있고 새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소품을 주라!

kjwmovie
2002년 01월 09일 07시 02분 37초 791
안녕하세요!
kjwmovie 입니다.
위 제목은 이상의 권태..란 수필에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주라! 란 부분을 패러디 한것입니다. -읽어보셔요. 참 재밌습니다-
영화연출을 하다보면 참으로 힘든게 연기지도입니다.
밑의 글 촬영일지에서도 나온것처럼 연출자가 연기지도 한다는게 결코 쉬운게 아닙니다. 경험많은 프로 연기자들 이라면 그래도 비교적 쉬울텐데...초보나 스탭들이 배우로 나올때는 연출의 자괴감으로 빠져들게 할때가 많습니다. 꼭 이럴때, 배우들 탓으로 돌리는 연출자도 있지만...그것도 결국은 연출자의 책임으로 돌아갑니다.

작년 겨울이 시작될 무렵...
어느 아주 짧은 비디오 실습작품을 찍는 분들을 도와드리러 간적이 있습니다. 배우는 여고생으로..스탭인데(아니가 어리단 이유로) 배우로 그냥 캐스팅 된 경우입니다.
그런데 처음 연기를 하는거라 (또 내성적이더군요)몸은 굳어 있고 어색한 연기였죠. 연출자는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못하냐고 꾸찟듯 하소연 하고...배우는 그런말에 더 위축되는 그런 상황이였습니다.
그건 연출자가 자기 얼굴에 침 뱉는꼴입니다.
연출자가 배우를 뽑고 연기를 못한다고 나무라니...
그냥 도와주러 간 신분에 제가 끼어들 분위기도 아니고요...
그러다 여배우가 소파에 앉아서 전화를 받는 씬인데
여배우 역시나 몸이 딱 굳어져 군대에서 전화를 받는 이등병을 연상시키더군요. 몇번의 촬영에도 계속되는 n.g 흠흠흠...
그래서 그러면 안되는데...제가 잠깐 참견을 했습니다.
여배우가 전화를 받고 대사를 치면서 수화기를 왼손에서 오른손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옮기게 하고...시선처리 위치도 1지점 2지점 식으로 정해주었죠.
완벽한건 아니지만 훨씬 자연스러워 지더군요.
그쪽 제작팀도 수긍하더군요.
이런식의 소품을 주고 여러지정을 해주는건...특히 초보배우들에겐 참 좋습니다. (이런건 다 아시겠지만 역시 처음 연출해보시는 분들에겐 유용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올립니다)
초보배우들은 연기력의 문제보다 몸이 긴장을 하고 있는데...
뭔가 손에 소품등을 쥐어주면..그곳에 신경을 쓰고 심리적으로 안도감을 줍니다. 게다가 손에 쥔 물체에 힘이 가하다 보면 다른 몸의 전체근육에 이완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연기에 도움이 됩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영상학적으로 동적인 화면을 제공하고 상직적인 소품을 사용하면 그 씬에서 여러가지 효과를 봅니다.
일예로 꽤 된 이야기지만..예전에 35mm단편영화의 연출부로 일한적이 있습니다. 리허설을 한 10일 정도 하는데...아무래도 연기가 잘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어쩌다 남자배우 2분께 따로 연기지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분은 그래도 괜찮다고 할 수 있는데..한분은 위에 말한 여배우보다 결코 나은게 아니더군요. 원래 개그맨쪽을 공부하시는 분인데..정통연기쪽에선 몸이 딱 굳는겁니다.
연기는 그 분이 (형사)로 누군가를 강하게 취조하는 겁니다.
그런데 목도 안움직이고 앞만 보고 대사만을 치는 형태입니다.
그분도..참 자신에 대해 답답해 하시던차에..
제가 한참을 궁리하여 제가 들고있던 대본을 드리면서 (마치 조사서인양..) 들고 있다가 그걸 둘둘말아..책상위에 반쯤 건만하게 걸터앉아 취조당하는 사람 배를 쿡쿡 찌르며 대사를 하다가..화를 내며 그 대본을 책상에 쾅 내려놓게 했었죠...
그랬더니...헉...제 눈엔 완전히 다른 사람이였습니다.
그분도...자신감을 얻으셨는지...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며 더 열성적인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때, 참 많이 생각이 들더군요.
작은 종미뭉치 하나가 연기의 저런 차이를 내다니...
아니...연출의 힘이란게 무섭구나..!
가끔 서로 멀뚱멀뚱 직가으로 서서 대사만 치는 그런 단편영화를 보면 저또한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콘티를 그릴때, 연출자에게 가장 어필하는 부분이 배우들에게 그씬이나 샷에서 배우를 움직이는 동기부여를 주거나 소품등을 이용해 움직이게 해주는겁니다. 아무래도 그냥 시나리오에만 있는 설정으로는 부족하거든요.

이번엔 그냥 단편적으로 글을 올려봤습니다.
다른 연출자분들도 연기지도 방법에 대해 글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또한 배워야지요...!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1733 [시네마 천국] [초보작가] 써야 시나리오다 (빠통터취~!) 73lang 2004.07.01 8316
1732 [연출부 소모임] 연출부에서 하는일은 어떤것인가요? 2 ggorangnae 2002.12.09 3598
1731 [시네마 천국]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영화보신분,,.. 6 thetree1 2004.06.28 3381
1730 [연출부 소모임] 연출부 막내로 사는법.... 4 cool0709 2002.09.21 3362
1729 [제작부 소모임] 제작인력 품앗이... 5 y111y 2002.09.25 3069
1728 [촬영부 소모임] 영화 촬영 장비 1 huskissuk 2001.12.27 3043
1727 [미술부 소모임] 35mm 단편영화 미술부 모십니다! 2 jazzforlover 2002.09.24 2961
1726 [촬영부 소모임] HD 캠코더 HDW-F900 toosi 2002.02.24 2936
1725 [촬영부 소모임] 카메라 워크(Camera Work) toosi 2002.02.24 2885
1724 [연출부 소모임] 연출부 막내의 이야기1 2 jaess1 2002.09.19 2879
1723 [조명부 소모임] 일자리 구함... junili201 2005.01.19 2834
1722 [홍보팀 소모임] 한겨례신문사문화센터... 3 0609jjuni 2003.03.11 2769
1721 [단편영화 소모임] [엄마는부재중] 촬영 감독 펑크 jerry 2002.09.27 2698
1720 [홍보팀 소모임] SBS아카데미 2 jjh7322 2005.06.11 2654
1719 [의상/분장팀 소모임] 분장팀 막내로 일하고싶어요. gpdud012 2007.01.31 2634
1718 [미술부 소모임] 양수리 서울 종합 영화 촬영소 소품실에서 일하실분을 찾습니다 chan10a 2004.11.19 2598
1717 [연출부 소모임] 시네마님 추카추카 1 so-simin 2002.09.27 2554
1716 [미술부 소모임] 영화 미술팀 구합니다! (강제규&명필름) balbalbalbalbal 2004.09.15 2522
1715 [촬영부 소모임]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부설 영화기술교육원 어떤 곳이죠? shinwoong 2005.08.14 2462
1714 [홍보팀 소모임] 영화포스터디자이너의 개런티는? 5 diseny 2003.04.08 2440
1713 [홍보팀 소모임] <동갑내기 과외하기> 티저포스터 7 credo 2002.11.06 2417
1712 [촬영부 소모임] 촬영카트... cidian 2006.06.12 2391
1711 [촬영부 소모임] 노출계 kino24 2005.08.18 2382
1710 [연출부 소모임] KBS 수원 세트장 1 cinema 2002.12.12 2336
1709 [촬영부 소모임] 혹시 촬영을 공부하시는 분중 촬영,조명책 필요하신 분이요~ nut1028 2006.05.04 2331
1708 [홍보팀 소모임] 첫인사 드립니다.. 1 wooyoun 2006.04.28 2265
1707 [촬영부 소모임] [질문] 개각도 촬영에 대해 2 norunja 2001.09.10 2256
1706 [홍보팀 소모임] 영화 스틸 사진 촬영해드립니다. adoe4 2005.03.09 2227
1705 [대학생 소모임] [가입 인사]운영자 venezia70 입니다.... 1 venezia70 2004.01.16 2190
1704 [촬영부 소모임] 영상시대 김실장 입니다. 2 solwow 2003.12.12 2170
1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