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소모임 : 단편영화 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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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있다가 지금은 패쇄된 소모임들의 게시물을 다시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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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을 떠나다. 촬영일지(2)

kjwmovie
2001년 11월 13일 18시 52분 56초 662 1
이제 촬영만 하면 되는데...

그전에 리허설과 사전제작 준비에 대해 말씀드리죠.
촬영지의 대부분은 일산의 주택가의 연출자의 집과 그 주변 거리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연출자의 행동반경...과 행동습성이 영화 전체에 그대로 나타나더군요.
첫연출자들과의 촬영에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가...
평소 연출자 자신이 생각하던 이미지의 표현에 대한 고집입니다.
그 고집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고집이면 괜찮은데...
처음 하시는 분들이 평소 보아오던, 생각하던  이미지만을 내세우면 참 힘들어 질때가 많습니다.

이 것 때문에 연출자와 많은 조율을 해야 했습니다.
리허설은 대학로 근처에 있는 작업실에서 했죠.
그런데 작은 문제점은 연기지도...(이건 나중에 크나큰 문제가 됩니다) 처음 연기지도를 하다보니..좀 애매한 표현..좀 더 애타게...좀 더 애절하게...등등..
제가 보기엔 그 말은 시나리오의 인물의 연기를 반대방향으로 치닫게 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카메라 리허설 하고나서 모니터를 해본 뒤 연출자는 대경실색을 했습니다. 당연히 좀 더 애절하게 좀 더..
하던 연기를 풀로 보았었는데...모니터의 바스트샷...클로우즈업..으로 보니 오버된 느낌이 강하게 전해왔던 거죠.
당연히...연기지도는 그 반대로..힘없게...무덤덤하게로 바뀌었고...
연기자는 당황해하며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 담으로 중요한 조명문제...
가끔 디지털 영화에서 조명에 대한 물어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어떤 분들은 디지털 조명을 그거 좀 밝게 가면 되는거 아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느 분의 말처럼 필름조명 보다 디지털 조명이 훨씬 어렵단 말처럼 쉽게 할려면 아주 쉽게 어렵게 할려면 아주 어렵게 할 수 있는게 디지털 영화조명 입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생각했던 조명이 있습니다.
우선 전 조명을 해본뒤 콘티를 가야한다 주장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게 말이 되냐 콘티부터 가고 조명을 가야지...했고요. ..... 원래 콘티가고 조명 가는걸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제 생각은 좁은 방에서 arri 조명 이나 형광등 조명으론 승부가 안난다 생각하고...인물 동작선들에 맞는 부분조명 내진 스팟조명등을 철저히 고려해 짜고...조명이 해결된 반경으로 인물들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조명부터 하고 콘티를 가자고 한건데...
그것이 무산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부분이 제일 아쉽습니다.
그러다 끝내는 그냥 형광등 조명으로 갔습니다.

드디어 첫 촬영..
짐을 다 옮긴 후..이날 촬영하실 배우2분이 오셨고..
첫샷이 책한권이 프레임 가득히 잡히고 손이 책을 꺼내가며 프레임 아웃...매우 쉬운 샷들이었죠.
그다음부터...어려운 샷들...인물의 (바스트샷)움직에 따라 빠른 팬..하고 액자에서 정지..그런데 인물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액자를 프레임 한가운데에 멈추기가 쉽지 않더군요. 한 테이크 7번 갔을 겁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잡은게...
클로우즈 업으로 책장의 책꽂이를 잡고...이어 책을 든 손이 책들을 책꽂이에 꼽는다..어느 순간 손이 정지하면 팬하여 멍한히 생각하는 얼굴을 잡는건데...
책꽂이가 책상도 같이하는 겸용이더군요. 어라~
그래서 인물이 카메라에 더 가까워서,,,
가까운 거리에서 대각선 팬하면서(어느정도 틸업도 해야함) 포커스까지 맞춰줘야 하는 상황.
워낙 클로우즈업에서의 팬이라 얼굴 찾기도 굉장히 힘든 상황...
결국 나중에 조명 관계로 다시 촬영했지만...
제일 처음한 장면이 ok 가 됐습니다.
날밤을 새우며 계속 된 촬영...

여배우를 고생시킨 화장실 오바이트 장면...
이 장면을 찍느라 여배우는 계속되는 구역질 소리와..함께 열연..
리허설 몇번으로도 여배우의 힘이 쭈욱 빠지더라고요.
전 이런 장면은 리허설 없이 바로 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보면 이런 힘을 많이 쓰는 연기는 리허설때 힘 다쓰고 나서
본 연기때는 좀 밍밍한 경우가 많더군요.
하여튼 이것도 테이크가 많이 갔죠.
사실 그 장면은 인서트 개념이였는데...연출자의 걱정
(장면을 이어붙어야 한다는 편집의 강박관념) 때문에 모든 장면의 마스터 샷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장면의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건 알지만...이후 촬영에 영향을 끼치므로 어느정도 조절을 해줘야 하는데...첫연출이다 보니 개념을 잡을 수 가 없었던 거죠.
사실 여담이지만...이 연출자도 다른 작품의 조연출은 무지 많이 한 친구입니다. 그런데, 옆에서 백날 본것하고 자기가 연출 해본것 하고는 정말 틀린거죠. 나중에 정말 울고 싶을때가 많았다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허허..감독은 외로운 법이여.

이후 계속...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windwin
2001.11.14 17:35
연출자의 심정 알것도 같네요@@'
처음에 감잡기가 무지 어렵죠....
카메라건 조명이건 음향이건 편집이건간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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