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소모임 : 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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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있다가 지금은 패쇄된 소모임들의 게시물을 다시 모았습니다.

회원들이 쓴 글을 그냥 버릴수도 없고 잘 뒤져보면 묻히기 아까운 좋은 글들도 있고 해서요...

글을 읽을수만 있고 새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수는 없습니다.

하루

hyulran
2004년 06월 22일 09시 19분 16초 728
나는 한그루의 나무를 갖고 싶었다.

한평의 땅에서, 솟아오르는 체온을 만지고 싶었다.

때로는 먹고 싶었다. 나는 흡혈귀였다.

그런 기억이 가끔은 흐린 날 도시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낙서도 되지 못하는 헝클어진 것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릴때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보이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우리 집,

먼지 싸인 음지에서 언제나 벽에 걸려있는 빛과 그것들의 껍데기가

슬며시 침상 밑으로 파고 들어와 만든 작은 무덤.

술에 데인 입술을 빨고 죽음이 밀려오기 전에 애무를...





점점 공처럼 부풀어 오르는 이 속에서 살고 있는

내가 끝내지 못한 것들은 살이 되어 위를 아프게 한다.

벼락맞은 대추 나무 아래서 따 모은 붉은 열매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주문을 외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바람에 밀려난 밀림의 사자처럼 울부짖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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