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촬영감독 인터뷰 / 모모(김경미, mee4004)가 인터뷰 하였습니다.
(5월20일 오후 4시20분경부터 6시50분까지 2시간 반에 걸쳐 방배동 동우필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모모가 글빨이 딸려서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한점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대화를 옮기다보니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 일방적인 표현이 되었을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오해없이 봐주시고 이상하게 여겨지시는 부분은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편의상 김영철 촬영감독님을 김으로 인터뷰한 모모를 모로 표현하겠습니다.
모: 안녕하셨어요?
김: 예. 안녕하셨어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날 김기사님은 조금 지각을 하셨습니다.)
모 : 금요일 비둘기둥지 정모에는 참석하셨나여?
김 : 예. 새벽 3시반까지 모였습니다.
모 : 그렇게까지요?
김 : 저는 중간에 슬쩍 나오기는 했지만 그랬다고 하더군요.
모 : 그러셨군요.. .저도 참석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못해서..
그럼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겠습니다.
김영철 기사님께서는 어떻게 촬영에 입문하게 되셨나요?
김 :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등을 하였고,연기를 하고자 하여 청주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습니다. 연극도 하고 영화에 보조 출연 단역, 방송 등에 출연하였습니다.
김수용 감독님의 베스트셀러 극장에 출연하면서 영화라는 매체를 접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1학년 겨울방학때 김수용감독의 허튼소리 연출부로 영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후에 8mm 영화의 촬영도 하였는데 결과는 참담하였습니다. 그리고 김수용감독님이 후에 연출부로서의 평가를 해주셨는데, '너는 감독으로서의 소양은 좀 부족하다. 차라리 전문조감독으로 대성해라.' 라고 충고해 주셨습니다. 당시는 전문조감독이 있기는 했으나 굉장히 힘든 과정이였습니다. 그래서 연출 쪽은 포기를 하였고, 또한 연기 쪽에도 신체적 핸디캡과 소양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2학년 개강 무렵 진로에 대해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하였습니다.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고민 끝에 선택하기를 촬영파트로 하였습니다.
# 그때 김영철 기사님의 다짐: 촬영의 길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더이상의 다른 선택은 없다. 일생을 촬영으로 마칠 것이고,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후로 방학때만 되면 촬영부로 충무로에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방학때 보통 2달동안 2작품, 세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고, 작품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작품에 참여하였습니다. (당시 워낙 많은 작품이 제작되고,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써드로서 3년을 했는데, 세컨드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학생이 세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군대를 갔고, 군대를 가 있는 동안에도 (단기사병 출신이심) 주말이면 짬을 내서 영화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국방부의 비리가 되려나 하면서 농담을 하셨습니다. 대단한 열정이셨죠?)
말년휴가를 다 몰아서 조감독으로 작품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복학을 하면 다시 또 서드로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년동안 휴학을 하면서 세컨이 되였습니다. 굉장히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때였었기에 휴학기간과 복학까지의 시간동안 8작품의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복학을 하면서 작품수를 채우고 퍼스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협회에서 촬영퍼스트로서의 인준은 되지 않았습니다.
조건은 맞았지만 학생신분이였기 때문입니다.
잠깐~!
(당시 촬영협회에서는 작품수와 촬영경력 연수가 맞아야 인준을 받을 수 있었는데 서드로서 8작품, 세컨으로서 20작품, 퍼스트로서 16작품을 해야 인준을 받아 촬영기사가 될 수 있었다.그당시에는 작품편수가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촬영기사가 되기까지 12년에서 16년정도는 걸렸다.)
그러다가 강원도의 힘으로 데뷔는 했지만 역시 인준 받지는 못한 상태였습니다.이번에는 퍼스트로서의 작품수가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당시 저는 경력 12년차였습니다.(사실 그당시의 인준기준은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제작되는 작품수가 연평균 150편에서 70편 내외로 줄었는데 퍼스트 작품수가 12작품이어야 기사로 인준이 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아마 10작품이 기준이라죠? =.=그렇다면 현재의 실정으로 볼 때 퍼스트로 데뷔해서 앞으로 최소한 5~10년은 일해야 인준 받고 기사가 될 수 있겠군요. 홍홍~)
모 : 뉴욕에도 다녀오셨지요?
사실은 저는 황기석 촬영기사(모모와 황기사는 쫌 친한 사이여서요^^;;)를
통해 김영철기사님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기에, 기사님이 뉴욕에서 공부를 하신 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김 : 이석기 감독님의 '아주 특별한 변신'이라는 작품으로 갔다 왔고 그때 황기사와 알게 되어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6개월정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 : 국내에는 특이하게 조명감독 처계가 있지 않습니까?물론 일본도 있다고는 하지만어쨌거나 국내는 DP System이 자리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는데요?DP System이 선진화 되어있는 것은 맞지만 국내 여건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김형구 기사님과 이강산 기사님 팀 정도가 국내에서는 비교적 바람직한 모델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만그 팀을 보면 촬영기사님이 전권은 아니지만 라이팅 디자인 부분에 대해 굉장히 많은 부분의 요구를 하고 거기에 조명기사님이 비교적 전적으로 촬영의 의견을 수렴하고 받아들여주는 식의 것이 국내 여건에서는 바람직한 형태라고는 생각합니다만 DP System에 대한 의견을 좀 듣고 싶은데요?
김 : 지적한 바대로 김형구 기사님과 이강산 기사님의 모델이 지금 상황에서 좋은 모델이라는 것에는 공감합니다. 저 역시 4편의 영화를 그렇게 작업했었고.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촬영기사와 조명기사 사이에 이견이 생겼을 때 결정권을 누가 갖는냐 하는 것에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협의가 잘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 가장 좋은 것은 감독이 중재나 결정을 해주면 좋지만 알다시피 모든 감독이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그렇다면 그 경우에 결정권을 누가 갖을 것인가 하는 겁니다.조명이라고 해서 조명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가져야 할까요?
현재 모든 촬영에 대한 책임은 촬영이 지고 있지 어떤 경우에도 조명이 책임을 지는 현실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최종 결정권을 당연히 촬영감독이 가져줘야 하고 그런 면에서 오랜 영화의 역사를 가진 미국 등의 나라들에서 갖고 있는 DP System은 나름의 이유가 있고 또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내가 원하는 DP System의 핵심은 결국 조명에 관한 최종적 권한을 촬영이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물론 한국에서의 DP System의 걸림돌과 한계를 알기에 분명 제가 하고 있는 DP System 역시 헐리웃의 DP System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모 : 그 한계라는 것은 역시 조명감독 체제의 문제인가요?
김 : DP System의 걸림돌은 조명부분 스텝의 전문성과 대우의 문제, 즉 예를 들어 촬영감독의 생각과 라이팅 디자인을 실행해 줄 사람이 실지로 개퍼인데 한국에서는 능력과 임금책정 등의 문제로 개퍼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유명한 개퍼는 신인촬영감독보다는 높은 임금을 받고 일을 합니다.그건 키그립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중요하니까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개퍼는 사실은 촬영감독의 오더를 받아 빛을 조절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인데 한국에서는 개퍼를 촬영감독의 조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촬영감독의 임금을 넘지않는 임금을 책정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결국은 모두가 촬영감독, 조명감독이 되고자 할 수 밖에 없는 거죠.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P System에서 짚고 가고 싶은 것이 포커스 팔로우, 보통 국내에서 퍼스트가 하는 파트죠. 국내에서는 보통 퍼스트 5년차 정도 되면 매우 잘하게 되는 굉장히 중요한 전문성 파트입니다.
아시다시피 포커스가 잘못된 것은 복원할 수가 없습니다. 재촬영을 해야하죠그렇다면 전문포커스 팔로우를 쓰고 그 때문에 줄어드는 제작비는 분명 그의 임금으로 넘겨야 하는데 현재 국내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5년차 퍼스트가 아무리 포커스에 능해도 임금이 작기 때문에 결국은 촬영기사가 되는 길 밖에는 살 길이 없는 것이죠. 하지만 알다시피 그렇게 촬영기사가 되어야 살아 남는 사람은 열명 중에 한둘입니다.
현재의 시스템은 모든 촬영, 조명부에게 기사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결국 한두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떠나게 되고, 그것이 8년, 10년간 갈고 닦은 그들의 전문성을 사라지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
연출부의 전문조감독과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죠. 일본만해도 신인감독보다 훨씬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전문조감독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기용했을 때 그만큼 일의 진행이 원활하고 빠르기 때문입니다.국내 전문조감독 운운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감독과 같은 임금, 아니면 감독보다 못한 임금을 생각하고 있기에 평생 전문조감독은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결국 외국의 잘된 면만 받아들이고, 거기에 따라서 지불해야 하는 대가를 고려치 않기 때문에 생각하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따라 갈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 시스템에서의 거의 모든 스텝들은 결국 소모품인거죠.
모 :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김기사님께서 끌고 나가고 계신 시스템은 사실 개퍼부분까지 김기사님이 커버하고 계신 거 아니신가요?
김 : 현재 한국에는 개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 상에서는 어쩌면 없는게 당연합니다.
저 역시 개퍼의 몫까지 제가 만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시스템의 한계입니다. 하지만 개퍼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최근 임금을 1억2천을 요구하고 있는데 개퍼의 임금을 1500~2천만원 정도로책정하고 있습니다. 파이란의 경우 받은 돈이 적었기 때문에 800만원 정도를 지급하였습니다.
인건비가 올라간다는 것은 사실 책임감이 그만큼 올라간다는 전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 : 1억2천에 조명부까지 포함하는 금액이라면 그렇게 무리한 금액이라는 생각 들지 않습니다.
파이란 때 조명부 막내가 기존의 다른 팀하고 똑같이 받아서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 막내했던 친구가 처음부터 참여한게 아니라 중간에 들어왔기 때문에 인건비가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이란에서 돈이 적었던 것은 장비를 준비하기 위해 서 회사측으로부터 돈을 미리 받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액수가 좀 줄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인건비가 좀 줄게 되었습니다. 제가 임금을 나누는 기준은 내가 대장이니까 무조건 반이 아닙니다. 파이란의 경우 8천만원을 받았고 촬영4천, 조명4천으로 나눴습니다.
거기서 내가 촬영감독으로 2천, 조명감독으로 2천을 받고, 촬영부를 2천, 조명부를 2천을 주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퍼스트와 막내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평준화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죠.
모 : 새로하시는 작품은 어떠세요?
김 : 이번에 새로하게 될 작품은 아마 개퍼없이 작품을 하게 될꺼 같아요.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책임지는 부분입니다. 파이란의 영상적인 모든 책임을 내가 졌듯이, 다음 작품 역시 그러하죠.
모 : 파이란 때 기존 김기사님 작품보다 시간의 소요가 많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
김 : 그것은 내가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의 판단으로는 기존 데이터와 비교해서 (김영철기사님은 그동안 작업하셨던 모든 작품의 스크립을 훌륭하게 보존하고 계십니다) 크게 차이나지 않았기에 작업을 감행했습니다.
물론 파이란때 내가 같이 작업했던 조명부들이 조명에 서툰 것은 인정합니다.하지만 그것은 조명협회와 기존 조명부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에 기존 조명부를 스텝으로 쓸 수 없어서 그랬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기존의 촬영파트의 조수들을 중심으로 조명부를 꾸렸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다른 작품들을 했을 때 있었던 마찰이나 그에 의한 시간의 지연등은 당연히 줄었고 오히려 촬영, 조명팀이 원활한 가운데 촬영을 했다고 봅니다. 여기서 왜 내가 많은 반대를 무릎쓰고 DP System을 원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봐줬으면 합니다. 대립이 되었을 때의 결정권은 당연히 촬영감독이 가져야 합니다.
필름에 대한 모든 책임이 촬영감독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조명이 필름의 색채와 톤을 결정하는데 얼마나 중요합니까?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라이트 세팅 작업을 다시해야 한다든가, 나이도 어린주제에 뭘 아냐든가,기타 등등)로 촬영 쪽의 요구를 수용해주지 않을 때 개인적으로 참 힘이 들었습니다.
모 : 개인적으로는 지금 현재 젊은 조명기사들 중에 그런 부분에 충분히 공감하는 분들이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존에 조명기사를 하셨던 분이 내가 개퍼로서 김영철 기사와 일을 하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수긍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조수들도 데려온다는 가정하에서
김 : 그것은 지금 수용하기는 좀 곤란합니다. 사실 몇명의 조명기사 중에 그런 제안을 하신 분들이 계시기는 하지만 현재 내밑에서 조명파트를 하겠다고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이미 있거든요. 만약 그 친구들에게 제가 파이란에서 주었던 최소의 금액이라도 주면서 다른 일을 대체해 준다든가 혹은 같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모 : 그럼, 현실적으로는 김기사님과 능력있는(?) 개퍼, 경력상 조명디자인까지 해본 (보통 국내에서는 조명기사가 되어야 조명디자인이 가능하고, 퍼스트가 약간 거드는 정도이므로) 분이 작업을 하시기에는 문제가 있네요.
김 : 하지만 조명디자인은 사실 촬영감독의 몫입니다. 국내에서 DP System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부분에서 촬영과 조명의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이며, 그게 결코 협의로 끝날 부분이 아니라 촬영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한국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고 계신분이 김형구기사님이시라고 생각합니다.
개퍼는 조명기사의 개념이 아닙니다.개퍼는 촬영감독의 지시를 받기 때문에 개퍼가 현장에서 촬영감독의 지시를 거부했을 경우에는 개퍼의 책임이 되지만 촬영이 수긍한 경우에는 촬영감독의 책임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영화에서 어떤 결과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저건 조명 책임이고, 저건 촬영 책임이라고 분리가 됩니까? 촬영의 책임으로 돌아오게 됩니다.현장에서는 조명감독으로서의 권한을 가지면서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현실적으로 없는거죠. 이것이 모순인 것입니다.
모 : 제작파트로서 지금은 그런 부분에 나름대로 열려있는 젊은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계약을 할 때 조명기사에게 단서조항을 달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김 : 저는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아직은 그런 친구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기대되는 친구가 있기는 하고 앞으로 함께 작업을 할 용의는 있습니다.
모 : 예. DP System에 대한 의견 잘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조명하는 친구들에게도 촬영감독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조명하는 분들이 많이 수긍해 주시고 또 많이 학구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김 : 모든 스텝들이 학구적이 되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대우를 해 주는 상황에서 가능합니다. 전문성에 대해 제작자들이 논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한 조건을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모 : 저는 개인적으로 사실 연출이나 제작파트의 시스템화가 먼저 선행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김 : 물론 프리프로덕션 기간 임금과 리스크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
그 부분에서 제작자들은 스텝들의 선의를 악용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모 : 지금은 예전과 달라서 작품제작이 결정되는 시점이 투자의 시점이 아니라 캐스팅의 시점이기 때문에 스텝구성의 시점 역시 캐스팅의 시점으로 옮기려는 개선의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 그것과 아울러 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감독의 경우 맨처음 초기부터, 특히 시나리오도 완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출부를 꾸리려고 하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기간은 길고 지급되는 페이는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조감독정도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제작파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구요
모 : 전적으로 동감하는 내용입니다. 저두 이번에 준비하는 작품이 제가 프로듀서로서 데뷔하는 작품이고 그래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파트별로 일정금액을 정하자라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거든요.
(조수들에 대해서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 기간별로 요율을 정하고 월 단위 지급 방식으로 작업을 하려고 하거든요)
김 : 방식은 합리적인데 만약의 경우에 문제는 막내의 선이 먼저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개별계약이 되어야 합니다. 도제시스템으로는 안됩니다.
한국영화에서는 가진 자(영화에 대한 지분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별이 지나치게 크며 또 가지지 못 한자 사이에서도 기득권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조수에게 많이 주겠다고 생각한 기사나 퍼스트도 결국에 가서는 그렇게 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냐면 여러가지 상황과 돈에 대한 인간의 심리들 때문에) 그러기에 개별계약으로 계약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모 : 개별계약이 아니더라도 공개가 된다면 현재 도제시스템의 상황하구도 큰 마찰 없이 비교적 제대로 된 임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 : 개별계약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계약서가 없다는 것은 노동력 제공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의미도 됩니다. 개별계약을 하면 오히려 인원에 대해 회사에서 통제하고 관심을 갖고 조율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개별계약의 경우 몇몇 회사나 제작자 입장에서 만일의 사고나 손실에 대해 그 스텝에게 책임을 지운다고 하는데 그건 어불성설입니다. 200만원 받는 스텝이 2천만원짜리 HMI 를 작업중 망가뜨렸다고 해서 거기에 대한 손해배상을 어찌 할 수 있습니까? 이는 장비의 보험으로 대체해야 할 문제이고, 고의의 사고는 책임을 져야 할 것 입니다.
모 : 예를 들어 포커스의 문제로 재촬영을 하게 될 경우 그것에 대한 부담을 촬영퍼스트가 해야 되는 것이 개별 계약 아닌가요?
김 : 그런 경우 촬영퍼스트에게 1억정도의 돈을 준다면 가능하다. 그런 돈을 물만한 페이를 받는다면
(참고로 이부분에 대하여 미국에서 작업을 해왔던 황기석 촬영기사에게 나중에 물었습니다. : 답은 전문 포커스팔로우의 경우 포커스가 맞지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계속 다시 촬영할 것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포커스가 안맞았을 경우에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는 군요. 미국은 주급계약이니까 가능한 일이겠죠?짤리던, 도망가든.)
파이란에서도 포커스가 나간 부분이 다섯군데정도 있습니다.그러면 그런 사람을 쓴 책임을 나에게 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하지만 그런 퍼스트를 쓸만한 페이를 주지 않은 현실도 있는 거죠.
파이란 촬영퍼스트는 700만원을 받았습니다. 퍼스트가 처음이였기 때문이죠. 다음번에는 그보다는 더 받게 되겠죠. 조금 더 나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포커스가 한번도 안 나간 퍼스트에게 세이브 된 재촬영 비용을 주기는 했나?
포커스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래서 최소한 재촬영 비용의 책임을 물게 하려면 퍼스트에게는 최소한 4천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능하신지?.
(모모는 금액이 너무 쎄서 웃음으로 얼버무림. -.-;;;)
모 : 개인적으로는 유능한 조감독이라면 감독보다도 페이를 더 줄 용의가 있습니다.
그게 전문조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하신 포커스팔로우 부분도 그렇게 이해를 합니다만.
김 : 아마 현실적으로 힘들 걸요?.
모 : 피디가 짤릴까요? (웃음)
김 : 아마 짤리진 않겠지만 예산을 다시 짜라고 할 껄요?. 버틸 자신있나?
모 :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설득을 하려고 노력은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점은 그렇다면 김기사님이 생각하시는 촬영부 막내의 최저임금은 얼마인가? 프로덕션 기간동안.
김 : 막내가 촬영하는 기간동안 월 최저생계비는 80만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3개월이면 240만원, 6개월이면 480만원이 되는 것이죠. 막내의 경우에..
그게 현실적으로 지급 가능한가요?
모 : 사실 제가 생각하는 최저임금선은 80만원 보다는 낮습니다.
(사실 모모는 60만원선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김 : 80만원은 노동부장관이 정한 최저임금선입니다.
영화스텝은 보너스도 없고, 퇴직금도 없습니다. 150만 관객 동원된 단적비연수는 겨우 손익분기점이라고 스텝들에게 보너스 한푼 없었으며, 80만들은 정사는 영화사가 문을 닫았죠.
내가 영화한지 올해가 16년차인데 세금을 낸 것은 불과 3년차 밖에 되지않고!.16년 동안 결코 나태하거나 딴짓하지 않고 살았습니다.그런데 지금 요구하는 1억2천을 무리하다고 하면서 제작자들 사이에서 보이콧하려고 합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겨우 1년에 한 작품을 할 뿐인데 이 금액은 나에게 연봉입니다. (연봉 6천만원 가량 되시는 거죠?)
그럼 과연 무리한 금액인지 되묻고 싶네요.
현재 현실이 회사측에서 제시한 적정 금액으로 1년 내내 일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죠.
하지만 정말 많아야 1년에 3작품, 적으면 1작품 하는 현실이라고 볼 때 평균2작품이라고 본다면 과연 월80만원이 정말 많은 금액인가요? 나도 일 없을 때는 다른 부업들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장비대여, 판매, 비디오 촬영, 편집 등등의 많을 일을 하고 계십니다.모모도 부업을 하고 있답니다 흑흑~~)
모 : 저 역시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김기사님을 만나면서 시작된 고민이 아니라 내가 피디를 해야겠다 하면서부터 고민하기 시작한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아직 적정선이나 이거면 되겠다 하는 좋은 대안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김 : 스텝이 2년에 3작품에서 4작품을 한다는 기준 하에서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의 특수성을 생각해서 적게 받는게 아니라 영화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많이 줄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텝들도 런닝제도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재의 제작자들은 돈을 벌어도 안주고, 못벌어도 스텝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습니다. 얼마전 모 영화사에서 50억짜리 영화를 제안 받았습니다.그때 제가 부른 임금은 촬영감독(80,000,000원), 촬영팀, 조명팀(합이 120,000,000원)이 2억이였습니다. (원래 생각하신 금액은 2억4천이였다고 하시더군요)
파이란은 순제작비 18억이였습니다. 거기서 받은 금액이 8천만원이였으니까 대략 비슷한 비율로 제안을 한 것입니다. 파이란은 49회 촬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쪽 회사에서는 1억을 제시하더군요
모 : 저는 김기사님이 예를 들어 기간에 따라 따지시면 충분히 수긍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율로 따지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철 기사님의 제안서에 보면 20억미만의 영화가 1억2천, 30억은 1억8천, 40억이 넘어가는 영화는 2억4천의 인건비를 제시하고 계십니다.)
김 : 18억의 8천만원이면 5% 미만의 금액입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촬영과 조명의 중요도를 생각하면 그건 무리한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 :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배우가 무조건 영화에 따라 그 비율만큼 출연료를 가져갈 수 없는 것처럼 촬영, 조명도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 영화이니까 당연히 기간이 길고, 다른 영화 두세배의 인원을 써야하니까 그정도의 인건비를 달라 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김 : 그건 당연히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모 : 죄송합니다. 저는 버젯에 따라 몇%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제작사에서 1억을 제안을 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의도는 아니지만영화의 특수성과 기간과 여러가지 조건들이 결합되어서 계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 저도 많은 피디들을 만났고 많은 상황을 이해하지만 사실은 구조적인 문제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초신 감독이 자카르타를 10억 들여서 찍었는데 20만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1억5천을 손해 봤다고 합니다.
그것은 정말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가요?
(여기서 김기사님은 상당히 민감한 어떤 문제를 거론하셨는데 민감한 사항이므로 공개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공부가 좀 되기는 했습니다만)
모 : 제작파트로서 현재 현장에 인원이(그것도 경험 적은 인력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그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김 : 인원을 어느 정도 줄여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특히 황기석기사(김기사님과 황기석기사는 매우 친분이 두터운 사이입니다.)가 인건비 배정에 대해 올린 것을 보고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 만나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파이란 때도 인원이 좀 많기는 했습니다. 그것은 아시다시피 조명에 익숙치 못한 인력이기였기에 수가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모 : 네작품을 하셨는데 가장 애정이 간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신가요?
김 : 파이란입니다. 영화를 볼때마다 울었던 작품입니다.
모 : 개인적으로 파이란을 보면서 촬영과 편집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는 식의 느낌이 약간 있었는데 감정의 흐름을 끊은 것 같은...
김 : 편집부분은 내가 논할 부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3류 인생인 극중 강재가 나라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했고,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독을 신뢰하면 콘티나 다른 것들을 문제 삼지 않는 편입니다.
감독의 정신과 뼈대를 인정하면 어떤 부분까지도 감독을 따라줍니다.
(카메라 사이즈, 워킹, 앵글까지도)
모 : 파이란의 작업 방식은 어떠했나요? 합리적이였나요?
개인적으로 프로덕션의 합리화를 위해서 콘티를 짜서 스토리보드로 옮길 때 촬영감독이 함께 참여해서 작업하면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시간이나 작업진행이 원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김 : 파이란의 경우는 송감독이 원하는 것을 미리 이야기 했고, 그것에 충분히 공감했기 때문에 상황마다 협의 하지 않았지만 촬영 이후에 러쉬를 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그런 경우는 없었고, 그것은 그만큼 내가 감독을 이해하고 갔다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감독들의 만족도는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그만큼 맘에 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정사의 경우에는 이재용감독하고 촬영전날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콘티를 같이 짜지는 않았지만 어떤 의견들을 제시하기도 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좋은 결과로 나오기도 했지요. 감독하고 부딪치는 경우는 의견이 안맞는다는 이유보다는 감독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경우에 한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모 : 촬영부를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
김 : 감독은 아니지만 감독의 생각에 동의하면서 그것을 필름으로 옮기는 작업이 촬영입니다. 촬영은 참으로 쓸쓸한 작업입니다. 투자와 노력에 따라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요.다만 꿈과 용기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달라 고 하고싶군요. 최선을 다하면 거기서 얻은 결과로 분명 내일을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만간 저도 자문을 구하러 찾아뵙겠습니다.
김 : 언제든 무료 상담 환영합니다.
@.@ 모모의 인터뷰 소감
좋았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의견차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은 나름대로의 포지션 탓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김영철기사님의 노력으로 지금 영화계에 확산되어있는 문제들이 제기되었다는 면에서 정말 존경스럽게 생각합니다.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모모는 투자자, 제작자의 입장도 생각해야하고 스텝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고, 반드시 지금보다는 밝은 영화 현실이 저희들에게 주어지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게 올려서 죄송하기두 하고요.(제가 좀 게을러서요 -.-;;;)
(사진 : movie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