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배우입니다.
필름메이커스를 통해 좋은 작품들과 인연을 맺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배우 모집과 관련하여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출연료' 부분입니다.
이미 많은 배우 분들께서 댓글, 혹은 게시판 글을 통해 의견을 표현해 주신 바 있는데요,
필름메이커스에 계신 분들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니 대부분 개략적인 과정에 대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배우 모집 전에 프리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예산을 짜죠.
당연히 예산에는 배우의 '출연료'도 포함될 것입니다.
"정확히 00원"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00원~00원 정도"의 틀이라도 나오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모집 글에서 출연료를 "협의"라고만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실제로 "협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양반입니다.
대부분 오디션을 보고 나면 정해진 출연료를 "통보"하시더라구요. 출연료가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의"라고 표기했다는 의미죠.
모든 노동 현장에서 사람을 구할 때 "페이"를 제시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내가 얼마를 받게 될지도 모른 채 공들여, 시간 들여 오디션을 준비하고 의상, 메이크업, 교통비를 들여 참여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터무니 없는 출연료때문에 오디션에 붙고도 출연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죠.
모집 공고에 출연료를 기재해 주시면 애초에 출연료에 합의한 배우만 프로필을 내고 오디션을 진행하니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출연하는 입장에서도 훨씬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는 필름메이커스에서 시스템적으로 출연료를 "숫자"로만 표기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면 하는 바람입니다.
'회당/회차당/총' 셋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출연료 입력란에는 숫자만 쓸 수 있게 하고, 식대 및 교통비 등은 따로 기재할 수 있는 칸을 만들어주시면 서로 오해의 소지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현장에서는 많은 영화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는 영화인들이 조금 더 합리적인 환경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자정의 노력을 거쳐왔습니다.
배우 또한 한국 영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한 주체로서, 주어진 역할을 책임감 있게 구현해 내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한국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신 필름메이커스 측 노고에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