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의 술과 지구종말

ty6646 2011.05.25 19:24:25

2011. 5. 25. 수. 저녁 7시 16








혼자 마시는 술은 맛이 없다

급하게 마셔서 뒤끝도 기분도 안좋다



예전처럼 두꺼운 전화번호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퇴근길 어디 여자 혼자라도 가서 한잔 할

조용한 술집 없을까 하고 지역광고 책자를 뒤적여보니

술집은 없다

치킨집, 횟집, 중국집, 분식집, 한식집

술집이라고는 안나온다



퇴근후 누구 좀 만나고

집앞 수퍼에서 캔맥주를 산다

어둑해진 길을

슈퍼에서 만난 윗층 엄마와 수다를 떨고

걸어가며 꿀꺽꿀꺽 마신다

시원하지도 달지도 않다

그 엄마는 남편과 마시려고 술을 사가지만

나는 술마시는 남편이 보고 싫어

혼자 마실량으로 길에서 부터 벌컥인다



아이는 아직도 올 시간이 멀었고

혼자 누워 TV를 보다

쇼프로였는지 드라마였는지 영화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택도 없는 대목에서 엉엉 울었다



태어날때부터 그랬는지

5살때, 7살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고 있는 무게가 싫고

한번쯤이라도 기대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게

쓸쓸한 일이고

무거운 어깨가 시리기까지한

고질병으로 남는 것 같다



내년에 지구종말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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