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 일. 오전 1시 30
어제 토요일, 아내가 외출했다.
집앞에 나와서 멀리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았다.
그냥 웬지 웃음이 나왔다. 미소라고 하자...
집에서 역까진 백미터 정도?
군대 연병장 넓이만한 엉덩이에 걸친
커튼처럼 보이는 치마조각을 흔들흔들,
코끼리처럼 보이는 육중한 다리를 뒤뚱뒤뚱,
내 사랑 뚱뛩이가 조금씩 멀어져 간다.
역앞에서 힐끗 뒤돌아 보는 것도 같았다
나 여기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못하는게 조금 아쉬웠다
걸어가는 뒷모습만으로도 날 미소짓게 만드는 저 녀석....^^
한밤중에 아내가 돌아왔다.
냉우동을 사다 나르고, 냉장고의 탄산을 꺼내 바치고,
냉동 포테토를 기름 쳐발라 구워주고, 발 씻겨주고,
그러고나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었다.
아내를 재우고, 난 밖으로...
토쿄는 바람이 자주 분다.
지나가는 여고생의 치마를 들추어주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놈이기도 하고
내 모자를 벗겨 도로 한가운데 사뿐히 내려놓는, 능지처참할 놈이기도 하고...
거리를 휩쓸며 재잘거리듯 스치는 바람이 좋다
한밤중에 밖으로 나선 내 몸에 구멍을 슝슝내며 뚫고 지나가는 듯한
청량한 이 바람이 좋다.
캔커피 하나 사기위해
주머니에 동전 몇개 짤랑거리며
깊은 밤 거리에서 바람맞이하는 길지않은 이 시간이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