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새벽
가난한 빈민들이 몰려 살던 슬럼가
가난을 상징하던 그곳의 어느 골목길
만년 단역 배우로 불리는 어느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이 단 한씬만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밤새 술을 마셨습니다.
얼마전 조그만 배역이긴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 주던 방송 드라마가 종영되는 바람에
"이젠 끝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은퇴를 결심하게 됩니다.
그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삶의 존재이유였기에
은퇴란 곧 자살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불 꺼진 공원을 지나쳐 항상 네온이 반짝이던 그곳
조금만 더 걸어가면 강물이 흐르는 다리가 나옵니다.
그는 생의 마지막 담배를 입에 물고 긴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안개낀 거리에서
담배를 태우며 그는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자욱하게 흩어지는 담배연기와 짙은 안개를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한숨과 담배연기가 모여 안개가 되었나"라는 아주 시적인 감상에도 젖어보고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새벽 바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모여 바람이 되었나"라며 깊은 회한에 잠겨 보기도 합니다.
'골목길을 돌아 조금만 더 걸어가면 강바람이 부는 다리가 나온다. 그곳에서 강물에 몸을 던지기만 하면 된다'고 마음을 다잡은 후
그는 필터까지 타 들어가던 마지막 꽁초를 비벼 끄게 됩니다.
그 배우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어두운 뒷골목을 돌기 직전
힘차게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신문을 돌리고 있는 한 소녀를 목격하게 됩니다.
해맑은 미소와 구김살 없는 그 소녀의 표정에 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춰서게 됩니다.
신문 배달을 하던 그 소녀는
어둠속에서도 우두커니 서 있는 배우를 알아보고는
활짝 핀 미소로 그에게 사인 한장을 부탁하게 됩니다.
그 배우는 잠시 어리둥절했습니다.
'어떻게 이 소녀가 나를 알아보는 거지?' 라는 의아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녀는 말합니다.
"항상 아저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그 소녀와 배우는 골목길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며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을 여의고 소녀 가장이 된 그 아이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은 아저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 봤다며
외롭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이게 됩니다.
감동의 물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도가 치면스롱 쓰나미가 되어
김치 왕뚜껑 만한 눈물을 흘리게 된 그 배우는
소녀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 나이에 말 못할 삶의 고통과 무게를 지니고 있을 소녀 가장도
이렇게 꿋꿋하고 씩씩하게 살고 있는데...
쉽게 좌절하고 너무나 손쉽게 인생을 마감하려 했던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에
깊은 반성과 자괴감을 느끼며 깊이 뉘우치게 됩니다.
그 후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 였던
그 소녀 가장을 가족처럼 도와주며
만년 단연 배우라는 주변의 평가에도 연연해 하지 않고
열심히 자기에게 주어진 배역들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게 됩니다.
그는 배우일이 없는 날이나 시간이 날때마다 고아원을 방문해 손수 봉사 활동도 하게 됩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돈을 벌기 시작한 그는 남몰래 불우 아동을 도우는 선행을 하며
용기를 잃지 않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됩니다.
20년 후
그 소녀는 수녀님이 되었고
그 배우는 드라마,영화뿐 아니라 CF모델로도 발탁이 되는 등
배우로써의 전성기를 보내며 남몰래 불우아동 후원에 힘써온 선행이 알려지게 되어
대통령의 오찬에도 초청받게 됩니다.
이 감동 만빵 스토리의 주인공...
그 배우의 이름은...
한국의 알파치노 응삼 (박윤배)
뱀발 :
1. 이 얘기를 다 믿으면 당신은 이명박...움훼훼훼 (수녀가 됐다는 소녀가장 얘기는 사실임)
2. 다음에 기분 내키면 '시민계인-(인간극장 이계인 편)'도 올려 드릴까 고민중임...와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