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나영아

sadsong 2009.10.13 00:02:40
나영이 사건
나영이 사건
나영이 사건
나영이 사건

나영이가 본명이 아니라서 괜찮다고?
그래. 괜찮다. 안타까운 피해 당사자, 그 아이만 봤을 땐 괜찮다. 잘했다.

그런데, 그 피해 당사자인 '가짜 나영 어린이'를 제외한 수만, 수십만 의 '진짜 나영 어린이들'은 어쩌고.

그 죄없는 진짜 나영 어린이들이 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티비에서, 라디오에서, 신문에서, 거리에서
난생 처음 본 어른들이 자기 이름을 거론하며 '성폭행 당한 아이', '몹쓸 사건', '그 놈은 죽일 놈'이라 떠들어대는 걸 들어야 하는데?

성이 뭔지 폭력이 뭔지 아직 알지도 못하는, 알 필요도 없는 그 수많은 진짜 나영 어린이들이
왜 아무런 잘못도 없이 하루아침에 '몹쓸 사건'의 주인공이 돼서 고통을 겪어야 하는데?

설명을 해줄 수도 없고, 해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그 어린이들이 지금의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나름대로는 얼마나 심각한 아픔을 겪으며 깊은 상처로 새겨지고 있을지.

어여쁜 내새끼 이름을 단지 '나영'으로 지어줬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모들이 겪고 있을 마음고생은 또 어떨지.


대한민국에서도 언제부턴가 사건명칭에, 범죄명칭에, 심지어 관련법을 제정하면서도 피해당사자의 이름을 갖다붙이기 시작했는데
그 역시 더러운 문화사대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굳이 피를 토하진 않겠다만,
적어도 온국민을 상대로 하는 어떤 일을 행하는 위치에 있다면
그것이 고작 이름 하나 짓는 일일지라도 기본적인 생각은 좀 하고나서 지랄을 해도 하란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너희들을 싫어하는 거야.
도대체 아무런 생각 없이 주둥이부터 벌리고 보는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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