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serttvox 2008.09.04 15:49:20
인간은, 아니 살아있는 생물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그게 당연한 세상만물의 이치다.

13살 어렸던 나는 그 이치가 너무도 싫었다.





삶이란 무엇일까. 언젠가 죽는다면 어째서 태어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않고 영원히 계속될 것마냥 계속해서 나에게 묻는다.
지독하게 싫었다. 죽음. 삶. 죽음. 삻. 죽음. 삶.

죽고나면 무엇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었지. 깨어난 나는 어느새 눈물범벅이 되어
수업중이던 교실에서 좆겨나와 양호실로 가야했다. 그리고 또 계속 울었었다.

13살. 겨우 초등학교 6학년짜리 꼬마가 죽는게 무섭다고 엉엉 울었다.
그래, 나의 죽음이 무서웠던것이 아니다. 꿈에서 만난 나의 어머니가, 아버지가, 오빠가
그렇게 아무말도 없이 어둠속으로 멀어져가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지. 그게 죽음이라고 느꼈던 것이지.

어렸기에 꿀 수 있었던 악몽. 유치하고 유치한 악몽인데도 나는 아직 그 꿈이 무섭다.
나는 아직도 죽음이 무섭다.



16살. 고작 3년. 3년만에 나는 너무 많이 자라버렸다고.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 죽음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이제 그런 악몽은 꾸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씩 나이먹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언젠가 죽으면... 이란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려오는 건, 막연히 두려운건 왜일까.

그 막연한 두려움에 나는 또 왼쪽가슴을 두드린다. 가끔은 세개 가끔은 가볍게.
그렇게하면 내가 사라있다고 느껴진다는 듯이.

나는 아직도 죽음이 두렵다.





인간은, 아니 살아있는 생물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그게 당연한 세상만물의 이치다.

16살 아직 어린 나는 그 이치가 너무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