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여러가지 이유로 될수 있으면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려고 노력중이다.
다큐멘터리는 정말이지 손쉽게 지식을 확장시킬수 있는 최선의 장르다.
얼마전 EBS에서 했던 다큐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맘 같아서는 영화인들 모두에게 강제로 보여주고 싶다. 가둬놓고.
제목은 "동과 서"이다.
동양사람과 서양사람간 사고방식의 차이에 관한 다큐라 할수 있겠다.
위 그림은 2편으로 나눠진 다큐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질문이다.
1. 아래의 꽃은 A, B그룹중 어느 그룹에 속할까?
2. UFO중 어느것이 앞쪽에 있는 것일까?
별 시덥쟎아 보이는 이 질문엔 놀라운 사실이 숨어 있다.
눈치챘겠지만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의 답이 확연히 다르다.
시중에 많이 판매되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시나리오 관련 서적들의 대부분은
외국 저자가 쓴 글이다. 나도 그러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서적이 명료하게 지적해둔 방식으로
글을 쓰기도 하고 모니터링도 하고 토론의 형식으로 삼기도 한다.
어떨때는 그 기준이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 시나리오 자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 다큐를 확장해서 적용해보면,
이런 행위들은 인식치 못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인식치 못하는 위험성이란 모르기 때문에 간과하고 넘어가는 위험성이다.
그런데 나는 다큐를 보고 확실히 알았고 그 때문에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는 위험해졌다.
그리고 이 위험성을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들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게
이 다큐를 적극 추천하는 나의 마음이다.(전혀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큐는 동과 서가 사고하는 방식과 인식하는 방식에 좁혀지지 않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태어날때부터 학습되는 이 차이를 무시한채 특정 문화권의 틀에 맞춰 무엇인가를 작성하고 토론하고
검증하려 든다면... 이것은 꽤 문제가 있어보이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할지 벌써 궁금해진다.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라는 책은 꽤나 유명한 책인데(최근에 중고책을 구입해 다시 읽었다)
개인적으로 책이 제시하는 명료함이 유명세를 더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 나는 나름대로 그 책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조금 의심이 든다.
"나를 중심으로 사고 하는 사회"와 "관계를 중심으로 사고 하는 사회"가 동일한 틀거리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어딘가 오류가 있어 보인다.
장르의 법칙에 대해 한국 영화감독들이 고분고분하지 않으려 한다...라든가
한국 영화는 이상하게, 뭔가, 요상하게 다르다...
이런 해외 영화평을 보면 우리 영화판은 오래전부터 이런 차이를 인식하고 우리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생산해오긴 한 것 같다. 문제는 그 비율이 압도적이지 않다는데 있는 것 같다.
로버트 맥기는 책의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송충이는 자기의 그 수많은 다리가 어떻게 한번의 엇박자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까라는
철학적 인식에 직면했을때 오히려 다리가 꼬이면서 엉망진창이 되지만
이 기회에 많은 다리가 일사분란하게 되는 매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 다양한 움직임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동과 서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
미시적으론 나와 너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는 것,
그것은 더 큰 전진을 위한 기본이 될수 있을것 같다.
어쩌면 모두들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내용의 다큐일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선명한 예시가 다수 등장하니 복습하는 기분으로 한번 감상해보길 바란다.
쓰던거 플롯을 좀 바꿔봐야겠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를 더 살려서.....
(EBS홈피에 가면 다시 볼수 있던데 돈내도록 되어 있음. 대충 알아서 구해보셈...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후기도 좀...올려주삼~)